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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디자인은 도시의 표정을 바꾼다
김훈동/수원예총 회장, 시인
2009-12-14 07:32:17최종 업데이트 : 2009-12-14 07:32:17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도시의 매력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하다. 
그 도시의 아름다움을 스쳐 지나며 멀찍이서 관조하는 외지 사람들의 찬사에 맡길 수만은 없는 일이다. 무심히 지나면서도 자신들의 공간을 정겹고 살갑게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더 없이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곳-그런 '사랑과 자부심' 속에 도시는 성장한다. 도시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훌륭한 건축가가 있어도 단숨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자라듯 성장한다. 그래서 우리는 도시를 오랜 시간에 걸쳐 잘 가꾸어야 한다. 
공공디자인의 중요성이 거기에 있다. 
 
수원시가 디자인 도시로 거듭날 계획으로 각종 공공시설물에 대한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통합관리에 나선다.수부도시-수원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도시미관에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잘 생긴 도시에 잘 생긴 시민이 있다. 흔히 디자인하면 겉으로 멋있고 예쁜 것들만을 생각하기 쉽다. 디자인 속에는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나 함께하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담겨 있다. 
 
좋은 디자인이란 핥아보고 싶은 것이다. 디자인이라는 단어 속에는 발명이나 예술적 기교가 포함되어 있다. 독창적인 아이디어라는 의미뿐 아니라 이 모든 요소가 뭉뚱그려 있다. 
디자인은 사람이 만든 물건에 담긴 근본적인 영혼이다. 디자인은 아름다움의 영역을 넘어 삶 그 자체를 구성한다. 우리는 공연장 등에서 여성화장실 앞에만 줄이 길게 늘어선 것을 자주 본다. 하이힐을 신은 여성들이 보도블록을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공공시설에 아기를 데리고 가서 고생하는 엄마는 어떤가. 여성 화장실을 늘리고 보도블록을 교체하고 공공건축물에 아기 엄마를 위한 편의를 도모하는 것, 그것이 디자인이다. 뭔가를 다르게 또 더 낫게 만드는 일이다. 예술가는 건축을 못하지만 건축가는 예술을 할 수 있다. 
 
디자인 가이드라인이 구축되면 디자인 옷으로 갈아입은 수많은 공공시설물들이 곳곳에서 도시의 표정을 밝게 할 것이다. 깔끔하게 정돈된 거리를 걷는 시민들의 발걸음도 경쾌할 것이다. 
거리모습이 마치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것처럼 화사해 진다. 일정한 크기와 모양으로 멋을 낸 안내 표지판,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적용한 간판, 세련미 넘치는 가판대와 버스승차대의 모습, 그밖에도 성냥갑 모양 같던 획일적 도심건축물들이 새롭게 디자인된 옷으로 갈아입는다. 

수원시는 디자인 조례를 제정하고 공공시설물 설치사업은 디자인위원회의 심의를 받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공공디자인은 민간디자인을 견인할 것이기에 더욱 필요하다. 
 
디자인에 정보기술(IT)이 결합돼 현대도시의 이미지를 풍기면서도 단조로운 버스 승차대를 작은 문화예술 공간으로 바꿔 날씨, 뉴스, 생활정보 등을 실시간 제공한다. 
거리도 단순히 지나다니는 거리가 아닌 '머무르고 싶은 거리'로 탈바꿈해 간다. 울퉁불퉁한 맨홀을 도로 안으로 보기 좋게 숨게 한다든가, 들쭉날쭉한 가로수와 가로등도 가지런히 정돈되어 세련된 디자인으로 거리 전체가 조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시설물이나 건축물뿐만 아니라 공공시각매체도 표정이 바뀌게 될 것이다.     
 
해피수원의 도시브랜드에 걸맞은 컨셉(concept)를 갖고 디자인이라는 비전을 장기적으로 가지고 가야지 잠깐 몇 년 노력해서는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다. 그런 의미에서 공공디자인 구축을 위한 용역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양분 가득한 물로 화분에 물을 주듯 디자인 도시-수원을 만들어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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