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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 시비를 세우자
강대욱/경기도 박물관 초대관장
2011-09-08 09:56:41최종 업데이트 : 2011-09-08 09:56:41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시정(詩情)이 꿈틀대는 문화도시 수원의 생활현장을 제안한다

독일인이 자랑하는 시인이 괴테라면 경기도가 자랑하는 시인은 안성출신 박두진이다. 
1950년대 국정교과서에 박두진시인의 '해', '도봉'이 실렸고 독일교과서에는 괴테의 시가 수록되어 애송한 것이 평생의 인생여정 57년이다. 

프랑스 아비뇽 로마의 고대 유적지에 박두진 시인의 시비 '해'가 세워진 것은 한국인의 희망, 일제강점기를 벗어난 1946년대 뿌듯한 바램이 꿈틀대는 생활현장이 되고 있다. 
2005년 5월 서유럽여행에서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를 떠날 때 이곳출신 괴테시인의 유적지가 보고 싶다고 하자 가이드는 여행스케쥴에 없다는 답이라. 수원에서 동행한 여행자의 요청으로 괴테에 대한 강의를 부탁받고 고등학교시절을 회상하며 괴테의 시를 낭송했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로 가는 노정휴게소에서였다. 
패키지여행 낯선 여인이 백지와 볼펜을 쥐어주며 조금 전 낭송하신 괴테의 시를 적어달란다. 독일의 대표시인의 시를 독일땅에서 들은 것이 평생 해외여행을 회상하는 여정(餘情)이 될 것이란다. 각설하고 아련한 그리움 평생을 애송한 괴테의 시이다. 

괴로움을 아는이만이 내 괴로움을 알리라.
온갖 기쁨은 사라지고 나 혼자 먼 창공을 바라볼 뿐
날 사랑하고 날 알아주는 이가
아 저멀리서 살리니
내 가슴은 타올라 분별조차 못합니다.
그리움을 아는이만이
내 괴로움을 알아주리. 

정조대왕의 괴로움 11세에 아버지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혀 8일만에 28세로 세상을 등졌으니 이것말고 평생을 맴도는 괴로움이 또 무엇이 있었겠는가. 화성축성은 평생의 괴로움을 떨쳐버리려는 사도세자의 현륭원 천장일 것이다. 

서울답십리 배봉산 괴로운 곳을 헤메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영원한 외로움을 떨쳐버리고 그리움을 현장 화산 영우원으로 모셔 그리움을 달랬던 정조의 화성능행길 장안문에서의 시어가 오늘을 일깨우는 현장이다. 세계인의 문화유산 한국인의 뿌듯한 자존심이 꿈틀대는 화성의 길목 장안문이다. 

정조의 시어(詩語)가 수원의 어제와 오늘을 일깨우는 시비(詩碑)의 건립을 제안한다. 장안공원 어디쯤, 세계인의 관광객 발길이 머무는 곳에 영어와 일어, 중국어의 번역을 함께 한 배경설명안내문과 시비를 세워 우리의 생활상을 대변하는 대화와 시정이 어우러진 현장이 되었으면 한다. 시비는 화성이 축성되고 현륭원 능행길에 장안문을 지날 때의 시정이다.

경영한 것 우뚝하다 성담장이 장엄하고
겹겹으로 옹위해라 천연의 절벽 높다랗네
만호의 민가가 호우로에 가로로 연해있고
삼군의 기개는 장안문에 용솟음치누나

삼남대로의 요충, 수원의 지리와 민생의 행복이 최우선 과제였던 실학군주의 현장감, 국방의 주역 삼군(三軍)의 용솟음치는 애국열정을 시어로 표현한 정조의 시정(詩情)이 오늘의 수원을 일깨우는 생활현장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더불어 수원의 어제를 일깨우는 수원시인들의 시비를 정조의 성벽 시설물 옆에 세워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역사현장 수원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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