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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예측불허의 곡선이 즐겁다
김훈동 / 수원예총 회장⋅시인
2010-06-08 10:07:27최종 업데이트 : 2010-06-08 10:07:27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어느새 신록이 산야를 뒤덮었다. 말 많고 탈 많았던 지방선거도 끝나고 월드컵 열기에 휩싸이게 되는 6월이다. 
4년을 기다려온 '세계 최대 축구잔치'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사상 처음 열리는 스포츠 대전인 만큼 폭발력도 대단할 것이다. 스포츠 하나가 지구촌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대회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에 더욱 그렇다. 

8년 전 월드컵 경기를 치렀던 수원도 예외는 아니다. 시민들의 거리 응원을 위해 만석공원을 비롯하여 몇 곳에서 시민대규모 응원전이 축제 분위기로 열릴 계획이다. 각자의 일상에서 직선처럼 달려오던 우리는 소중한 이들의 손을 잡고 한자리에 모여 앉게 된다. 

이번 주말 토요일 저녁 8시 반에 우리나라가 속한 B조 한국 대 그리스전이 최대고비가 될 듯하다. 16강의 문턱을 넘는 첫 관문이라 응원열기가 대단할 것이다. 
수원출신 박지성선수가 한국팀 주장을 맡고 있기에 더욱 관심을 쏟게 한다. 상대수비수들을 제치고 볼을 치고 들어가는 그에게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시민들이 많다. 

작고 둥근 축구공 하나가 펼쳐내는 월드컵이라는 지구촌 드라마를 시청하며 국경과 이념을 넘어 '지구는 둥글고, 세계는 하나다.'를 외친다. 
'공이 둥글다'라는 말은 예측하기 어려운 축구를 설명하기 위해 자주 인용되는 상투적인 표현이다. 우리들을 하나로 모으는 동시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예측불허의 곡선-동그라미의 세계 속, 그것이 바로 월드컵이다. 공이 둥근 것처럼 승리를 기원하는 마음도 너나없이 둥글어지면 좋겠다. 

헌정사상 처음 여덟 가지 선거를 치르느라 후보자들이나 운동원, 유권자가 이 편 저 편으로 갈라져 마음의 상처가 생겼다. 이제는 모두 잊고 아물게 해야 할 때다. 

마침 월드컵축구경기가 시작된다. '장외 경기'라 할 수 있는 응원전에 함께 나와 하나가 되자. 친구 간에도, 이웃 간에도, 친척 간에도 하나가 되는 이벤트를 만들자. 이 같은 고민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당선자나 낙선자가 스타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에 열광하는 순간, 어제의 아픔을 잊고 축구공처럼 둥글게 하나가 될 수가 있다. 스포츠는 언어와 문화, 이념을 초월하는 이벤트다. 결코 안 될 일이 아니다. 
운동경기의 진실성과 감동을 부각시키는 월드컵은 이런 이유로 갈수록 즐기는 묘미가 있다. 

맞닿을 수 없는 수평선보다는 누군가에게 동그라미의 마음속으로 다가서는 일은 세상을 행복하게 한다. 상대의 동그라미와 나의 동그라미가 만나 하나의 커다란 동그라미를 이루는 일에서 종종 이변이 일어나곤 한다. 

이제 또 한번의 세계축제, 남아공월드컵이 시작된다. 월드컵은 단순한 축구경기를 넘어 현대사회가 가질 수 있는 '미학화(美學化)된 공동체'다. 
축구는 그 나라 사회의 안정도나 문화수준을 닮았다. 한 달간 이어지는 스포츠 축제인 월드컵을 통해 성숙한 시민문화가 형성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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