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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없는 학교
홍숙영/한세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2010-07-07 07:42:49최종 업데이트 : 2010-07-07 07:42:49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영통에 있는 경기수원외국인학교는 건물의 규모뿐 아니라 높은 담, 교문을 지키는 경비들이 위화감을 느끼게 만든다. 
외국인에 대한 특별대우인가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저 안에 있는 학생들은 얼마나 안전할까하는 부러움에 담장 안의 아이들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런 시스템은 한국 안의 외국인 학교만의 특권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외국 학교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선진국의 교문은 단단히 잠겨 있고, 부모들은 어린 자녀들의 손을 잡고 학교에 데려다 주거나 스쿨버스가 아이들의 등하교를 시켜준다. 
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아이들은 안전하게 배우고 즐길 수 있다. 

사실 이러한 모습을 선진국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우리가 어렸을 때 학교는 아무나 드나들 수 없었다. 입구에 수위실이 있어 그곳을 거쳐 학교 안으로 들어가야만 했으며, 준비물이라도 빠뜨린 아이들은 몰래 담장을 넘거나 개구멍을 찾아야했지만, 그마저도 수위 아저씨의 눈길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2001년 '열린 학교'사업이 시행되면서 학교의 모습은 달라졌다. 교정은 주민들에게 개방되었고, 수업이 없는 아침이나 저녁 시간, 휴일에는 축구를 하거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학교를 찾게 되었다. 
학교를 공원처럼 이용하자는 운동이 일어나 담장을 허물어 나무를 심고, 벤치를 놓으면서 학교의 외양은 주민친화적으로 변했지만, 그 안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의 안전은 보장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학교를 지키는 사람이 사라지고, 경계인 담마저 허물어지면서 학교는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아이들은 학교 안으로 들어온 주인 없는 개에 물리기도 하고, 교사가 동네 주민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버젓이 일어난다. 
급기야 범인이 학교 안에 들어와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는 무서운 범죄까지 발생하였다. 학교는 더 이상 아이들의 안전지대가 아닌 것이다.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담장 없는 학교'는 더 이상 존재할 명분이 없어졌다. 
학교 안에서 생활하는 우리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교문을 지키고, 담장을 세워야 할 때다. 어른들의 휴식공간과 운동장을 확보하겠다는 욕심을 내세워 아이들을 불안에 떨게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시대에 살면서 적어도 학교 담장 안에 있는 아이들의 안전은 보장해야 하며, 아직 어리고 연약한 아이들에게 학교는 든든한 보호막이 돼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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