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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소처럼 걸어라...
김용국/문학박사,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 원장
2009-02-04 09:34:11최종 업데이트 : 2009-02-04 09:34:11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칼럼]소처럼 걸어라..._1
[칼럼]소처럼 걸어라..._1
세계의 경제가 혹독한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일 수는 없다. 너나없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체감하는 것이 오늘의 실상이다. 
그 원인을 짚으면서 누구는 위정가들을 탓하기도 하고 누구는 국제정세의 어두운 그늘을 들추기도 한다. 그러나 갈아치우고 뒤집어엎는다고 하여 단박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적 노력과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축년 소띠 해에 새삼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 매어 쓸까?"란 속담을 인용하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오늘날 우리가 처하여 있는 이 어려움을 극복할 지혜를 소의 성정과 습성에서 배우고자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속담에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 매어 쓸까?"라는 말이 있다. 이 짤막한 문장에는 불가분의 관계와 합당한 방법과 일관된 절차의 중요함이 강조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실과 바늘이란 구름(雲)과 비(雨)의 관계와 같이 각각 하나를 떼어놓고는 생각할 수 없다. 구름이 없이 비를 생각할 수 없듯, 비 없는 구름 또한 생각할 수가 없다. 이렇듯 실과 바늘 또한 하나를 제하여 두고는 서로의 태생적 소용이 닿지 않는다. 
  
그런데 바늘과 실이 서로 화합하여 공동의 목적을 이루려 한다면 합당한 방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속담에서와 같이 각각의 천(옷감)을 잇고자 한다면 바늘과 실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반드시 실은 바늘귀를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 
일의 형편이 급하다 하여 바늘허리에 실을 맨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바늘은 천을 통과하겠으나 정작 실은 천을 만나는 순간 바늘로부터 분리되고 말 것이다. 
  
그렇기에 절차를 명확하게 지키는 것은 그 만큼 일의 성공을 보장한다. 더디지만 실 끄트머리에 침을 묻혀 엄지와 검지로 잘 비빔으로써 바늘귀에 실이 잘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준비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옛날 서당의 훈장선생님께서는 학동들이 필업을 하게 되면 제각각 선물을 주셨다고 한다. 그러나 그 선물이란 상징적인 것으로 "얘야, 저 문밖에 소를 매어두었으니 몰고 가거라!" 하였다면 이는 아이의 성질이 급하여 매사 실수가 많았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그러니 소처럼 우직하게 매사에 임하여야 한다는 사랑의 충고가 선물이었던 셈이다. 
  
소는 우리의 민속에 우직하고 순박하며 성급하지 않고 천성적으로 은근하면서 끈기가 있는 짐승으로 등장한다. "천천히 걸어도 황소걸음"이란 속담은 바로 이러한 소의 천성을 드러낸다. 더디지만 꾸준히 노력하여 결국 성공적으로 일을 매듭짓는 성품이 소의 천성인 것이다. 

소의 해를 맞아 곰곰 내 자신의 삶과 생활의 태도를 살피니 뉘우쳐 돌아볼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어떤 경우엔 내 몸에 맞지 않는 실을 택하였는지 모를 일이다. 또 어떤 경우엔 애초에 통과할 수도 없는 바늘을 선택하였는지도 모른다. 
급한 마음만을 앞세워 성정에 부합되지 않는 대상을 선택하고는 일이 되어가는 듯한 그 현상만으로 자족하였는지 모른다. 게다가 돌아보니 바늘허리에 실을 매듯 합당치 못한 방법과 정하여진 절차를 무시하고 임의적으로 일을 진행하여 왔음이 적지 않다. 
  
기축 년에는 기왕의 과오를 개선하고 광정하여 소처럼 한 걸음 한 걸음 더디지만 우직하게 한 해의 농사를 지으리라 다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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