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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양간은 고쳐라”
김용국/문학박사, 동아시아전통문화연구원장
2009-02-28 10:10:13최종 업데이트 : 2009-02-28 10:10:13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외양간은 고쳐라"_1
우리의 속담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이미 때가 늦어서 소용이 없음을 비꼬아 하는 말이다. 그런데 속담의 근거가 되었던 '망양보뢰(亡羊補牢)'에는 우리가 사용하는 의미와는 사뭇 다른 뜻을 갖고 있다. 한 마디로 소를 잃은 뒤에라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는 말이다. 
서양의 속담으로 한다면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과도 통한다. 

소를 잃었더라도 외양간은 고쳐야
 
망양보뢰(亡羊補牢)의 탄생 배경에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전한다. 
옛날 전국시대(戰國時代) 말, 초나라의 장신(莊辛)은 양왕(襄王)의 실정을 비판하였다. 초나라 양왕은 측근의 네 왕족들을 신뢰했으나 그 왕족들은 재정을 낭비할 뿐이었다. 
이에 장신은 충정으로, 이러다가는 나라가 위태로울 것이니 측근이라 여기는 간신들을 내쳐야 한다고 역설(力說)하였다. 그러나 양왕은 오히려 그러한 장신을 꾸짖었고, 이내 장신은 초나라를 등지고 떠나야 했다. 
  
그런데 장신의 말과 같이 진(秦)나라의 공격을 받은 초나라는 위기에 처하였고, 양왕은 피난을 가야만 하였다. 
늦었지만 장신의 말이 옳았음을 깨달은 양왕은 장신을 불러 대책을 물었다. 이에 장신은 "토끼를 발견하고 사냥개를 돌아보아도 아직 늦지 않은 것이며(見兎而顧犬 未爲晩也), 양을 잃고 외양간을 고쳐도 아직 늦지 않은 것입니다.(亡羊而補牢 未爲遲也)"라 답하였다. 
망양보뢰란 그러니 이미 늦어 소용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늦었다고 생각할 때라도 허물을 고쳐 훗날 똑같은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망양보뢰의 의미가 엉뚱하게 둔갑하여 비꼬는 말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허물이 있음을 알았을 때 고쳐라
  
흔히 허물없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허물을 누가 빨리 고치느냐가 세상살이의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 되는 셈이다. 
누구도 욕먹기를 즐기고 칭찬 받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니 스스로의 허물을 알았다면 재빠르게 고치고자 하여야 한다. 어리석음이란 동일한 잘못을 반복하는 것이지 한 번의 잘못이 어리석은 것은 아니라 여긴다. 
  
자신의 허물로 인하여 사람들의 미움을 산 것이 소를 잃은 것이라고 한다면 그 허물을 고치고자 하는 것은 외양간을 고치는 일이 될 것이다. 허물을 고침으로 사람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면 어찌 허물 있음이 마냥 부끄럽기만 한 일이겠는가?
   
정약용은 '도산사숙록(陶山私淑錄)'에서 "예로부터 성현들은 모두 허물을 고치는 것을 귀하게 여겼다(自古聖賢, 皆以改過爲貴). 심지어는 처음부터 허물이 없었던 것보다 오히려 허물이 있은 뒤의 개과(改過)를 더욱 높이 평가하기 까지 하였다(或至以爲却勝於初無過者)."라 하였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허물로 인하여 사람들의 미움을 산다면 허물 있는 자는 세상에 대한 분노를 키워갈 것이다. 
이로 인한 사회적 불안 또한 커져만 갈 것이다. 그런데 스스로 깨달아 개과(改過)하고 천선(遷善)하였다면 이는 지극히 아름다운 일이 아니겠는가? 
그런 까닭으로 "혹지이위각승어초무과자(或至以爲却勝於初無過者)"라 한 것이라 여긴다. 
그러니 소를 잃은 뒤라도 외양간은 고쳐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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