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칼럼] 양보는 함께 사는 사회의 필수덕목이다
호매실지구 열병합발전소 이전문제의 타결을 보고
2008-11-13 11:15:56최종 업데이트 : 2008-11-13 11:15:56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박장원(수원시의회 의원)

[칼럼] 양보는 함께 사는 사회의 필수덕목이다_1
[칼럼] 양보는 함께 사는 사회의 필수덕목이다_1
권선구의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었던 '호매실 열병합발전소 이전문제'가 타결되었다. 
대책위 주민들을 비롯하여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과 공적인 업무를 추진하는 관계기관이 한데 모여 해결점을 모색하고 서로 양보한 결과 해결책을 찾아 낸 것이다. 모든 분들의 승리다.

돌이켜 보면 짧지 않은 기간이었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좌절도 하고 희망도 품고, 때로는 웃고 때로는 남몰래 울기도 하였다. 
그동안 마음 졸이며 주민들을 만나고 최선의 대안을 찾고자 동분서주했던 한 사람으로서, 마음 한 켠이 무한정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다. 더 이상의 기쁨이 없을 것 같다. 큰소리로 "만세"라도 높이 부르고 싶은 심정이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스치고 지나간다. 왜 이렇게 서로 타협점을 찾기가 어려운 것인가, 애초에 인간은 그렇게 생긴 것인가, 근본적인 문제해결 방법은 무엇인가 등등.

우리사회는 언젠가부터 적당한 이기주의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다. 
남을 생각하기보다 자기 자신과 자기가족 그리고 자기가 속해 있는 조직의 이익을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심지어 나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았는데도 그럴 것 같은 분위기만 있으면 미리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기도 하며, 도를 넘어 자신의 이익이나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타인의 삶에 대해선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하다. 생각해 보면 나도 그런 것 같다.

최선의 대안 찾고자 동분서주...서로 양보하며 해결책 찾아

성숙한 사회는 최대한 갈등을 만들지 않는 사회이며, 선진사회는 갈등의 요소를 최소화하도록 사회적 시스템을 갖춘 사회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는 속담을 잘 알고 있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을 추구하려 자기의 의견만을 주장하다보면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어, 결국엔 당초 추구하던 이익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사례를 종종 본다. 심지어 'all or nothing'의 사고가 많아지며 나 아니면 안되고 내가 못하면 아무도 못한다는 식의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서로 관계 맺기를 하는 과정에 많은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것 같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많은 이야기가 필요하고, 계약서가 필요하고, 공증이 필요하고, 그러다 보면 정말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결론짓는다.

공적인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개인적 관계에서 보다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집단과 집단, 개인과 집단, 민간과 공공 부문의 이해관계가 서로 부딪치고, 조용한 해결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적인 사업이 극단적인 님비현상과 만날 때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갈등하는 주체들이 스스로 해결점을 찾지 못하면 권위있는 제3자가 해결점을 찾아주어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실력행사도 하고 이른바 힘있는 기관의 도움도 청해보지만, 종국에는 법률적 권위에 의존하게 된다. 
평범한 자연인으로 살아가면 관심도 갖지 않을 법이란 존재가 이해관계 당자에게는 어느새 절대적인 권위로 다가오고 심지어 법지상주의자가 된다.

법적 해결은 많은 비용의 지불을 요구한다. 갈등하는 주체들 간에 서로 타협점을 찾지 못하게 되면 많은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비용이 추가로 소모되며, 사회적 비용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전체 구성원들이 부담해야 한다.

합리성에 근거한 타협 이끈 분들 칭찬 받아 마땅

그러면 정치의 영역은 이 갈등과정과 무관할 수 있는 것인가? 혹시 갈등을 조장하지는 않는가? 그래도 법적인 다툼보다는 타협을 유도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정치 아닌가? 정치는 타협의 예술이라고 하고, 정치학자 D. Easton은 정치를 '사회적 희소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고도 했는데, 정치인의 가치도 여기에 있는 것 아닌가?

매번 욕만 먹는 정치인 중의 한사람이지만 이번과 같이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 참여한 것만으로 행복해 하는 이유는, 바로 인간이 가진 또 하나의 가치인 '합리성에 근거한 타협'을 이끌어 내는 기술을 조금이라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기 때문이리라. 
서로 상충된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을 모아 합일점을 도출시킨 모든 분들은 정치인이건 아니건 지역주민을 위해 훌륭한 정치행위를 한 것이며, 그래서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공공재가 있다. 그것이 혐오시설인 경우 우리는 극도의 거부반응을 보이며 집단적으로 대응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수불가결한 공공재이기에 어디엔가 마련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음식물쓰레기 처리시설이 그렇고, 화장장 시설이 그렇다. 결국 시설을 건립하기 위해서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되어야 하고, 결국은 그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듯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야 한다. '함께'라는 말속에 이미 개인은 녹아 들어가 있다. 조금 양보하고 조금 손해보겠다는 마음을 갖는다면 사회는 우리에게 더 많은 행복과 더 많은 이익을 제공할 것이라 믿는다. 상생의 진리를 믿는 사람이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정미경의원님을 비롯한 모든 수고하신 분들에게 다시 한번 뜨거운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아니 우리 수원 시민 모두에게 큰 절이라도 하고 싶다. 
오늘은 괜히 웃음이 많아진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