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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수원에 사는 즐거움
정수자(시인.문학박사)
2008-07-30 09:27:57최종 업데이트 : 2008-07-30 09:27:57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가끔 용인 사람이 왜 수원에만 쏠려 있냐는 질문을 받는다. 
그 말에서 고향은 생각도 않느냐는 옅은 비난을 감지한다. 약간의 비꼼 같은 것도 느낀다. 하지만 간단히 대답하고 웃는다. "화성華城이 좋아."

화성華城, 이보다 큰 매혹이 있을까. 우리 도시에 세계문화유산이 있다는 것은 크나큰 축복이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나가서 성벽의 돌들이며 공심돈, 방화수류정 같은 세월의 아름다운 무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하지만 더 좋아질 것, 더 많은 바람을 갖고 화성의 진화를 주시하는 중이다. 

그런 화성의 이름으로 여는 축제가 있다. <수원화성국제연극제>, 올해로 벌써 12회를 맞는다. 
1996년에 화성 축성 200주년 기념으로 시작한 연극제가 계속 성장해온 것이다. 
주무대가 화성이라는 점에서 이 연극제의 의미는 더 각별하다. 문화공간으로서의 화성 활용이 연극제의 독자성을 살리는 동시에 화성을 알리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이 연극제를 통해 그동안 많은 공연을 즐겼다.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체코, 러시아, 영국, 미국,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의 연극을 만날 수 있었다. 
그뿐인가, 연극과 어우러진 화성을 바라보는 즐거움 또한 새록새록 커갔다. 
연무대나 화홍문, 장안공원 등에서 연극의 한 요소로 등장하는 화성이 우리의 자부심과 자긍심을 뿌듯이 일깨웠던 것이다. 

[칼럼] 수원에 사는 즐거움_1
[칼럼] 수원에 사는 즐거움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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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수원에 사는 즐거움_2
[칼럼] 수원에 사는 즐거움_2

물론 연극제가 만족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아직 더 많은 노력과 발전이 필요하다. 
특히 이 연극제의 참석만으로도 예술성을 인정받을 만큼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모색이 절실하다. 연극제 관계자들의 꿈도 그러할 것이다. 
연극제가 '아비뇽페스티벌'을 능가하는, 그래서 세계의 연극예술을 선도하는 축제로 도약해나가길 바란다. 화성과 더불어 화성의 문화적 향유를 더 높이 넓게 즐기길 원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연극제만 키운다고 될 일은 아니다. 
무슨 일이든 시민의 참여가 있어야 제대로 돌아간다. 아무리 좋은 공간에 좋은 작품을 내놓아도 즐기는 사람이 없으면 헛일이다. 
즐겁게 향유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창작자도 기획자도 신이 나서 더 큰일을 벌이게 된다. 하여 그들만의 축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즐거운 마당을 만들게 된다. 
그런 문화적 소통이 활발히 퍼져나갈 때 수원도 원하는 문화를 더 많이 키워낼 것이다. 

그렇다면 시민들도 바쁜 일상을 쪼개 공연장을 찾아야 하지 않겠는가. 
빡빡한 삶이지만, 그럴수록 여유가 필요하다. 일과 외의 시간이 내적 충전을 이룰 때 자신의 분야에서도 창의적인 발상 같은 시너지효과가 나온다. 
문화예술 향유권도 스스로 찾아야 더 많은 것을 주장할 수 있다. 또 즐거운 향유가 더 즐거운 작품 창출의 동력으로 작용한다. 
문화예술의 향유 자체가 하나의 문화를 만드는 일이고, 수원에 사는 즐거움을 배가하는 일이다. 

수원에 사는 즐거움이 큰가. 끄덕이지만 바람이 더 많다. 
애정을 가질수록 기대치가 높은 법, 아직은 문화면에서 아쉬움이 크기 때문이다. 
각 나라마다 도시마다 문화를 이미지 제고에서 관광 상품화로 소득까지 올리는 이즈음은 더욱 그렇다. 

가고 싶고 살고 싶은 수원, 화성과 예술이 시너지효과를 내는 즐거운 도시를 꿈꾼다.

* 필자약력 :  아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대학원 졸업
 시집 『저녁의 뒷모습』, 『저물 녘 길을 떠나다』,
         저서 『한국현대시인론』(공저), 『중국조선족문학의 탈식민주의 연구』(공저) 
 중앙시조대상, 한국시조작품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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