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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책 읽는 가족은 행복하다
김훈동/수원예총 회장, 시인
2009-06-22 17:35:55최종 업데이트 : 2009-06-22 17:35:55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1년을 넉넉하게 살고 싶으면 벼를 기르고, 평생을 풍요롭게 살고 싶다면 독서습관을 길러라'는 말이 있다. 인간의 요체는 육체에 있지 않고 정신에 있기에 그렇다. 사람은 독서를 통해서 자기를 구축한다. 독서는 사람을 만든다.   
도서관을 통해 독서의 행복한 순환이 시작된다. 독서를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가족 간에도 마찬가지다. 기분 좋은 모습, 행복한 표정은 모두에게 값진 보물이다.  
 
수원시가 '책 읽는 가족'을 통해서 독서생활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오는 8월초까지 신청자 접수를 받아 지난 한 해 동안 '도서관 책을 가장 많이 읽은 가족'을 뽑아 시상할 계획이다. 초여름에 '웬 독서 캠페인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지만 의미 있는 일이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구호에 절어있는 우리들에겐 그럴 법도하다. 책읽기에 철이 따로 없다. 그저 틈만 나면 책을 보는 게 맞다.
 
본시 가정은 생산하는 곳이다. 주거양식이 아파트문화로 바뀌면서 소비 공간으로 변질됐다. 가정(家庭)은 뜰이 있는 곳을 말한다. 뜰은 생산하는 공간이요 국가 기본단위다. 가정으로부터 독서 인구를 늘려 '책 읽는 수원'을 만들어 가려는 착상은 옳은 시책이다. 생산적인 일이다.
 
18세기 한국사에서 '문예부흥의 중심'에 정조대왕이 있다. '호학왕(好學王)'으로 불릴 정도로 학문적 열정이 대단했던 임금이다. 세손시절이나 왕위에 오른 후 정무를 보는 여가 시간에도 항시 책을 가까이 두고 읽었다. 그냥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핵심적인 내용을 직접 간추리기도 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독서하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열심히 책을 읽으면 오히려 피로가 풀렸다.'고 할 정도로 책을 중요 정책의 기초로 삼은 왕이다.
 
'책 읽는 수원'을  만들기 위한 독서생활운동은 이 같은 맥락에서 볼 때 매우 의의가 크다. 독서 인구를 늘려가려는 독서 캠페인에 많은 시민들이 동참하길 기원한다.     
 독서는 정신적으로 충실한 사람을 만든다. 마음의 안식을 얻는다. 독서는 완성된 사람을 만든다. 독서의 소중함과 재미를 알아가는 캠페인이 되길 바란다. 
 
시민들의 독서열이 지식 선진도시의 밑거름이 된다.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한달에 성인 1인당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 나이가 들수록, 학년이 올라갈수록 책을 덜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쉼 없이 책을 읽어야 한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불안전하기 때문이다.
가족단위로 가까운 도서관을 찾아 독서삼매경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때마침 도내 모든 공공도서관의 열람실 운영시간을 자정까지 연장하여 개방한다. 
 
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워 흥망성쇠가 요동치는 상황에서는 독서밖에는 스스로를 도울 방법이 없다. 책 속에서 성찰하고 그 해답을 구해야 한다. 성공하고 싶으면 지혜로워져야 한다. 지혜로워지고 싶으면 지혜로운 사람들이 수천, 수만 명이 모여 있는 책의 세계로 가야 한다. 마음이 혼탁해졌을 때, 용기를 잃었을 때, 늘 책에서 마지막 해답을 찾아야 한다. 평생 책 읽으며 살아도 부족하다.               
 
머지않아 장마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이 다가온다. 책은 영혼을 가꾸는 좋은 양식이다. 가족끼리 함께 읽고, 서로 권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가족이 되자. 책을 읽는 이유는 식구마다 다르겠지만 자신의 상황이나 처지에 맞는 책을 골라 읽으면 된다. 책은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읽고 싶은 것'이어야 한다. 그래야 독서열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책 읽는 가족은 행복하고 아름답다. '책 읽는 수원' 캠페인이 일과성이 아니라 정조대왕의 문예부흥을 새롭게 각인시키는 가정독서운동으로 번져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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