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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용주사 호성전 화재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가자"
김우영 언론인
2020-09-01 08:56:43최종 업데이트 : 2020-09-01 08:56:26 작성자 :   e수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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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음력으로는 6월 28일 오전 8시30분, 마스크를 단단히 쓴 몇몇 사람들이 화성행궁 앞에 나타났다. (사)화성연구회 회원들이었다. 이들은 오자마자 손 소독제로 손을 깨끗이 하고 발열 측정을 한 다음 방문자 기록을 마쳤다.

 

그리고 인솔자의 안내에 따라 개인 간 거리를 충분히 두고 행궁 옆문을 통해 화령전으로 이동했다. 이 날은 화성행궁이 휴관하는 날인데다 이른 아침이어서 일반 관람객들은 없었다.

 

(사)화성연구회 회원들이 모인 이유는 정조대왕 승하 220주기가 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정조대왕은 1800년 6월 28일 서거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회원들은 만날 수 없었다. 그러나 화성연구회 회들에게 있어서 정조대왕의 의미는 매우 각별한 만큼 고민 끝에 소수의 인원들이라도 모여 묵념이라도 하자며 자리를 만든 것이다.

 

따라서 제물도 예복도 격식도 갖추지 않았지만 가장 경건한 마음으로 영전에서 고개를 숙였다. 수원이, 우리나라가 잘되게 해달라고, 시민들이, 국민들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도와달라고, 어진이 봉안된 화령전에서 간절하게 빌었다.

<사진> (사)화성연구회 회원들의 정조대왕 승하 220주기 참배 장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둔 채 참배했다./사진 이용창

 (사)화성연구회 회원들의 정조대왕 승하 220주기 참배 장면.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 마스크를 쓰고 거리를 둔 채 참배했다./사진 이용창
 

그런데도 참담한 일이 일어났다.

 

지난 20일 새벽 화성시 용주사 호성전에서 불이 났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호성전은 전소됐다.

 

호성전(護聖殿)은 사도세자, 정조대왕, 경의황후(혜경궁 홍씨), 효의왕후 김씨(정조의 비)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용주사는 조선 22대 임금 정조가 아버지인 장조(사도세자)가 묻힌 융릉(隆陵·전 현륭원)을 수호하고 명복을 빌기 위해 지은 절인 원찰(願刹)이다. 따라서 호성전은 사실상 용주사의 근본으로써 가장 소중한 장소인 것이다.

 

용주사가 어떤 절집인가?

 

정조시대 왕실사찰로써 위상이 대단했다. 승려들의 위세는 화성유수부에서도 관할하지 못할 정도였다는 말이 전해진다. '곤장 한 대'라는 전설은 지금까지도 수원지방에 회자되고 있다. 팔로도승원(八路都僧院)을 두어 전국의 사찰을 통제하기도 했다. 용주사 주지는 승통(僧統)으로써 전국 승군의 총사령관이었다. 정조대왕의 능행차 때 용주사 승군들이 군복을 입고 호위했다는 기록도 있다.

 

물론 호성전의 제향은 용주사의 매우 중요한 행사였다. 그러나 1907년을 끝으로 일제 강점기 때 이후로 중단 되어 왔다. 호성전도 한차례 소실되는 수난을 겪었다. (사)화성연구회 김관수 이사는 소실시점을 광복 이후로 한국전쟁 시기로 추정하고 있다. 중건된 것은 1988년이다.

 

용주사는 2007년부터 사도세자와 정조대왕의 현양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2008년엔 100년 만에 사도세자 제 246주기 제향을 모셨으며 홍살문을 복원하고 호성전의 현판을 제막했다. 2012년엔 상금이 5000만원이나 되는 '정조문화상'을 제정하여 다양한 분야에 노력하는 이들에게 상을 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효찰대본산' 용주사의 사도세자·정조대왕 제향과 현양사업은 중단된 상태다. 그리고 호성전마저도 불탔다.

 

불타고 있는 용주사 호성전/사진 화성소방서 제공

불타고 있는 용주사 호성전/사진 화성소방서 제공


김준혁 한신대 교수는 "용주사 호성전의 화재는 단순한 화재가 아니다. 하늘과 정조의 혼령이 우리에게 죽비를 내려 강하게 내리친 것이다. 이제 다시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가라는 정조의 뜻이 호성전 화재로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한다.

 

 

설마 하늘과 정조의 혼령이 호성전에 불을 질렀겠는가. "다시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김교수의 말을 '지혜 있는 자들'이 흘려듣지 말았으면 좋겠다.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공감칼럼, 김우영, 용주사 호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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