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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국제화장실문화 콘퍼런스에서 심재덕을 생각하다
김우영 언론인
2023-05-27 17:11:33최종 업데이트 : 2023-05-28 18:01:34 작성자 :   e수원뉴스

국제화장실문화 콘퍼런스에서 심재덕을 생각하다


세계화장실협회에서 전화가 왔다. "22일 제8회 국제화장실문화 콘퍼런스와 제6차 세계화장실협회(WTA) 총회가 열리는데 참석 가능하시냐?"는 내용이다. 후배이자 술벗이기도 한 이원형 사무총장의 확인 전화도 받았다. 이쯤 되면 누구라도 안갈 방법이 없겠다.

 

그러나 나는 이미 참석하기로 한 참이라 단 한 점의 고민도 없이 답했다. 새벽에 일어나 사설과 칼럼을 써서 넘기고 ㄱ박사를 만나 그의 차를 타고 넉넉하게 행사장인 수원컨벤션센터에 도착했다.

 

행사 시작이 10시부터라고 했는데 9시를 갓 넘긴 시간부터 접수대가 붐비고 있다. 시간이 되자 자리가 꽉 찼다. 흐뭇했다. 아직도 '미스터 토일렛' '수원시장 심재덕'을 잊지 않은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들과 안부를 묻고 자리에 앉았다.

    <사진> 22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8회 국제화장실문화 콘퍼런스(사진/김우영)

<사진> 22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8회 국제화장실문화 콘퍼런스(사진/김우영)

 

이번 콘퍼런스와 총회에는 한국·미국·남아프리카공화국·일본 등 13개국에서 50여명이 참석했다. WTA와 수원시, 아주대학교가 공동주최한 국제화장실문화 콘퍼런스는 염태영 세계화장실협회 회장(현 경기도 경제부지사)과 이재준 시장 등의 환영사, 무용과 성악공연 등 개회식에 이어 유기희 서울대학교 교수의 'SDG6 물과 위생'을 주제로 하는 기조 강연, 주제 발표로 이어졌다.

 

23일에는 제13차 이사회와 제6차 총회를 열고 이재준 수원시장을 제6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내 일정 상 모든 주제발표를 듣지 못해 아쉬웠지만 나중에 천천히 프로그램북에 있는 내용을 읽어봐야겠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지방자치단체 화장실 정책 ▲건강 상태 자동점검 하는 '스마트 화장실' ▲대한민국 화장실 트렌드 ▲똥본위 화폐 fSM과 사이언스 윌든 ▲개도국 보건위생과 화장실 ▲CLTS Case Study ▲Dry Toilet2 ▲빗물 접수 및 중수도 등 흥미를 끄는 내용들이 많기 때문이다.
 

WTA는 세계 화장실 문화 운동의 선각자인 고 심재덕(1939~2009) 전 수원시장이 설립했다. 심 전 시장은 '미스터 토일렛'이란 별명을 좋아할 정도로 화장실문화운동에 진심이었다. 그는 2006년 열린 제6회 세계화장실대표자회의에서 세계화장실협회 설립을 처음으로 제안했다. 2007년 11월 서울시에서 열린 WTA 창립총회에서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심회장은 세상을 떠날 때인 2009년 1월까지 회장을 맡으면서 세계의 화장실 문화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뿐만 아니라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자신의 집을 허물고, 화장실 변기모습을 본 뜬 해우재(解憂齋)를 만들었다. 해우재는 기네스북에 '최초·최대 변기모양 조형물'로 등재됐다. 유족들도 훌륭한 사람들이다. 별세 후 이 건물과 땅을 모두 수원시에 기증했으니 말이다.

 

<사진> 2002년 5월 4일 심재덕 시장이 반딧불이화장실 앞에서 독일 2DF-TV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수원시 포토뱅크)

<사진> 2002년 5월 4일 심재덕 시장이 반딧불이화장실 앞에서 독일 2DF-TV와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수원시 포토뱅크)

개회식에서 염태영 회장은 "화장실 문화가 수원에서 시작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현재 전 세계 인구 가운데 25억 명이나 화장실로 인한 고통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도 30여 년 전에 화장실 후진국이었지만 심재덕 회장님으로 인해 세계 화장실의 메카가 됐다. 그분은 월드컵을 앞둔 1997년 화장실문제가 수원이 치부라고 생각, 공중화장실을 호텔급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중간에 일부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지만 결국 수원의 화장실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2007년 목숨을 내놓으며 세계화장실협회를 창립한 뒤 2009년 영면에 드셨다"는 대목은 물기가 묻은 먹먹한 목소리였다.

 

나는 오늘날의 수원을 만든 3대 인물로 정조대왕과 이병희 의원, 심재덕 시장을 꼽는다.

 

정조대왕은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을 만들었고, 이병희 의원은 화성을 복원했으며 도청을 수원으로 끌어왔다. 심재덕 시장은 화성을 세계유산으로 등재시켰고 화성행궁을 복원시켰다. 월드컵 경기장을 지어 월드컵을 수원에 유치했고, 수원천과 서호를 살렸다, 수원을 세계 화장실문화운동의 메카로 만들었다.

 

생전에 "씨앗을 뿌리는 농부의 마음으로 일을 합니다. 수확은 후손들이 하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한 심재덕이 있음으로 해서 수원은 세계 속의 도시가 됐다.

 

심재덕 시장이 우리 곁을 떠난 지 14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그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의 색깔은 바래지 않았다.

 

심재덕-염태영의 뒤를 이어 이재준시장이 이끌어갈 세계화장실협회의 발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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