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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불과 40 몇 년 전인데 수원사람들은 저렇게 살았구나"
언론인 김우영
2020-01-05 14:44:02최종 업데이트 : 2020-01-05 14:45:36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불과 40 몇 년 전인데 수원사람들은 저렇게 살았구나

[공감칼럼] "불과 40 몇 년 전인데 수원사람들은 저렇게 살았구나"

그동안 따듯했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겨울이니까 추운 게 당연하다지만 '지금만큼은 좀 동장군이 활동을 살살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 때가 있다.

대입 수능시험 날과 12월 마지막 날이다. 그러나 지난번 대입 수능시험 날은 영락없이 추위가 몰아 쳤다. 그리고 12월 31일 수원시 행궁광장과 종각인 여민각에서 열린 제야행사 타종식 때도 한파가 몰려왔다. 그 추위 속에서도 엄청난 인파가 운집, 광장을 가득 메웠다. 나도 그중 한명이었다.

지난 세월은 대부분 가까운 술꾼들과 함께 했지만 이번엔 가족을 불렀다. 아예 종각 인근 자주 다니는 통닭집 주인 건물 2층 방을 빌려 놓았다. 추운 새벽에 집에 돌아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자정 타종 후 숙소로 가는 길엔 아내, 아들·딸과 통닭에 맥주도 한잔 했다. 다음날엔 시집간 딸과 사위까지 온 식구들이 모여 점심식사도 같이 했다.

이렇게 2020년이 시작됐다. 개도 안 물어 갈 나이가 한 살 더 추가됐음은 말할 것도 없다. 최근 나의 취미가 하나 더 생겼다. 이름 하여 '수원 걷기'다. 오전에 사설과 칼럼 원고 등을 쓰고 오후 한적한 시간이 되면 그 동안 돌아보지 못했던 수원시내 구석구석을 걸어보는 것이다. 이 짓을 왜 시작했는가 하면 골목과 마을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재개발로 인해 사라진 정겨운 마을과 골목들. 사진/김우영

재개발로 인해 사라진 정겨운 마을과 골목들. 사진/김우영

최근엔 나의 옛적 추억이 있는 인계동과 세류동 일부가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모두 헐렸다. 정겨웠던 그 추억속의 길, 그 마을에 살던 사람들을 이제 거기서 볼 수 없다. 인심 좋았던 대폿집 주인이며, 자신의 아이들에게도 주저 없이 먹이던 양심적인 짜장면 집, 가진 것이 적었기에 서로 정을 나누던 이웃들은 뿔뿔이 흩어졌다.

어제는 연무동쪽을 걷다가 시장 초입 골목에서 맛좋고 값싼 칼국숫집을 만났다. 4천원인데 최근 맛본 칼국수 중에서 단연 으뜸이었다. 식후에 기운을 얻어 경찰청 지나 수원박물관까지 내쳐 걸었다. 거기서 옛 추억을 소환시키는 전시회를 만났다. 지난달 24일에 시작돼 오는 3월 1일까지 열리는 틈새전시회 '1970's 수원, 수원사람들'이다.

수원박물관이 수원시 승격 7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이 전시회를 보노라니 참으로 감회가 깊다. 대부분 눈에 익은 장면들이기 때문이다. 1970년대 수원 풍경과 수원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 50여 점이 우리를 맞이한다. 사진은 이용창 (사)화성연구회 이사 등 당시 수원시 공보관실에서 근무했던 '사진 기사'들이 촬영한 것들이다.

인상 깊은 사진 중 하나는 '1969년 팔달문 앞 건널목을 건너는 시민들'이다. 그때는 지금처럼 신호등이 있었지만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그냥 냅다 뛰어서 건넜다. 이때 버스기사의 욕설과 시끄러운 클랙슨 소리를 동시에 들으며 삼촌과 함께 저 길을 무단 횡단해 중앙극장에서 영화를 봤다.
  '1969년 팔달문 앞 건널목을 건너는 시민들'

'1969년 팔달문 앞 건널목을 건너는 시민들'

  '1970년 제7회 화홍문화제'. 내가 중학교 1학년 때인데 사진을 자세히 보면 나도 거기 있을지 모르겠다.

'1970년 제7회 화홍문화제'. 내가 중학교 1학년 때인데 사진을 자세히 보면 나도 거기 있을지 모르겠다.


'1971년 광교 풀장에서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 사진을 보면서도 많은 추억이 떠오른다. 당시 수원북중학교 다닐 때인데 학교와 풀장이 지척의 거리에 있는지라 단체로 개장식 구경을 갔다. 내 기억으로는 그 때 '아시아의 물개'라고 불리던 조오련 선수가 나와 수영시범을 보였다. 그 영향이 컸을 것이다. 내가 1년간 수영부에 들어간 것은.

'매산로 아카데미 극장 모습' 사진 앞에서도 눈길이 오래 머물렀다. 할아버지가 거기 몇 년 근무하셨다. 그래서 어렸을 때 장동휘 박노식 신영균 신성일 김진규 문희 남정임 등이 나오는 한국영화를 닥치는 대로 봤다. 그때 매산극장에선 외국영화를 상영하지 않았으므로.

시간이 되신다면 1970년대 수원의 도시 모습과 수원 사람들의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는 이 전시회를 관람하시기 바란다. 틈새 기획이라고는 해도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전시회다.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언론인 김우영 저자 약력

공감칼럼, 김우영, 수원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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