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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수원약과'가 이렇게 유명한 것이었구나!
김우영 언론인
2023-02-10 16:08:53최종 업데이트 : 2023-02-10 17:14:47 작성자 :   e수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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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수원약과(김수영우리음식문화연구원 블로그)


지난 해 '수원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선정위원으로 위촉됐다.

 

'고향사랑기부제'는 1월 1일부터 시행됐는데 타지에 사는 사람이 고향이나 다른 지방정부에 기부할 수 있는 제도다. 기부자에게 일정 비율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고, 기부 받은 지방정부는 기부액의 30% 범위에서 답례품을 제공한다.

 

수원시민을 제외한 모든 지역 시민이 수원시에 기부할 수 있다. 수원시민은 수원시와 경기도를 제외한 전국 모든 기초·광역 지방정부에 기부해도 된단다.

 

10만 원 이하 기부는 100%, 10만 원 초과는 16.5%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 10만 원을 기부하면 13만 원 상당(세액공제 10만 원, 답례품 3만 원) 혜택을 받는다. 개인만 기부할 수 있고, 1인 기부 한도는 연간 500만 원이라고 한다.

   
 

선정위원회 두 번째 회의는 수원시는 1월 27일 시청 상황실에서 열렸다. 이날 심의위원회는 3시간이 넘게 걸렸다. 많은 업체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심의를 통해 수원농협경제사업장(정다미), 수원화성오산 축산업협동조합(한우 세트), 꿈틀협동조합(수원화성 참기름·들기름), ㈜남문통닭(수원왕갈비통닭), ㈜노스모크 위드아웃 파이어(커피 박스), ㈜마음샘(차·커피), 수원양조협동조합(행궁둥이), 수원화성빵, ㈜일공일오컴퍼니(과자), 행궁다과(수원약과), ㈜동네형(열쇠고리), ㈜로컬러(핸드워머쿠션·인형·배지 등), 사단법인 공예문화협회, 행궁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수원화성성곽시계), ㈜더즐거운교육(렛츠고 수원화성프로그램 등), 도르르 도자공방(정조능행차 티컵 만들기), ㈜아트블랑켓(엽서·그림 만들기 등), ㈜일공일오컴퍼니(케이크 만들기), 행궁다과(김수영우리음식문화연구원, 떡만들기 체험), 사단법인 공예문화협회(나만의 관광기념품 만들기) 등 17개 업체와 스포츠 시즌권'(수원 프로스포츠팀-축구·야구·농구·배구), 수원 수목원 식재, 기부자 표찰 부착 등 2건이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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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수원시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선정위원회(사진 수원시 제공)


모두 선정이 될 만한 내용이다. 그 가운데 내 눈길을 끈 제품은 '수원약과'였다.

 

수원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찾는 대표적인 음식은 수원갈비와 통닭, 그리고 지동 순대타운의 순대곱창 볶음 정도다. 사서 먼 길을 가기엔 부담스러운 음식들이다. 그래서 아쉬웠다.

 

군산 이성당 빵이나, 통영 꿀빵, 경주 황남빵, 천안 호두과자, 제주 오메기떡처럼 사가지고 가서 가족과 함께 먹기 쉬운 먹을거리가 부족하다. 반갑게도 최근 들어 몇몇 업소에서 통닭을 진공 포장해 온라인을 통해 파는가 하면 화성건축물 형상으로 만든 빵을 만들어 팔고 있다.

 

여기에 더해 수원의 역사와 전통을 담은 식품이 더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던 차에 수원약과가 선정 대상으로 올라온 것이다.

 
 

약과는 꽃모양의 궁중약과와 네모난 개성약과, 수원약과가 유명했다고 한다.

 

수원약과에 대한 역사기록은 많지 않다. 하지만 조선 전기부터 전국적으로 유명한 명물로 대접받았다고 한다. 세종실록(15세기)에는 매사냥을 좋아했던 양녕대군이 수원 약과(유밀과)를 대접받았다는 내용이 남아있다. 내가 참 싫어하는 인조의 입맛을 돋우기 위해 수원약과를 권하기도 했다. 쯧.

 

최영년의 '해동죽지'에는 전국적 명물 '수원 약과(藥果)'를 언급하고 있다. "수원군 용주사에서 아주 잘 만드는데, 이 약과는 융릉에 제향하는 제수로 그 품격이 최고다.(水原郡 龍珠寺 精造此果 供隆陵祭享之需 品爲極嘉)"

 

정약용의 '목민심서'에는 "수원부의 밀면(세속에서 약과라 지칭)이 나라 안에서 유명하다"고 했고 '여유당전서'에도 수원약과에 대한 언급이 있다.

 

의관 유중림의 농서 '증보산림경제'엔 만드는 법이 소개돼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기름과 꿀에 밀가루를 섞어 기름에 지진 것을 약과(藥果)라고 한다.

 

밀가루 1말에 꿀 1되, 참기름 8홉을 빠르게 섞어 골고루 버무리고 치대는데 너무 오랫동안 치대면 밀가루 반죽이 부드럽지 못하고 단단해지기에 반드시 가볍게 치대고 밀어 대략 두께가 5, 6푼 정도 네모나게 조각으로 썰되 크기는 임의대로 한다. 별도로 참기름 3되를 굽이 납작한 솥에 붓고 자른 약과를 둘러 넣고 장작불을 지핀다. 숟가락으로 자주 뒤집어주어 솥 밑에 눌어붙지 않도록 하고 약과가 저절로 기름 위에 떠오르도록 지져 익힌다. 꺼내어 깨끗한 그릇에 담고 꿀 3되에 적신다. 꿀은 반드시 먼저 달여낸 것이어야 한다. 꿀이 약과에 충분히 스며들면 꺼내 납작한 소반 위에 놓고 바람에 식혀 보관한다. 반죽을 버무리고 치댈 때 잣가루 5홉, 후춧가루 1홉, 계핏가루 3숟가락을 넣으면 맛이 더욱 좋다. 또는 볶은 참깨 2홉을 넣기도 한다. 이것은 수원에서 약과를 지져내는 방법이다."

 

(東人謂油蜜溲麫而油煎者為藥果。真麫一斗, 用蜂蜜一升麻油八合, 急手搜勻, 勿久打, 久篫恐膠生不軟, 須輕輕捍開, 略厚五六分, 切作方片, 大小隨意。另用麻油三升, 注平底鉄銚中, 旋下藥果, 以柴火煮之, 以匙頻頻翻轉, 令不貼銚底焦了, 煎至藥果自浮油面, 則熟矣, 取出置浄器, 以蜜三升漬之(蜜須先煉過), 待蜜盡透入, 出置平盤上, 風冷收貯。搜劑時, 入海松子屑五合胡椒屑一合桂屑三勺則尤佳, 或又加炒芝蔴二合, 此水原府煎藥果法也 '增補山林經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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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경기안택굿 명인 고성주 회장이 만드는 전통약과(사진/하주성)


근래에 먹은 약과 가운데 지동의 경기안택굿보존회 고성주 대표가 만든 전통약과가 잊혀지지 않는다. 안택굿은 집안의 안녕을 위해 하는 축원굿인데 이 굿판에 고회장이 직접 만든 약과가 등장한다. 그 약과 맛에 반해 간혹 그 굿판을 기웃거릴 정도다.

 

행궁다과(수원약과) 김수영 대표에 따르면 요즘 들어 약과를 찾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었으며 카카오여행상품으로도 찾아오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찾아오는 이들이 수원에 가면 수원약과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우리의 품격있는 약과를 즐길 수 있다면 더 없이 좋을 일"이란 김대표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역사와 문화의 도시 수원의 뿌리 있는 전통음식 약과는 수원의 대표적인 관광 먹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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