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자려고 애를 쓰면 쓸수록 달아나는 잠, 수면장애
아주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노현웅 교수
2024-07-01 10:30:51최종 업데이트 : 2024-07-01 10:27:50 작성자 : e수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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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 불면증은 보통 특정 스트레스나 신체 상태 변화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발생하며, 수주 안에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반면 만성 불면증은 일주일에 3일 이상 잠들기 어렵고, 3개월 이상 지속되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이와 같은 수면장애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며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 같은 정신 건강 문제, 생체시계의 교란, 잘못된 생활 습관, 약물 부작용, 다른 건강 문제 등 신체적·심리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환자 상태와 수면장애 유형 등에 따라 치료
수면무호흡증이나 사건수면 등 특정 수면장애가 의심될 경우 수면다원검사를 포함한 추가 검사를 진행한다. 병원에서 하루 동안 자면서 시행하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수면 중 뇌파, 근육 활동, 호흡, 심장 리듬 등을 확인해 이상 소견을 확인할 수 있다. 수면장애의 치료는 환자의 상태, 수면장애의 유형 및 원인 등에 따라 다양하게 접근해야 한다. 비약물 치료 방법에는 규칙적인 수면 일정 유지, 수면 환경 개선, 스트레스 관리 기법, 인지 행동 치료 등이 있다. 인지 행동 치료는 수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 수면을 방해하는 생각과 행동 패턴을 변경하는 데 중점을 둔다. 약물 치료에는 수면제, 항불안제, 항우울제 등을 사용하는데, 잠재적인 부작용과 의존성을 고려해 주의 깊게 처방하고 단기간(수주에서 수개월) 치료를 원칙으로 한다. 치료의 목표는 수면의 질을 끌어올리고 낮시간의 기능을 개선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이와 같은 치료 방법은 환자의 상황에 맞춰 조정되며, 때로는 여러 치료 방법을 결합해 적용한다. 수면장애가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최근 발견된 '글림파틱 시스템'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글림파틱 시스템은 수면 중에 활성화되는데, 뇌에서 발생한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하는 청소부 역할을 한다. 잠을 잘 때 글림파틱 시스템이 더욱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데, 이 과정을 통해 뇌는 하루 동안 축적된 단백질 노폐물(아밀로이드, 타우 단백질 등)을 효과적으로 제거한다. 따라서 질 좋은 수면은 뇌 건강을 유지하는 것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다.
'잠에 대한 예민함'을 줄이는 것이 핵심
수면장애로 인해 밤에 잠을 못 자면 낮잠을 잘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낮잠 권장 시간은 보통 30분이며, 상황에 따라 1시간까지 가능하다. 그러나 그 이상이 되면 자고 일어나 각성 상태를 회복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고, 밤중 수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불면증으로 평일에 잠을 잘 못 자는 경우 주말에 몰아서 자려는 사람들이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평일보다 주말에 1~2시간 정도 더 자는 것은 긍정적 영향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보충 수면 시간이 3시간 이상이거나 대낮까지 자는 것은 일주기 리듬에 방해가 되어 더 좋지 않을 수 있다. 수면장애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로는 트립토판, 멜라토닌, 아미노산, 비타민 B6 등이 있다. 트립토판은 우유, 바나나 등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체리, 호두, 옥수수는 자연적인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생성에 도움을 준다. 아미노산과 비타민 B6는 닭고기, 생선, 감자 등에 풍부하며 뇌내 세로토닌 수치를 높여 수면에 도움을 준다. 외래에서 환자들을 만나며 깨달은 점 중 하나는 불면증 치료의 핵심은 '잠에 대한 예민함'을 줄이는 데 있다는 것이다. 불면증의 고통스러움에 집중할수록 증상은 더욱 심해지고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치료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환자 본인은 치료 계획을 따르면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일상을 영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은 분명 건강에 중요하지만 우리의 인생과 소중한 가치를 잠 때문에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 모든 환자가 잠에 대한 걱정 없이 편안히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