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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구하라법' 구하기
임승택 변호사
2020-11-27 18:32:13최종 업데이트 : 2020-11-28 15:03:37 작성자 :   e수원뉴스
'구하라법'구하기


 

복희씨는 의붓딸을 28년간 친딸처럼 키워왔다. 의붓딸이 위암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하는 동안에도 지극정성으로 간호하였다. 그러나 결국 그녀는 하늘로 떠났다. 장례를 치르고, 슬픔을 추스르던 중 법원에서 온 서류를 받았다. 민사소송 소장이었다. 원고는 사망한 의붓딸의 친모였다. 친모는 친딸이 태어난 지 1년 정도 되던 해에 딸을 버리고 집을 나갔고, 그후로 연락조차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 소장의 내용은 자신이 사망한 딸의 단독상속인인인데 딸의 계모인 복희씨가 사용한 딸의 돈을 돌려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친모는 복희씨로부터 딸의 사망보험금과 퇴직금, 임대차보증금 등으로 이미 1억 상당의 돈을 가져갔었다. 복희씨는 의붓딸의 돈을 병원비, 장례비로 사용하였을 뿐이었다. 복희씨는 28년간 의붓딸을 길렀는데 상속인이라고 나타난 친모의 소송은 부당하다고 주장하였고, 최종적으로 조정을 통하여 친모가 복희씨에게 일정 금액을 주고 합의하는 것으로 재판이 마무리되었다.

 

위 내용은 최근 기사를 요약 구성한 것이다. 자식을 버리고 간 부모가 자식이 사망한 후 사망보험금이나 손해배상금을 받아가는 것의 부당함에 대한 뉴스가 심심찮게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아들이 전사하자 친모가 28년 만에 나타나 군인 사망보상금의 절반을 받아 간 사례,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딸에게 지급된 사망보험금을 10여 년 전 모와 이혼한 친부가 절반을 수령해 간 사례들이 그 예이다.

 

그 논란은 일명'구하라법'의 개정안으로 이어졌다. 걸그룹 멤버였던 구하라가 사망한 후 9살 때 집을 나간 친모가 나타나 상속재산의 반을 요구하자 구하라의 오빠가 이를 막으려는 입법청원을 하였다. 이것이 20대국회에서 발의된 일명 '구하라법'으로서 양육의무를 다하지 않은 친부모의 상속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민법개정법률안이다. 이 법은 20대 국회에서 폐기되었다가 21대국회에서 다시 발의됐다.

위 개정안은 상속결격사유에 '부양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한 자'를 포함하는 것인데 기준이 모호하여 '법적안정성'에 반한다는 이유로 지금도 답보상태에 있다.

 

법률은 법적안정성과 예측성을 충족하여야 한다.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하며, 추상적이고 모호한 표현의 입법은 지양하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부양의무를 현저히 게을리한 자'라는 표현이 다소 애매모호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 역시 부양의무의 개념은 상대적이라고도 하였다.

 

그러나, 현행법률에 불명확한 조문이 없지 않다. 현행 법률의 '현저한', '상당한''부당한''위험한'등도 모두 명확하다고는 할 수 없다. 각각의 상황을 구체화하여 입법하기에는 입법기술적으로 한계가 있고, 어느 정도의 기준으로 입법하면 개개 사례별 적용은 일반인의 상식 또는 사법부의 판단에 따를 수 밖에 없다.

 

입법기술의 문제를 이유로 법의 불비로 인하여 일어나는 부당한 사회현상을 마냥 두고 볼 수만은 없다. 법에서 정한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람이 법적 권리만을 취득하는 것은 누가 보아도 부당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변호사협회와 여성변호사회 역시 위 개정안의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예전에 일명'최진실법'이라고 하는 민법개정이 있었다. 종전에는 부모가 이혼한 후 친권자였던 한 쪽 부모가 사망하면 다른 한 쪽에게 자동으로 친권이 생기는 친권자동부활제를 규정하고 있었는데 2008년 배우 최진실 씨가 사망한 후 자녀들을 양육하지 않았던 전 남편이 자동적으로 친권자가 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에서 친권자동부활제를 폐지하고, 가정법원의 심사를 거쳐 친권자를 정하도록 하는 민법개정을 하였다.

 

국민들의 일반적인 법적 공감대의 형성이 법률개정에 이른 것이다. 구하라법 역시도 국민들의 법개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다소 애매한 표현이고, 결국 각각의 사안에 대한 판단은 사법부의 몫이라 할지라도 부당한 피해사례들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법개정을 고려할 때라고 본다.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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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칼럼, 임승택, 구하라법, 아동학대, 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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