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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그 자리에 ‘수원시 1호아파트’가 있었다
김우영 언론인
2021-01-25 11:32:53최종 업데이트 : 2021-01-25 17:03:31 작성자 :   e수원뉴스 윤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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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화서공원. 이 자리에 수원시 1호 아파트가 있었다. 사진/김우영

가을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화서공원. 이 자리에 수원시 1호 아파트가 있었다. 사진/김우영
 

가을이면 억새가 지천으로 피어나 장관을 이루는 화서문 서쪽 언덕 서북각루 아래는 내가 즐겨 찾는 산책길이다. 지난 가을엔 이틀에 한 번 꼴로 이곳에 갔다. 억새가 활짝 핀 가을 풍경이 압권이지만 눈 내린 겨울도 그림처럼 멋지다.

 

그런데 여기에 '수원시 1호 아파트'가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서문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1969년 공사를 시작해서 1972년에 완공했다. 3층 건물 4개동으로 144호가 입주했다.

 

수원시에서 도시계획 업무를 오랫동안 맡아 온 김충영 박사는 몇 년 전 수원문화원에서 발행하는 '수원사랑'에 발표한 글을 통해 "한국전쟁으로 인한 피난민들이 도시로 모여들어 임시로 성곽주변 국유지에 가건물을 지어 살던 때 이들을 시급하게 정리할 필요성이 요구됐다. 1970년 아파트 입주자들은 철거민들이 대부분 이었으므로 살기가 어려운 사람이 많았기에 분양금을 줄여주기 위해서 국유지에 지었는데 골조공사는 시에서 예산을 들여서 공사를 하고 실내는 입주자가 마무리 하는 방법이 적용되었다"고 밝힌다.

 

전용면적은 13㎡(10평) 정도로써 방2개, 거실과 주방이 있었고 화장실은 건물 양옆에 지은 공동화장실을 이용했다. 난방은 연탄을 사용하였으므로 주방에 아궁이가 설치됐다. 목욕과 세면은 연탄아궁이에 데운 물로 주방에서 했다고 한다. 지금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철거되기 전의 서문아파트. 사진제공/이용창 (사)화성연구회 이사

철거되기 전의 서문아파트. 사진제공/이용창 (사)화성연구회 이사철거되기 전의 서문아파트. 사진제공/이용창 (사)화성연구회 이사

철거되기 전의 서문아파트. 사진제공/이용창 (사)화성연구회 이사
 

그나마 세월이 흐르면서 노후화되고 붕괴 위험마저 있어 재건축을 요구하는 민원이 발생했다. 그러나 문제가 생겼다. 아파트가 들어 선 땅이 국유지였던 것이다. 또 다른 문제도 있었다. 서문아파트는 화성 성곽과의 거리가 20m밖에 되지 않는 문화재보호구역이었다. 특히 1997년 12월6일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서문 아파트는 재건축이 불가능한 아파트가 됐다.

 

이에 따라 수원시는 1999년 5월 20일 서문아파트 이주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이보다 앞서 1996년 수원화성축성 200주년을 맞아 화서문에서 제1회 수원화성국제연극제가 열렸다. 현재 수원연극축제로 이름을 바꾸어 열리고 있는 축제다. 참가한 외국 극단은 중국 길림성 경극단, 미국 오하마매직시어터, 일본 신주쿠양산박, 러시아 유고자빠제, 한국에서는 극단 성 등이었다. 2019년 세상을 떠난 극단 성 김성렬 대표와 단원, 그리고 나와 원치성 목사, 이용창 사진작가도 한 손 거드는 등 여러 사람의 열정이 모여 개최된 이 행사는 국내 언론의 뜨거운 주목을 받았다.

 

특히 한겨레신문 이봉수 논설위원은 '수원성에 살고 싶다'라는 장문의 칼럼을 통해 이 행사를 극찬했다. 조선일보도 '옛날과 오늘이 어울려 멋진 조화를 이뤘다'면서 공연장 분위기를 상세하게 전했다.

 

심재덕 시장도 매일 현장에 나와 연극을 관람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하루는 공연장에 1시간 쯤 일찍 나와서 이곳저곳을 살피다가 나를 부르더니 서북각루를 가리키며 저기 함께 올라가보자고 했다. 서북각루 위에서 서문 아파트를 한참 바라보다가 "김 주간, 아무래도 하루빨리 철거해야겠지?"라고 물었다. 나는 "이 건물이 성벽을 가리고 있어 흉물스럽게 보인다. 하루빨리 대책을 마련해 주민들을 이주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사실 서문아파트 부지는 1994년 이미 공원으로 도시계획을 확정한 상태였다.

서문아파트 철거 후 공원으로 조성되고 있다. 사진제공/김충영 박사

서문아파트 철거 후 공원으로 조성되고 있다. 사진제공/김충영 박사
 

우여곡절 끝에 주민 중 일부는 정자아파트에 입주했고 나머지는 자신의 형편에 맞는 곳으로 이주했다. 그리고 수원시 1호아파트는 2002년 철거됨으로써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 자리에 현재의 화서공원이 조성된 것은 2004년 12월이었다.

 

노후한 건물에 가려 우울해 보이던 화성은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공원을 정원으로 두면서 한층 장엄하고 미려한 자태를 자랑하고 있다.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우영 언론인 프로필 및 사진

 

 

 

 

김우영, 언론인, 수원시 1호 아파트, 서문아파트, 서북각루, 심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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