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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칼럼] 맨스플레인, 그들만의 언어사용법?
정수자 시조시인
2021-10-12 14:04:03최종 업데이트 : 2021-10-13 13:54:43 작성자 :   e수원뉴스

인문칼럼

 

뉴스 설명하는 남자? 이미 알려진 기사를 친절히 설명하는 남자에게 돌려준 말이다. 심층 해설도 아니고 잘 가르쳐주려는 충심의 발휘는 물론 아닐 테다. 그런데 상식도 자신만 잘 아는 지식인 양 설명을 더하는 화법을 꽤 본다.

 

이른바 맨스플레인의 전형이다. '남자(man)와 '설명하다(explain)'의 결합인 맨스플레인은 신조어다. 짐작대로 "남성이 여성을 기본적으로 뭔가 모르는 사람으로 규정하고 자신의 말을 일방적으로 쏟아 붓는 태도"를 일컫는다. 2010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단어에 올랐고, 옥스퍼드온라인영어사전(2014년)에도 실렸다고 한다. 미국 문화평론가 레베카 솔닛이 에세이 「설명하는 남자들(Men who explain things)」에서 쓴 후, 자리 잡은 표현이다.

 

맨스플레인은 최근에 등재된 말이지만, 일상에서 자주 마주친 태도다. 무엇보다 교육이라는 진전의 기회를 남성 위주로 이어온 관습 탓이 크겠다. 여성들의 교육 기회는 20세기 들어서야 열리기 시작했고, 그것도 쟁취 운동을 통해 조금씩 넓혀온 교육권 확보의 결과니 말이다. 그렇게 고등교육까지 당겨온 현실을 되돌려보면 맨스플레인이란 의식도 못할 만큼 오래된 역사의 산물이지 싶다. 지금도 여성의 교육 자체를 금하는 이슬람권도 있으니 성차별을 당연시한 인습의 개선은 가마득하다.

 

딱히 맨스플레인이 아니라도 설명 투는 주의를 요한다. 그런 언사가 대부분 가르치려는 태도와 비슷해서 듣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더욱이 직급이 낮거나 어린 사람 입장에서는 '꼰대' 의식으로 도외시하기 쉽다. 상급자나 연장자가 좋은 뜻으로 해도 가르치는 언사로 보인다면 위력의 문제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일방적인 경우라면 감정적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실제로 친구 간에도 "지금 나 가르치는 거야?" 각을 세우는 경우가 종종 나온다.

 

위계적 어투에는 그 속에 깊이 밴 수직적 사고를 일깨운다. 나이 든 세대보다 설명이나 지시 투에 젊은 층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수직적 사고를 싫어하는 까닭이다. 사실 남녀라는 성별에 서열을 매긴 가부장적 체제나 서열의식 같은 차별을 조금씩 벗어나게 된 것도 근래에 들어서다. 그만큼 도처에 편재한 위계적 사고가 말투에도 자연스럽게 투영되는 것이다. 설명과 지시가 몸에 밴 직업군은 물론 사회의 연장자들 어투도 위계적 경직성이 자주 출몰한다.

 

화법에서도 남녀는 대조적인 면을 보인다. 특히 대화에서 확연히 보이는데, 여자는 공감과 이해를 중시하고 남자는 문제 해결에 치중한다는 것이다. 남녀가 대화 도중에 잘 다투는 것도 이런 차이에서 발생한다. 화법이 다른 데는 그간의 역할에서 비롯된 점도 작용할 것이다. 하지만 문제를 알아도 거듭 말하는 여자들 화법에는 공감과 위로를 바라는 심리가 깔려 있다. 그리고 이런 공감이야말로 소통과 이해의 좋은 방식으로 점점 중시되는 능력이다.

 

설명은 시창작에서도 먼저 배제할 요소다. 설명이 설교만큼이나 시적 효과를 떨어뜨리는 까닭이다. 설명보다 공감, 전달과 표현과 이해의 좋은 지름길이다. 그래서 돌아보나니, 맨스플레인 투가 뭔 틈에라도 남아 있는가. 금빛 벼이삭들 앞에서 더 겸허히 언어사용법을 돌아본다.


*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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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칼럼, 정수자, 맨스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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