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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칼럼] 아트와 마트 사이에서
정수자 시조시인
2021-11-24 09:21:22최종 업데이트 : 2021-11-24 10:55:32 작성자 :   e수원뉴스

아트와 마트 사이에서

 

'아트' 앞의 감정은 무엇일까. '마트'의 친근감보다 거리감이나 소외감이 클 듯하다. 요즘 흔해진 게 아트라지만 고품격 예술부터 떠올리기 쉽다. '나도 예술가' 같은 예술의 생활화를 꾀하는 프로그램이 늘었지만 일상 속의 아트는 마트보다 당연히 멀다.

 

그럼에도 '아트'를 내건 영화관이 있다. ㅆ복합상영관 안의 예술영화전용관. 대도시에 하나씩 운영하는 그 전용관이 수원시에는 없다. 애초 '무비꼴라주'로 운영하던 전용관을 얼마간 쉬다 '아트하우스'로 재개관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없어진 것이다. 팬데믹 탓도 할 수 없으니 그 이전의 일이다. 전용관을 애써 찾던 영화팬들에게는 서운하고 안타깝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물론 전용관을 덜 찾는 관객의 쏠림도 있다. 게다가 지금은 팬데믹에 관객이 확 줄었으니 영화관 자체가 위기를 겪는 때다. 대형TV에 OTT 같은 새로운 매체의 활성화로 굳이 영화관 안 가도 집에서 즐길 환경으로 바뀐 것이다. 그만큼 위드 코로나 후에도 다른 방식의 관람에 익숙해진 사람들을 영화관으로 부르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영화관이 예전의 영화를 되찾기 어려울 만큼 관람 환경이 달라진 것이다.

 

그럴수록 예술영화전용관은 필요하다. 전용관을 운영하는 몇몇 시의 경우처럼, 수원시도 방법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전용관 운영은 문화소외가 점점 심해지는 노년층의 포용도 가능케 한다. 예술영화전용관에서 독립영화, 다큐멘터리영화, 실험영화 등만 아니라 추억의 영화도 상영하며 관객과 향유 폭을 넓힐 수 있는 까닭이다. 더욱이 복합상영관 출현 후 전멸한 오래된 극장들의 문화놀이터 역할도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전용관은 문화향유 확대에도 기여한다. 문화 향유에는 기회 제공이 중요한데 우선 공간 편중에서부터 막혀왔다. 영화의 예술성을 선도하는 영화들이 관객 만날 기회조차 없는 현실은 관객의 향유권 박탈로 이어진다. 세계의 많은 나라의 다양한 영화를 못 만나는 기회 상실은 영화산업의 위축을 야기한다. 문제 많은 세상에 질문을 던지며 보다 나은 삶에 대한 꿈을 펴는 작품도 만들 수 없어질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영화 이상의 영화를 만들어갈 다음 세대의 동력도 떨어뜨릴 수 있다.

 

전용관처럼 문화공간이 심하게 편중된 때가 있었다. 음악회, 전시회, 연극, 영화 등을 서울에서 보고 내려올 때의 기억들. 왜 좋은 문화공간은 모두 서울에만 몰아서 지은 것인가. 지역에서는 큰맘 먹고 가야 하는 길에 돈 쓰고 시간 쓰고 피곤까지 더하니 억울한 생각이 들곤 했다. 지금은 많은 문화공간이 지역에 고르게 마련됐고, 서울 능가하는 전시나 공연도 많아졌지만. 그런데 지금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영화를 다른 시로 가서 봐야 하다니, 다시 억울한 생각이 든다. 관객이 들어야 유지되는 영화관 현실임을 돌아보며, 다른 시처럼 운영하는 전용관을 기대해보는 것이다.

 

아트와 마트의 거리. 상업중심지인 마트처럼 북적대야 아트도 살건만, 그 거리는 여전히 너무 멀다. 그럼에도 아트를 살려갈 마트 같은 발상으로 시 운영의 예술영화전용관을 감히 꿈꿔본다. 지금 이곳의 문화 향유의 넓이와 깊이를 위해서도.

 

* 본 칼럼의 내용은 e수원뉴스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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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칼럼, 아트, 예술영화전문간, 정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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