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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내가 사랑하는 수원의 산책길
언론인 김우영
2022-03-21 09:48:01최종 업데이트 : 2022-03-21 16:54:56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오늘도 원고 한편을 써놓고 산책길에 나섰다. 몸의 건강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마음건강을 다지는데도 그만이다. 어찌 보면 스님들의 수행 중 산책시간인 '포행'과도 비슷하다고 할까?

 

하루라도 거르면 입맛이 떨어지니 이젠 중독이나 다름없다. 문제는 두어 시간 산책을 하다보면 대포한잔 생각이 난다는 것이다.

 

오늘도 광교산 아래 광교저수지 둘레길을 걷고 연무시장을 통해 돌아오다가 어느 호프집 출입문의 '생맥주가 맛있는 집'이란 문구를 보고 버릇처럼 문을 밀고 들어갈 뻔했다. 간신히 참고 화홍문을 지나는데 저기 단골집인 왕대포 간판불이 켜지는 것을 보았다. 출출한 시간이라 막걸리에 김치찌개가 떠올랐다. 군침이 나왔지만 그냥 통과.

 

다음 넘어야 할 관문은 행궁동에 있는 생맥주집이다. 그러나 오늘은 참자. 올해 환갑을 맞은 동네 아우와의 술자리가 내일 이집에서 있으니. 냉장고에 있는 캔맥주나 하나 따야겠다.

 

사실 산책을 하다가 힘들거나 목이 마를 때 마시는 생맥주나 막걸리 한잔은 꿀맛이다. 한잔이 석 잔이 되고, 기어코 술꾼들을 불러들여 판이 커져서 그렇지.


<사진> 광교산 광교저수지 둘레길

<사진> 광교산 광교저수지 둘레길

 

아무튼 오늘 산책길은 광교산으로 잡았다. 물론 광교산 가는 길에도 발걸음이 저절로 멈춰지는 단골 보리밥집(사실은 막걸리가 마음에 드는 집)이 있다. 거기까지 가지 않고 저수지 둘레길만 걸었다.

 

이 길은 수원의 산책길 중 내가 가장 사랑하는 길이다. 충북 괴산에 있는 산막이 옛길도 좋지만 절대로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수원사람들 곁에 너무 가까이 있어서 그 아름다움을 잘 느끼지 못할 뿐이다.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의 아름다움에 너무 익숙해 있듯이.

 

저수지 수면과 가까운 산 아래에 흡사 잔도처럼 길을 만들어 걷기 참 좋다. 위는 산이고 아래는 맑은 호수다. 곳곳에서 절경이 펼쳐진다. 제법 높은 절벽이 있어 아찔한 구간도 있다. 오르고 내려가는 코스가 이어져 심심하지 않고 적당히 운동도 된다.

 

호수 건너편 데크길엔 벚나무가 터널을 이루고 있다. 머지않아 벚꽃이 만개하면 그야말로 꽃대궐이 될 것이다.
 

먹을거리도 많다. 인근엔 전통 있는 보리밥집이 즐비하니 먹는 즐거움도 함께 느낀다.


<사진> 광교저수지 둘레길에 핀 벚꽃(사진=수원시 포토뱅크)

<사진> 광교저수지 둘레길에 핀 벚꽃(사진=수원시 포토뱅크)

 

내가 좋아하는 산책길은 또 있다. 수원화성 성곽을 따라 걷는 길이다. 관광객들은 대부분 성벽위로만 걷는데 성벽 아래로 걷는 즐거움도 느껴보시길 바란다. 특히 팔달산 구간 성 밖에서 솔향기를 맡으며 걷다보면 문득 시간을 잊고 조선시대로 회귀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예전엔 원천저수지라고 불렸던 광교호수공원 둘레길도 참 사랑스럽다. 아직 밤중에 걸어보지 못했는데 날이 좀 더 풀리고 코로나19가 진정되면 벗들과 걸을 계획이다. 아, 거기에서도 안주 싸고 생맥주 맛있는 집을 한곳 알아 놓았으니 벗들, 걱정하지 말기를...

 

수원천도 걷기 참 좋다. 종로에서 출발, 비행장까지 내 걸음으로 한 시간이면 닿는데 다시 돌아오면 두 시간, 2만보는 거뜬히 넘을 것 같다.

 

날씨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가뭄 끝에 봄비도 내려 온갖 꽃들이 활짝 피어나고 있다.

 

수원에 걷기 좋은 길이 어디 거기뿐이랴. 원천리천실, 칠보산길, 황구지천길...둘러보면 주변에 많다. 그러니 기지개를 켜고 일단 나서보시길.

 


저자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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