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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안녕들 하신가?” 퉁소바위에서 안부를 묻다
김우영 언론인
2022-06-20 10:24:08최종 업데이트 : 2022-06-20 10:23:54 작성자 :   e수원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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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거리두기가 해제되긴 했지만 아직도 실내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는 '코시국'은 계속되고 있다. 한때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세계 최고를 기록할 정도로 급증한 적도 있다. 방역선진국에서 별안간 후진국으로 전락해 중국 누리꾼들의 놀림감이 될 정도였다.

 

 

사람 만나기도 두려웠었다. 자주 만나 술잔을 기울이던 이들 가운데 몇 명이 한동안 연락이 없어 전화를 해보니 코로나19에 확진됐다고 했다.

 

목과 폐가 심하게 아픈 이도 있고 그냥 보통 감기 걸린 것 같을 뿐 별로 특별한 증세가 없다는 사람도 있다.

 

 

며칠 전 학교 선배와 후배, 동기를 만났는데 학교 선·후배들 가운데도 확진자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다행히 우리 가족 가운데는 걸린 이들이 아직 없다. 그래서 늘 조심하란 잔소리를 입에 달고 산다.

 

 

한동안 연락이 없는 몇몇에게 전화를 해 '그동안 어찌 살았나' 안부를 물었다. 평소에 먼저 전화를 잘 하지 않던 인간이 웬일인가 싶을 것이다. 아직 술이 덜 깼나, 고개를 갸우뚱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나름 걱정이 돼서 그러는 것이니 지나치게 의심하지 말 것.

 

 

오늘 산책길에서도 안부를 묻고 싶어진 사람들이 몇 명 떠올랐다.

 

수원북중학교 뒷길을 걸으면서였다. 북중 뒷산 남쪽 경사면에는 할머니퉁소바위가 있다.

 

연무동쪽 할아버지퉁소바위와 함께 안부에 관한 슬픈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연무동 할아버지 퉁소바위. 멀리 수원북중 뒤 자그마한 산에 할머니 퉁소바위가 있다.(사진=김우영 필자)

연무동 할아버지 퉁소바위. 멀리 수원북중 뒤 자그마한 산에 할머니 퉁소바위가 있다.(사진=김우영 필자)

 

옛날에 금슬이 좋은 부부가 수원에 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 사이엔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부부는 이 바위에 올라가 100일 기도를 하면 아이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실행에 옮겼다.

 

'남남북녀(南男北女)', 남편은 남쪽 바위에서, 아내는 북쪽 바위에서 기도에 들어갔다. 서로의 안부는 퉁소를 불어 전달하기로 했다.

 

100일이 거의 다되어 갈 무렵 심하게 바람이 불고 나서 아내 쪽의 응답이 없었다. 남편은 불안했지만 자리를 뜰 수가 없었다. 이윽고 100일이 지나 한걸음에 아내에게 달려갔지만 아내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다.

 

머지않아 남편도 시름시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 후 이 두 바위는 퉁소바위라고 불렸고 바람이 부는 날이면 남편이 있던 퉁소바위에서는 퉁소소리가 난다고 한다.

 

어느 겨울 소리를 확인하기 위해 할아버지 퉁소바위에 올라가 본 적이 있는데 실제로 바위틈을 스쳐 지나는 바람소리가 휘파람 같기도 하고 퉁소소리 같기도 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할아버지 퉁소바위가 있는 연무동 쪽에는 퉁소바위 공원이 조성돼 아이들의 놀이터로 주민들의 체력단련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사진> 조원동 할머니퉁소바위. 균열로 인한 붕괴위험이 있어 철망으로 감싸 놓았다. (사진=김우영 필자)

<사진> 조원동 할머니퉁소바위. 균열로 인한 붕괴위험이 있어 철망으로 감싸 놓았다. (사진=김우영 필자)

 

그러나 북중학교 뒤 조원동 쪽 할머니 퉁소바위는 그 앞 도로 공사 영향으로 균열이 심해져 철망으로 감싸놓았다. 붕괴위험 때문에 접근을 할 수 없어 안타까웠다.

 

 

두 곳의 퉁소바위를 돌아보며 안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했다.

 

한동안 연락이 없었던 이웃들에게 안부문자라도 한번 씩 남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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