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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칼럼] ‘능행길’에 더 관심을 가져야하지 않을까?
김우영 언론인
2022-12-05 14:34:50최종 업데이트 : 2022-12-05 15:23:46 작성자 :   e수원뉴스

 공감칼럼

 

지난 11월 23일 오후 수원박물관 이동근 홍보팀장의 전화를 받았다. 이 팀장은 내가 좋아하는 후배 학자다. 수원지역 3·1운동사와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연구해 주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특히 의기(義妓) 김향화 지사의 의거가 세상에 널리 알려지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이 팀장은 지난 2008년 수원기생들의 사진과 인적사항이 담긴 자료를 토대로 한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이를 바탕으로 김향화 지사는 지난 2009년 4월 13일 임시정부 수립 90주년을 맞아 대통령 표창과 함께 독립유공자가 됐다. 비록 유족이 없어 표창장을 수원시가 대신 수령해 보관하고 있지만.

 

 

 

"선생님, 내일 수원박물관 학술 심포지엄 자료를 메일로 넣어드렸는데 확인해 보세요. 그리고 꼭 오실 거죠?"라는 이 팀장의 말에 잠시 생각을 했다. 뭐지? 무슨 심포지엄인가?

 

생각할 겨를도 없이 무조건 간다고 했다. 그리고 메일을 열어봤다. '2022년 수원지역 역사문화 학술심포지엄'으로 이번 주제는 '수원능행길의 역사성과 보존 관리방안'이었다.

 

그러고 보니 얼핏 들어본 바 있다. 그게 내일이었구나. 그렇지 않아도 능행길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터, 안 갈수가 없겠다.

 

 

 '수원능행길의 역사성과 보존 관리방안' 심포지엄, (사진/김우영)

'수원능행길의 역사성과 보존 관리방안' 심포지엄, (사진/김우영)

 

 

다음날인 11월24일 오후 2시경 심포지엄 장소인 수원화성박물관에 도착해 보니 평소 보는 얼굴들이 많다. 나와 함께 (사)화성연구회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이다. 요즘 수원에서 열리는 심포지엄이나 세미나, 학술발표회에 가면 청중의 절반 정도는 화성연구회 회원들이다. 우스갯소리로 화성연구회가 없으면 행사를 못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런데 우리 회원들이 이 심포지엄을 어떻게 알고 이렇게 많이 왔느냐"고 옆에 앉은 회원에게 물어보니 화성연구회 단체 톡방에 올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할 말이 없다. 나는 아직 2G폰인지라 단톡인지 뭔지를 할 수 없다. 그래도 이게 편하다. 시도 때도 없이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세상사에 참견을 하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답장을 해주거나 '좋아요'를 눌러주는 것 보다는 내 60대의 삶이 더 소중하다. 그래서 스마트폰으로 바꾸지 않는다.

 

 

 

이날 심포지엄은 정해득 한신대 한국사학과 교수의 기조 강연, 김희태 이야기가 있는 역사문화연구소 소장, 박현욱 경기문화재연구원 선임연구원의 주제발표와 이수진 경기연구원 연구원, 신영주 수원지기학교 대표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정해득 한신대 교수는 '수원 능행길의 역사성'을 주제로 강연했다.

 

정교수는 정조의 원행로를 4개 유형으로 정리했다. 첫 번째는 사도세자를 모신 뚝섬~과천로 두번째는 옛길을 이용한 노량~과천로, 세 번째는 혜경궁을 모신 노량~시흥로, 네 번째 생부의 국왕 추숭을 생각한 길 등이었다.

 

 

 

네 번째 길은 나도 관심이 많아 얼마 전 한 칼럼에 다루기도 했다.

 

정교수는 정조는 1804년 선위하고 상왕으로 물러나 새로 즉위한 신왕에게 부탁해 사도세자의 국왕추숭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1797년 8월 인조가 생부를 원종으로 추숭하고 봉릉한 김포 장릉을 배알(拜謁)했고, 1799년 8월 행차에서 세종에게 선위하고 상왕으로 물러난 태종 헌릉을 거쳐 현륭원 원행을 진행했다며 "정조가 두 왕릉을 경유해 현륭원에 행차한 것은 신료들에게 '추숭'과 '선위'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태 소장은 '정조 능행길의 현 상황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는데 표석과 장승이 세워진 정확한 위치를 찾아야 한다는 말에 공감이 됐다.

 

박현욱 선임연구원은 수원비행장(군공항) 이전이 이뤄지면, 정조대왕 능행차를 온전히 복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며 "능행길을 중심으로 하는 고증작업, 문화유산 조사 등 수원비행장이 있는 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나는 수원구간 능행길을 거의 걸어보았다. 그러나 이번 발표를 들으면서 나의 지식이 겉핥기에 지나지 않았음을 알게 됐다.

 

 

 

앞으로 '화성능행도'와 '화성전도' 등 옛 그림과 기록, 항공사진, 위성지도, 지적도 등을 비교 연구하고 답사를 통한 정확한 능행길과 표석, 장승 등의 위치를 밝혀내는 일이 필요하다.

 

아울러 능행길을 역사 여행길로 가꾸면서 지역마다 작은 축제나 마을쉼터 등 여러 가지 사업들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수원시는 '수원팔색길'이란 것을 만들었다. 그 일곱 번째로 '효행길'이 있는데 '정조대왕이 부왕(사도세자)의 현륭원을 참배할 때 왕래하던 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팔색길을 완주한 누리꾼은 "여기를 왜 굳이 코스에 넣었을까 싶은 시가지 코스도 많다"고 지적한다. 그 댓글엔 "효행길은 전체적으로 여기를 왜...라는 의문점"이 일었다는 소감을 적었다.

 

그 지적대로 능행길은 걷는 재미가 없다. 아무리 역사적인 의미가 깊더라도 흥미가 없으면 대부분 관심 없이 지나치게 마련이다. 정확한 능행길과 표석, 장승위치를 밝혀내는 일과 함께 이 부분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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