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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리단길에 새로 문 연 가게들, 이색적인 무인상점 데이트
다오라, 비비드 뮤지엄, 꽃물 드림 등 무인가게 투어 코스 추천
2023-11-15 16:14:40최종 업데이트 : 2023-11-15 16:14:38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볼거리 놀거리 많은 행리단길에 새로운 가게들이 들어서고 있다.

행리단길에 새로운 가게들이 들어서고 있다. 한달만에 갔는데도 10군데는 되는 듯하다.


올 때마다 새로운 볼거리를 찾게 되는 곳, 행궁동으로 나들이를 갈 때면 오늘은 또 어느 골목에서 무얼 발견하게 될까? 기대감을 품게 된다. 특히 방과 후 데이트! 학교 끝난 아이와 함께 나설 때면 작은 설렘, 비슷한 것을 느낀다. 겨울이라 해가 금방 지기에 가을밤의 낭만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리라. 

방문한 날짜는 11월 14일 화요일 오후, 아이가 관심 있어 하는 매장에 몇 곳 들어가 보니 공통점이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무인 상점'이라는 사실! 그러고 보니 가게 안은 주로 젊은 층이 많다. 시대 변화에 따라 서서히 달라진 유행 같은 것이리라. 올해 생긴 무인가게 3곳을 엮어 <행리단길 이색 데이트 코스>로 소개해 본다. 

행리단길에 유일한 무인소품샵이 생겼다.

행리단길에 문을 연 유일무이한 무인소품샵!


1. 꽃이 있는 무인소품샵, 다오라(dawora)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곳은 꽃이 있는 가게다. 밖에서 보기에는 여느 소품 숍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無人'으로 운영된다기에 조금 놀랐다. 소품을 파는데 이렇게 운영되는 매장은 처음 봤기 때문! 행리단길 뿐만 아니라, 다른 동네에서도 보지 못했다. 

이곳은 간단한 간식거리부터 키링, 인형, 가방 등 예쁜 것들이 한가득이다. 크리스마스 용품이 벌써 나왔구나, 다가온 계절을 실감하는 시간이기도. 연말 분위기 내기 좋은 인테리어 소품을 구경하기에 좋았다. 

꽃을 직접 포장해서 구입할 수 있는 코너가 있다.

생화를 구입할 수 있고 포장하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적혀있다.


때마침 물건을 채우러 온 사장님을 만나게 되어 잠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어떻게 해서 행궁동에 이런 무인소품샵을 만들게 됐을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수원에 살면서 행궁동이 익숙한 장소라서 이곳에 가게를 열게 되었다"라며 "요즘 아이스크림이나 먹는 걸 파는 무인가게는 많은데 소품은 없어서 한 번 해보면 어떨까?" 도전하게 됐다고. "아이가 셋인 엄마라서 계속 가게에 있을 수가 없다 보니… 그럼 무인으로 운영해 보면 어떨까 마음먹게 됐다"라는 다오라 대표 김화영 씨. 

"11월에 문을 열어 얼마 되지 않았지만 키링이 가장 많이 팔린다"라며 "주로 20~30대 커플이 많이 찾고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주일에 두세 번 직접 꽃 시장에 가서 꽃을 사 와서 그런지 싱싱한 꽃들이 제일 먼저 눈길을 근다. 직접 포장해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송이가 크고 신선한데다가 포장지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다. 하다 보면 셀프 꽃다발을 만드는 재미도 있을 듯하다. 선물이란 받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이것저것 준비하는 게 의미 있는 일인데 꽃을 고르고 포장까지 내 손으로 한다는 데 뿌듯함마저 있겠다. 

클래식 음악소리가 들려오는 셀프 사진관.

클래식 음악소리 잔잔하게 들려오는 사진관에서 남기는 한 장의 추억!


2. 셀프 사진관, 비비드 뮤지엄(vivid museum)

다음으로 찾은 곳은 바로 길 건너에 있는 셀프 사진관이다. 그러고 보니 행리단길에 가장 많은 무인 매장은 사진 찍는 가게들이다. 이곳은 박물관 콘셉트로 깔끔하고 조용한 분위기인데다가 잔잔하게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온다. 다른 곳에는 머리띠나 모자 등 커다란 소품이 있는데 반해, 리본 머리핀과 선글라스만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올해 11살이 된 아이는 엄마가 핸드폰으로 찍어주는 사진은 이제 싫다고 말할 때가 많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셀프 사진관에 와서 찍는 건 좋다니까 참 아이러니하다. 안에 들어가서 내가 직접 기계를 눌러서 하니까 놀이하는 기분이 난다나 뭐라나? 아이가 커갈수록 육아란 내 맘처럼 되는 일이 아니라 마음을 헤아려 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리본 머리핀 하나씩 달고 남긴 사진은 특별한 추억이 될듯하다.

리본 머리핀 하나씩 달고 남긴 사진은 두고두고 특별한 추억이 될 듯하다.


"엄마는 까만 리본이 잘 어울릴 것 같아서 챙겨왔어요. 분홍색 안 골라오길 잘했죠?"라며 짐짓 인심 쓰듯 말하는 어린이와 함께! 까만색 리본이 달린 머리핀을 하고는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사진을 찍었다. 리모컨 버튼을 눌러 가며 10장이나 찍다 보니 정말 놀이공원에 온 듯 재미가 있다. 

"엄마가 어렸을 땐 '조이 포토'라는 스티커 사진이 있었어~ 그건 손가락 마디 몇 개 합친 것처럼 작았는데 이건 커서 좋네~~"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학창 시절 추억을 말하게 된다. 그러고 보니 20여 년 전, 나 또한 친구들과 사진을 많이도 남겼다. 엄마랑 찍은 사진은 없는데 같이 찍자는 아이에게 고마워해야 하나? 이런 마음이 들기도 한다. 

친정엄마도 함께 삼 대가 가족사진을 찍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보통 아이의 사진을 찍을 때면 같이 찍기보다는 엄마의 시선에서 남기는 사진이 대부분이다. 남는 건 사진이라는데… 오직 아이 사진만 수두룩하고, 엄마 모습을 하고 있는 나는 없다. 이런 기회를 빌려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함께 남겨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가격도 착한 무인 카페, 꽃물 드림.

가격도 착한 무인카페라서 수원화성 산책길에 가볼 만한 곳이다. 


3. 무인카페, 꽃물 드림

마지막으로 발견한 곳은 무인카페다. 어느 관광지를 갔을 때나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이제 무인카페를 쉽게 발견할 수 있게 되었는데 행궁동에서 보는 건 처음이다. 위치는 장안문에서 화서문으로 향하는 성곽길 근처! 이 근방에만 체인점이 2개나 있을 정도로 유명한 피자 가게 바로 옆이다.

기계 조작하는 방법이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가게 이용 방법과 기계 조작법 설명서가 나와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아늑한 분위기다.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1500원, 아이스 아메리카노 2000원으로 착한 가격이다. 따뜻한 라떼와 핫초코도 2000원이라서 추운 날 잠시 머물렀다 가기에 딱 알맞겠다는 생각! 

이용하는 방법은 그냥 봐도 어렵지 않고, 1번부터 6번까지 단계별로 잘 설명된 안내문이 곁들여져 있다. 글과 그림이 같이 있어서 어르신도 이용하기 좋겠다. 오직 카드 결제로만 주문할 수 있었다. 

성곽길을 따라 가면 장안문으로 향하고, 골목길을 걸으면 화성행궁으로 향하는 길.

성곽길을 따라 가면 장안문으로! 골목길을 걸으면 화성행궁으로!


정확한 위치는 수원화성 성곽길에 오래된 은행나무 근처다. 어느새 해가 지고 달이 떠서 낭만이 빛나는 가을밤이 되었다. 골목길을 다시 걸어 화성행궁 지나 맛촌 거리까지 천천히 걸었더니 배불리 먹은 저녁이 다 소화되는 기분이다.

주말이면 사람 많은 행리단길이지만 이 근처 가게들이 쉬는 날, 월요일 또는 화요일 밤은 느긋하게 데이트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 언제 가도 새로운 발견이 있는 핫플레이스! 행리단길에서 무인상점 투어하며 이색 데이트를 해보면 어떨까?

단, 무인가게(無人가게)란 '판매원은 없고 상품만 진열해 놓아 고객이 양심에 따라 물건값을 내고 물건을 사는 가게'라고 한다. 사람이 없이 물건을 파는 장소가 늘고 있는 요즘, 규범과 매너를 지키면서 슬기로운 쇼핑 생활을 즐기는 자세와 마음가짐이 꼭 필요하겠다. 


<위치 및 주소 안내>
다오라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28 1층
비비드 뮤지엄 :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서문로 29-1 1호
꽃물 드림 : 존앤진피자 행궁본점(경기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905번길 27 단독 건물) 바로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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