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추위야 물렀거라, 나 행궁동으로 행차한다
2017-01-23 13:08:37최종 업데이트 : 2017-01-23 13:08:37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겨울이 되었지만 한동안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이어졌다. 우리 몸은 알아서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그러다 한파가 몰아닥치니 체감하는 추위는 훨씬 더하다. 3한4온 이란 전통적인 겨울철의 날씨 패턴은 사라진지 오래다. 적응하기 힘들 정도의 추위다. 

지구 전체적인 온난화 현상은 극지의 빙하를 점차적으로 녹게 하는데 북극해도 여름철이면 배가 다닐 정도로 얼음이 녹는다. 얼음이 언 상태에서는 햇빛을 반사하지만 얼음이 녹은 상태에서는 바다가 햇빛을 받아 바닷물의 기온이 올라가며 북극의 기후 패턴이 바뀌게 된다. 북극권에 갇혀있던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까지 내려오면서 일반적인 겨울철 날씨와는 다르게 전 세계적으로 한파가 몰아치게 되는 것이다. 

추위야 물렀거라, 나 행궁동으로 행차한다_1
행궁동, 담벼락 갤러리

온난화의 역설이라고 하는데 기후가 점점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다. 열대어가 한반도 주변에 나타나고 한반도 주변에 서식하던 물고기는 다른 곳으로 떠나고 있다. 남쪽 지역부터 점차적으로 아열대화 되어가고 있어 남쪽 지방에서는 열대과일을 재배할 수 있는 기후가 되었다. 농작물의 북방한계선은 급속도로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후의 급변은 우리 시대에 반드시 잡아야만 미래의 대 재앙을 막을 수 있다.

엄동설한, 눈이 내리면 포근한 법인데 날씨도 추운 겨울날 행궁동 나들이에 나선다.
 추위에 대비해 중무장을 하고 수원화성 서쪽 대문인 화서문으로 들어가면 큰 은행나무가 지키고 있는 화령전 앞이 나온다. 화령전은 정조대왕의 지극한 효성과 유덕을 길이 받들기 위해 순조가 1801년 세운 건물이다. 운한각이란 정전 안에 정조대왕의 진영을 봉안하고 제향을 드렸다. 건물에 단청을 하지 않아 정조대왕의 검박했던 모습을 보는 듯 하고 200년 이상 된 고풍스런 품격이 있는 건물이다. 은행나무가 있는 도로에 비해 화령전은 약 1미터 가량 지대가 낮다. 세월이 지나면서 문화재가 땅속에 묻히는 이유를 알 수 있는 현장이다.

추위야 물렀거라, 나 행궁동으로 행차한다_2
광장에서 바라본 화성행궁, 홍살문 신풍교를 지나야 행궁으로 들어갈 수 있다

화령전을 지나면 작은 교차로 좌측에는 이아터가 있다. 1793년 수원부가 화성유수부로 승격되면서 제2청사인 이아(貳衙)가 있던 자리인데 복원을 기다리고 있다. 교차로 우측으로 들어서면 신풍초등학교 담벼락에 담벼락 갤러리가 펼쳐진다. 수원시 예술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인데 '수원화성 어제와 오늘' 사진이 전시되고 있다. 수원화성이 복원되기 전 사진과 복원된 이후의 사진을 같은 각도에서 찍어 비교하는 전시인데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보면서 세월을 느끼는 듯 하다. 

장안문이 복원되기 전인 옛 사진을 보면 2층 문루는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옹성의 문루도 무너진 상태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장안문 몸체와 옹성, 홍예와 오성지는 원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화성장대 사진에도 눈길이 가는데 현판의 글씨가 한글로 '화성장대' 였는데 화재 이후 원래 있었던 정조대왕 글씨가 걸려있다. 한 장의 사진 속에서도 과거와 현대에 있었던 스토리를 읽을 수 있다. 

추위야 물렀거라, 나 행궁동으로 행차한다_3
행궁동 공방거리

옛 신풍초등학교 정문은 굳게 닫혀있고 화성행궁 우화관 발굴조사 안내문이 걸려있다. 우화관은 화성유수부 객사로 1789년에 건립되었는데 왕을 상징하는 전패를 모시고 초하루와 보름에 대궐을 향해 예를 올리며 외국사신이나 관리들의 숙소나 연회장소로 사용되었다. 1795년 을묘년 원행시 유생들의 과거시험이 치러진 곳이며 1896년 수원군공립소학교로 사용된 이래 신풍초등학교가 역사를 이어왔다.

화성행궁과 광장 사이에는 명당수가 흐르고 있다. 명당수란 궁궐 앞에 맑은 물이 흘러내리게 하여 궁궐로 출근하는 관리들이 그 맑은 물을 보고 마음을 깨끗하게 하여 올바른 업무를 보게 하겠다는 의미로 만들어진 것이다. 명당수에는 악귀를 막기 위해 금천교(禁川橋)라는 다리를 만드는데 화성행궁은 신풍루의 이름을 따서 신풍교(新豊橋)라 했다. 

추위야 물렀거라, 나 행궁동으로 행차한다_4
행궁동 골목

경복궁의 영제교, 창덕궁의 금천교, 창경궁의 옥천교 등이 금천교인데 다리에는 악귀를 막는 이무기, 해치, 현무 등 서수가 지키고 있다. 화성행궁에 들어갈 때는 반드시 행궁광장에서 홍살문을 지나며 마음을 경건하게 하고 신풍교를 지나며 마음을 깨끗하게 한 후에 화성행궁을 관람해야 악귀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다.

화성행궁을 지나면 행궁동 공방거리가 시작된다. 팔달문까지 이어지는 거리에는 전통공예품을 감상하고 직접 만들어보며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공방들이 즐비해 수원의 인사동이라 불리는 명소다.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풍부해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어 추억에 남을만한 아름다운 행궁길이다. 
추위야 물렀거라, 내가 행궁동으로 행차한다.

한정규님의 네임카드

행궁동 여행, 왕의골목, 화령전, 화성행궁, 공방거리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