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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 기능과 건축미의 절정..아름다운 성벽은 덤
수원화성으로 가는 길-2
2015-12-10 11:13:47최종 업데이트 : 2015-12-10 11:13:47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성곽 기능과 건축미의 절정..아름다운 성벽은 덤 _1
수원화성 경관 포인트인 화홍문과 방화수류정 앞에서 관광객들이 화성을 관람하고 있다.

성곽 둘레 5.7㎞ 시설물 48개

수원화성은 남북으로 흐르는 수원천을 중심으로 서쪽과 동쪽이 높고 남과 북이 낮다. 화성에서 가장 높은 서쪽 팔달산 정상에 군사지휘소 서장대가 있고 동쪽 높은 곳에 연기로 신호를 알리는 봉돈, 그리고 창룡문이 배치됐다.

총 길이 5천744m, 면적은 1.2㎢다. 성인의 평상시 걸음 시속 4㎞로 걸으면 1시간 30분이면 족하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장안문과 팔달문, 화서문, 창룡문 등 동서남북 4대문 외에 수문 2개, 공심돈 3개, 장대 2개, 노대 2개, 포루 5개와 각루, 암문, 봉돈, 적대, 치성 등 40여개 시설을 둘러보려면 해가 지기 전에 제자리에 돌아오기 어렵다.

장안구 연무동 동쪽 높은 언덕의 창룡문은 커다란 주차장이 있고 화성열차도 출발하는 곳이어서 많은 관광객들이 여기서 화성 따라가기를 시작한다. 창룡문은 홍예문 위에 단층 문루로 지어져 2층 문루인 장안문, 팔달문에 비해 규모는 작다. 방어에 편하도록 문 밖으로 둥글게 옹성을 쌓았다.

사랑으로 큰 창룡문 감나무 숲 

잠시 옹성을 나가면 왼쪽 성벽 옆으로 감나무 숲이 있다. 높이 15m 내외의 고목으로 13그루 남아있는데 잎이 떨어진 겨울 굴곡진 가지의 실루엣이 아름답고 여름에 풍성한 잎새, 가을에 짙은 단풍과 열매가 아름답다. 수원시민들이 창룡문 곁을 지날 때 한 번씩 눈길을 주며 애정을 부어준 나무들이다.

창룡문 돌벽에는 현장 건축 감독자, 시공자 등의 이름을 새긴 공사실명판이 있다. 자세히 살펴봐야 보이는 글씨로 찾아보고 넘어가야 할 미션이다. 요즘 말로 화성을 축성한 관료와 장인들의 책임시공 정신을 엿볼 수 있다. 홍예에 들어가서는 천장에 그려진 용을 감상하는 것도 놓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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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을 배경으로 열리는 수원화성문화제

창룡문에서 연무대를 지나 화홍문으로 가는 길은 성벽 안길로 가는 게 좋다. 화성은 밖은 돌로 쌓고 안은 흙으로 메워 성안 병사가 오르내리며 방어하기 좋게 했다. 동북공심돈부터 화홍문까지 내리막길에서는 성 안과 밖을 동시에 앵글에 담을 수 있어 카메라를 대느라 길이 종종 늦어진다.

조선 건축기술 백미 방화수류정

화홍문은 화성의 북수문이다. 수원천이 7개의 홍예를 통해 흐른다. 경관 좋은 언덕에 앉은 방화수류정은 화성 시설물 가운데 건축미에서 백미로 꼽힌다. 마루를 여러 차례 꺾었고 그 각에 맞춰 서까래와 기와를 얹은 것을 보면 조선시대 온갖 건축기술을 다 부리며 자랑하는 듯하다. 화성을 쌓는 일이 참 바빴을 텐데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가며 따로 누각을 지어 멋을 즐길 줄 알았던 조상들의 풍류가 새삼 부럽게 느껴진다. 정조가 화성 원행 여섯째 날 이곳을 방문했다. 건축학도들이 한번은 다녀가는 곳이다.

화홍문에서 장안문을 거쳐 화서문으로 가는 길은 성 밖으로 가는 게 좋다. 성벽의 높이는 4~6m로 하단은 사각형 돌을 쌓았고 위로는 벽돌과 작은 돌로 담을 치며 세로로 틈을 내 전투에 쓸 수 있게 했다. 성벽을 단면으로 보면 배가 들어가게 쌓았는데 시간이 지나도 견고함을 유지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성벽을 보며 걷다보면 그 돌을 하나씩 포개놓던 장인들의 섬세함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큰 돌과 작은 돌을 맞춰나가면서 작은 틈도 남기지 않았고 때때로 직사각형의 한 모서리를 기역자로 파 아귀를 맞추며 견고함을 더했다. 크기가 모두 다른 돌을 쌓으면서도 멀리서 보면 성곽 전체 선의 흐름은 수평을 유지하고 있다. 화성 성곽에 들어간 돌은 모두 18만7천600여 덩이. 그 많은 돌을 쌓으면서도 틈이 맞지 않아 괸 쐐기돌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당시 석수 642명과 그들을 도운 일꾼들이 일궈낸 작품이다.

성벽 돌의 선 구성미의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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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의 성벽

성벽은 아무 곳에나 앵글을 대도 돌의 배치가 주는 자연스런 구성미의 극치를 볼 수 있다. 앵글에 돌을 4개만 담아도, 10개를 담아도, 더 뒤로 가 40개를 담아도 완벽한 구도를 확인할 수 있다. 수원의 한국화, 서양화, 사진작가들이 화폭에 담기 위해 밤낮으로 찾아오는 소재다.

화서문에서 성밖으로 억새밭을 올라가면 팔달산 회주도로가 나오고 여기부터 성안으로 가파른 언덕길을 등산하면 화성에서 가장 높은 화성장대가 나온다. 길게 이어진 화성 성벽과 그 안에 축성 때부터 형성된 수원 원도심 주거지역이 발아래 보인다. 그 너머 영통과 광교신도시, 좌측으로 한일타운, 우측으로 동탄신도시까지 높이 솟은 아파트군이 시야를 채운다.

팔달산을 내려오면 행궁과 수원시립미술관 시마(SIMA), 수원화성박물관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3곳을 보려면 최소 3시간은 든다.

정조가 유치한 인재들의 후예

행궁을 싸고 있는 행궁동은 2013년 생태교통페스티벌에 차 없는 불편을 체험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100만명이 몰려들었던 곳이다. 그 마을에는 화성 축성 때 돌을 실은 수레와 인부가 다니던 길이 아직 남아있고 나혜석이 길게 땋은 머리를 날리며 달려가던 골목길도 찾아볼 수 있다. 구도심 집이 허름하다고 함부로 보지 마라. 그들 가운데 정조가 화성 진흥정책에 따라 특혜를 주며 유치한 유능한 상인의 후예가 섞여 있을지 모른다. 차보다 사람이 우선인 보행로를 느리게 걸으며 즐길 수 있고 맛있는 커피도 마실 수 있다.

조선 성곽건축의 꽃 수원화성은 시행자 정조, 설계자 정약용, 시공자 채제공으로 220년 전 1796년 완공했다. 유네스코는 1997년 수원화성을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다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칠보.규방.서각 전통공예 수원시 도시재생 모델 행궁동 공방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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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행궁을 따라 형성된 공방거리는 칠보, 규방, 서각, 한지 등 전통공예 공방 30여곳이 들어서며 명물거리가 됐다.

수원화성 행궁광장에서 남쪽으로 행궁동 공방거리가 보인다. 행궁에서 팔달문에 이르는 골목길이 보행자가 걷기 즐겁게 잘 정비됐고 길가에 공방이 들어서 있다. 건물들은 전통적인 문양과 자재로 단장했고 높은 벽마다 벽화가 눈길을 끈다.
칠보, 규방, 서각, 한지 등 공방이 30여 곳, 카페.맛집 50여 곳, 편의점 5곳이 골목을 채우고 있다. 공방은 갤러리, 패션 등으로 범위가 확장되고 맛집은 손님들의 입맛에 맞추며 정갈해 지고 있다. 

공방에서 수원화성 관광기념으로 액세서리를 구입해도 좋고 구경만 해도 즐겁다. 중국산이 넘쳐나는 다른 도시 전통거리와 달리 아직 손수 제작한 수공예품을 고수하고 있다. 수원사람들은 어떤 공방이 새로 들어왔는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로 일부러 이 길을 걸어 다닌다.

공방거리는 원래 성안마을 가운데 고급주택이 몰려있던 곳이다. 90년대 수원시 상권이 동수원, 영통 등 신도시로 떠나며 공동화로 동네슈퍼 2곳 정도가 남아있던 곳이다.

이곳을 차량 통행은 불편하고 보행인은 편하게 걸을 수 있도록 도로를 리모델링하고 가로등을 운치 있게 바꾸자 북극 얼음에서 물속으로 먼저 뛰어드는 퍼스트 펭귄처럼 용기 있는 공방이 하나 둘 들어서며 지금에 이르렀다. 공공과 민간 합작 도시 재생의 빛나는 성과다.
거리 길이는 500m에 지나지 않지만 그곳을 지나는 데 몇 시간이 걸릴지 아무도 자신할 수 없다.(왓츠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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