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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산이 품고 있는 옛이야기
스토리텔링을 새로운 미디어 콘텐츠로 만들었으면
2022-07-21 13:19:22최종 업데이트 : 2023-07-07 13:45:57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칠보산 능선에서 본 수원 모습. 청계산, 백운산에 이어지는 광교산이 보이고, 수원 도심 내부에 여기산 숙지산, 팔달산 봉우리가 보인다.

칠보산 능선에서 본 수원 모습. 청계산, 백운산에 이어지는 광교산이 보이고, 수원 도심 내부에 여기산 숙지산, 팔달산 봉우리가 보인다.


수원에는 북쪽으로 광교산이 서쪽으로 칠보산이 있다. 도심 내부에는 팔달산, 숙지산, 여기산이 앉아 있다. 외곽에 덕성산과 청명산도 있는데, 각각 의왕과 용인 경계에 있다. 

광교산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눈이 쌓인 설경은 '광교적설'이라 하여 수원 팔경 중 첫 번째로 꼽는다. 팔달산은 수원 중심에서 행궁을 품고, 화성을 잇는 역할을 한다. 숙지산은 화성에 썼던 돌을 뜨던 흔적이 그대로 있다. 여기산은 청동기 시대 중기부터 초기 철기 시대까지 중부 지방의 대표적인 생활 유적지가 있다. 축만제 호수에 물드는 저녁노을은 '서호낙조(西湖落照)'라고 일컬어 수원 팔경 중 하나로 꼽는다. 덕성산과 청명산은 이웃 지역과 경계하고 있다는 이유로 수원의 대표 산에 넣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에게는 중요한 산이다. 야트막해서 수시로 부담 없이 오르내린다. 


칠보산 정상. 서수원 지역에 있지만, 높이가 적당해 수원 전 지역에서 가족 단위 등산객이 많이 오른다. 칠보산은 8가지 보물이 있다고 해서 팔보산이라 했는데, 장사꾼이 황금 수탉을 가져가 버려 '칠보산'으로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칠보산 정상. 서수원 지역에 있지만, 높이가 적당해 수원 전 지역에서 가족 단위 등산객이 많이 오른다. 칠보산은 8가지 보물이 있다고 해서 팔보산이라 했는데, 장사꾼이 황금 수탉을 가져가 버려 '칠보산'으로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칠보산도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서수원 지역에 있지만, 높이가 적당해 수원 전 지역에서 가족 단위 등산객이 많이 오른다. 그리고 칠보산은 이야기가 많은 산이다. 이름부터 옛이야기가 전한다. 칠보산은 산삼, 맷돌, 잣나무, 황금 수탉, 호랑이, 절, 장사, 금 등 8가지 보물이 있다고 해서 팔보산이라 했다. 그런데, 한 장사꾼이 황금 수탉을 가져가 버려 '칠보산'으로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칠보산을 맷돌 화장실에서부터 오르면 용화사가 있다. 조그만 절인 데 대웅전에 일반 절에서 볼 수 없는 돌부처가 있다. 다소 투박해 보이는데, 이것이 미륵불 이야기와 관련된 증거물이다. 이야기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마을 사람들이 산을 오르내리며 미륵골에 서 있는 미륵을 향해 합장하곤 했다. 김실개라는 여자가 미륵불에 치성을 다 하라는 꿈을 꿨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치성을 다 했다. 마을 사람들은 실개의 지극정성에 미륵의 영험함을 느끼게 되었고, 이에 움막을 지어줬다. 어느 날 그녀가 죽고 나자 마을의 유지들이 절을 짓게 된다. 그러면서 미륵불을 더욱 잘 모실 요량으로 미륵에 칠을 하게 되는데 눈에 칠을 하던 이는 그 자리에서 눈이 멀었다. 그리하여 두려움을 느낀 마을 사람들은 미륵의 칠을 벗기고 지금 전하는 바와 같은 미륵의 모습을 유지하게 되었다.
용화사 대웅전 돌부처. 칠보산에 전해오는 미륵불 이야기와 관련된 증거물이다.

용화사 대웅전 돌부처. 칠보산에 전해오는 미륵불 이야기와 관련된 증거물이다.


이와 관련하여 용화사에 전화(코로나19로 직접 비대면 인터뷰)로 확인하니 "미륵불 관련 이야기는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다. 여기 미륵불도 검은 손때가 많이 묻어 있는 것 등으로 볼 때 설화의 내용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상촌초등학교 앞에서도 칠보산에 오르는 사람이 많다. 입구에 노새골 이야기가 적힌 글 판이 있다. 노스님이 노새를 키웠다. 스님은 노새를 끔찍이 아끼고 사랑했다. 냇가에서 씻어주고 여물도 좋아하는 풀을 골라 주었다. 개가 노스님을 보고 짖기라도 하면 노새는 뒷발로 걷어차고, 불경 소리에 맞춰 소리 내면서 지냈다. 

어느 날 마을로 시주를 가던 중 스님은 노새와 수렁에 빠졌다. 그때 노새가 노스님을 물어 수렁 밖으로 던지고 자신은 점점 수렁 속에 빠져들었다. 정신을 차리고 노새가 자신을 구하고 죽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스님은 매일 노새가 빠진 수렁에 와서 염불했다. 백일째 되던 날 수렁에서 노새 닮은 바위가 솟아올랐다. 스님은 그 바위에 앉아 그대로 입적했다. 이후 사람들은 바위 때문에 절대 수렁에 빠지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노새가 빠진 곳이라고 하여 노새골이라고 불렀다는 전설이다.


상촌초등학교 앞에 노새골 이야기 글 판. 노스님과 노새 이야기는 KBS '전설의 고향'에서 방영이 된 적도 있다.

상촌초등학교 앞에 노새골 이야기 글 판. 노스님과 노새 이야기는 KBS '전설의 고향'에서 방영이 된 적도 있다.


노새골은 현재 금곡동 712­2번지 일대의 골짜기다. 실제로 개심사 인근에는 수렁으로 보이는 계곡이 많다. 지금 봐도 그 수렁에 빠지면 나오기 힘들 듯싶다. 노새골 전설은 KBS '전설의 고향'에서 방영이 된 적도 있다고 한다. 
칠보산을 오르는 길은 상촌중학교 뒤편에도 있다. 이곳에서 오르면 무학사가 나오고, 칠보치마 서식지를 지나 우측으로 제1 전망대 오르는 길에 가즌바위가 있다. 가즌바위는 모든 것을 다 갖춘 바위라는 뜻이다. 옛날 욕심 많은 석공이 가즌바위 속에 보물이 들었을 거로 생각했다. 그는 바위를 둘로 잘라 연자매를 만들어 팔아먹고 보물을 갖겠다고 자르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바위를 정으로 쪼며 절단하고 있는데, 32번째 정을 박고 망치질을 시작하자 갑자기 맑은 하늘에 먹구름이 끼고 비바람이 몰려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천둥소리와 함께 석공에게 벼락이 쳤으며, 피투성이가 된 석공은 가즌바위 아래로 떨어져 죽었다. 이 순간 갑자기 황금 수탉 한 마리가 슬피 울며 날아오르더니 사라져 버렸다. 황금 수탉이 날아간 후로 팔보산은 칠보산이 되었다. 가즌바위 옆에는 부자(父子)바위가 생겨 지금도 가즌바위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가즌바위에는 정을 박았던 흔적이 남아 있으며, 바위를 오르내리기 위해 발 딛는 곳까지 만들어 놓은 것을 볼 수 있다. 한편 바위 아래쪽은 붉게 물들어 있는데, 석공의 피가 물든 것이라고 한다.

칠보치마 서식지를 지나 우측으로 제1 전망대 오르는 길에 가즌바위. 가즌바위는 모든 것을 다 갖춘 바위라는 뜻. 칠보산에 전하는 설화는 모두 이야기와 관련된 증거물이 남아 있으니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칠보치마 서식지를 지나 우측으로 제1 전망대 오르는 길에 가즌바위. 가즌바위는 모든 것을 다 갖춘 바위라는 뜻. 칠보산에 전하는 설화는 모두 이야기와 관련된 증거물이 남아 있으니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칠보산에 전하는 설화는 모두 이야기와 관련된 증거물이 남아 있으니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옛이야기는 흥미도 있지만, 교육적 가치, 도덕적 가치가 있다. 당시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들어 있어 문화 공유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용화사 미륵불은 민중이 영험에 대한 기원이 담겨 있다. 노새골 이야기는 농사 사회에서 노동력을 제공했던 노새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와 불교문화를 읽을 수 있다. 가즌바위는 사람들의 욕망을 경계하는 교훈이 담겨 있다. 이런 이야기는 민중의 보편적 심리가 반영되어 있다. 옛이야기지만, 후대로 이어지고 계승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수한 이야기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칠보산 전설은 지역 사람들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어 존재의 근원을 잊고 사는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에너지가 된다. 칠보산의 스토리텔링을 새로운 문화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를 통해 기록하고,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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