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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참전비 앞에서 평화통일을 빌어본다
2015-10-05 07:18:01최종 업데이트 : 2015-10-05 07:18:01 작성자 : 시민기자   공석남

3일은 개천절이다. 가방 하나 가볍게 메고 광교산 모수길을 따라 걸었다. 헬기장 정상에서 하산길을, 효행길이 시작되는 지지대고개로 내려왔다. 길은 험했으나 프랑스참전 기념비를 보기 위해서였다. 날씨가 시원했던 덕분에 쉽게 하산하였다.
프랑스 참전 기념비는 경기도 수원시 파장동31번지2호 효행공원(지지대고개) 경수대로 1번 일반국도 옆, 의왕시와 수원시의 길목에 자리하였다.

한국전쟁 때 산화한 프랑스군 장병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건립한 기념비다. 1974년 10월 3일 국방부가 건립하였고, 2000년 11월 6일부터 2001년 11월 3일까지 한국과 프랑스문화를 접목한 추모공간으로 새롭게 조성하였다.

한국식 대형 고분(古墳)처럼 생긴 추모 공간 입구에는 참전부대의 연대기 휘장과 추모의 글 동판이 부착되어 있는데 추모의 글 내용은 '정의와 승리를 추구하며 불가능이 없다는 신념을 가진 나폴레옹의 후예들! 세계의 평화와 한국의 자유를 위해 몸 바친 288명의 고귀한 이름 위에 영세무궁토록 영광 있으라'이다.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면 둥글게 옹벽이 둘러쳐져 있고, 바닥에는 한국전쟁 당시 강원도의 전투 지형이 재현되어 있으며, 그 위로 프랑스군 전사자의 사진이 삽입된 288개의 조명박스가 설치되어 있다. 정면의 기념비 벽면에는 전사자 288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그중 18명은 프랑스군에 배속되어 싸운 한국 군인들이다.

한국전에 참전한 프랑스군은 4,000여 명으로, 1951년 1월 10일부터 휴전될 때가지 쌍터널·지평리· 화살머리고지·단장의 능선 전투 등에 참전했으며 사망자 262명, 부상자 818명, 실종자 18명의 희생을 치렀다. 

프랑스 참전비 앞에서 평화통일을 빌어본다_1
프랑스 참전비 앞에서 평화통일을 빌어본다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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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참전비 앞에서 평화통일을 빌어본다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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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참전비 앞에서 평화통일을 빌어본다_3
프랑스 참전비 앞에서 평화통일을 빌어본다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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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참전비 앞에서 평화통일을 빌어본다_4
프랑스 참전비 앞에서 평화통일을 빌어본다_4

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위에서 말한 대로라면 '문을 열고 내부로 들어가면 둥글게 옹벽이 둘러쳐져 있고, 바닥에는 한국전쟁 당시 강원도의 전투 지형이 재현되어 있으며, 그 위로 프랑스군 전사자의 사진이 삽입된 288개의 조명박스가 설치되어 있다.' 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평면이 아취 형으로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그 위에 위패처럼 전사자의 이름들이 새겨져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 위에 한국 전쟁의 참상으로 얼룩진 얼굴을 하고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듯하다. 그러면서 젊은 용사답게 훌륭히 싸웠노라 외치는 것 같다. 

아마도 새로 건립되기 전의 모습인 것처럼 생각된다. 지금은 시원한 공간에 넓고 깨끗하게 마련되어 있다. 차를 타고 서울쪽으로 가면서 차창으로 보일만큼 선명하고 확실한 모습이다. 하늘이 맑고 그 공간이 흰색으로 더욱 돋보이는 곳이었다.  
가까이 가서 보면 이름들은 65년의 세월을 안고 묵묵히 잠들어 있다. 그들은 죽는 순간까지도 우리나라의 평화를 위해 기꺼이 한 목숨 바친 분들이다. 혼이 되어서도 우리의 평화를 빌어줄 그들이다.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위하여 부름에 응한 젊은 넋들이다. 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국난을 딛고 일어섰다. 그 앞에서 묵념을 한다. 고마웠노라고. 깊이깊이 감사한다고.

양쪽으로 울타리처럼 둘러쳐진 벽면에는 전쟁 중의 사진들과 한국전쟁의 기록들이 새겨져 있었다. 팔팔한 청춘들을 무참히 앗아간 전쟁의 참상을 여기서 사진과 기록으로 보며, 그 아픔을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유엔은 국제평화와 전쟁방지를 위한 협력체이다. 세계가 공존하면서 아무런 이해타산도 없이 그저 도와주러 왔던 젊은 넋이 잠든 곳이다. 누구에게 죄가 있을까. 오로지 전쟁이 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린다. 
평화적인 통일은 불원한 것일까? 북한은 다시 한 번 전쟁으로 입은 피해를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억울한 젊은이들이 수없이 죽어간 무참한 전쟁이란 것을. 경제적으로도 많은 피해를 입었다. 참전 기념비 앞에 서니, 오래전 한국전쟁에 외삼촌을 잃고 '불쌍하고 서러웠노라'고 말씀하시던  어머님의 모습이 다가온다. 

영화 '국제시장'에서도 보았듯이 그 시절 우리의 현실은 그랬을 것이다. 모든 것이 어려웠던 때였으니까. 전쟁이 빚은 최고의 참상으로 인명피해와 더불어 이산가족이 되어 만날 수 없이 산 70년의 시간들이다. 무엇으로 보답할 것인가. 
이제는 나이가 들어 저 세상으로 떠난 분들도 많다. 죽기 전에 만나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마지막으로 길을 열어주는 일에, 북한의 김정은도 기꺼이 동참하길 빈다. 보고 싶어 안타까움에 몸부림치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남이라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프랑스 참전 기념비 앞에서 이산가족 어르신들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프랑스 참전비 외에 우리나라 곳곳에는 유엔군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공간이 많다. 한 번쯤 찾아 볼만한 곳이다. 참상의 과거를 회상하는 일은 그리 좋은 일은 아니지만, 이제 가을이 되었으니 발길 따라가며 둘러보는 마음으로 우리의 어제와 오늘을 비추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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