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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국제자매도시 테마거리가 있었네, 그런데!
2015-08-28 10:19:49최종 업데이트 : 2015-08-28 10:19:49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평일 오후 친구와의 약속 장소인 나혜석 거리로 향하다 시간이 남아 주변을 산책 겸해서 돌아보기 시작했다. 영원히 꺾이지 않을 듯했던 불볕더위도 어느새 스러지더니 계절은 돌고 돌아 가을 초입,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기분 좋은 바람을 맞으며 동네 지도라도 그리듯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음식점과 옷가게 등을 머릿속에 입력 시킨다.

어라! 저게 뭐지! 이비스 호텔을 지나자마자 커다란 조형물이 눈에 띄었다. 간간이 지나던 거리였지만 유심히 보지 않은 탓인지 처음 보는 풍경이다. 시간을 보니 6시, 친구를 만나려면 아직 30분이나 남아있어 꼼꼼히 살펴보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 
'국제자매도시 테마거리'란다. 국제자매도시? 수원시청 안에 있는 전시장 말고 여기에 거리도 있었네, 중얼거리면서 전체 풍경을 휙 훑어보니 한산하다. 

수원에 국제자매도시 테마거리가 있었네, 그런데!_1
수원에 국제자매도시 테마거리가 있었네, 그런데!_1

자매도시(sister cities 姉妹都市)는 외교정책의 일환으로 크게 보면 나라간 나라지만 '자매도시'란 말 그대로 여러 외국도시와 문화교류나 친선목적으로 맺은 것을 일컫는다. 수원시는 1989년 일본 아사히카와 도시와 결연을 맺기 시작해 중국 지난시, 호주 타운즈빌, 베트남 하이즈엉성, 인도네시아 반둥, 터키 얄로바, 루마니아 클루지나포카, 멕시코 톨루카, 모로코 페즈, 캄보디아 시엠립,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멕시코 쿠리치바, 중국 주하이와 항저우, 일본 후쿠이 등과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그 도시의 면적은? 인구는? 특성은? 등과 함께 도시 간 주고받은 선물이 시청 프론트에 전시돼 있다. 

그렇다면 국제자매도시 테마거리'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첫 번째로 우리시와 어느 도시가 결연을 맺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입석 조형물이 입구에 서있다. 두 번째로 시선을 끄는 것은 샘물도시라는 중국 지난시가 선물한 '샘' 조각상과 베트남 하이즈엉성의 특상품 '추 다우 도자기'다. 그리고 캄보디아의 상징 앙코르 와트 사원이 있고, 어디에서 온 것인지 설명이 없는 거대한 악기 등이 투명 유리 속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그런데 문제는 일명 인계동 마로니에 거리로 불리는 이곳에 국제자매도시 테마거리가 있다는 것을 수원 사람들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라는 거다. 수원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인근 나혜석 거리를 대부분 알고 있는데 이곳은 왜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은 것일까. 00거리라 칭할 정도면 인파로 북적거려야하는데 왜 이토록 한적한 것일까. 근처엔 갤러리아 백화점도 있고 이비스 호텔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원에 국제자매도시 테마거리가 있었네, 그런데!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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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국제자매도시 테마거리가 있었네, 그런데!_3
수원에 국제자매도시 테마거리가 있었네, 그런데!_3

그 이유가 뭔지 한참을 서성이며 관찰했다. 간간이 지나치는 사람들 중에 누구 하나 조형물에 관심을 두는 이가 없다. 삼삼오오 장의자에 앉아있는 이들조차 눈길도 주지 않는다. 
이곳을 조성한 분에겐 다소 미안하지만 속된 말로 매력이 꽝이다. 적어도 '테마거리'라 하면 '이야기'가 녹아있어야 하는데 이도저도 아닌 생뚱맞게 몇 나라 상징물만 그것도 500m도 되지 않는 공간 곳곳에 늘어놓았다. 시청 안에 전시하기에는 너무 커서 이곳으로 옮긴 것일까?

이비스 호텔이 있어서 그곳이 외국인들이 드나드는 곳이라 수원을 알리기 위한 방편으로 국제자매도시 테마거리로 명명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기왕에 조성된 거리이니 좀 더 재미있는 문화공간으로 꾸며졌으면 한다. 이를 테면 주변 상가가 다문화 음식점들로 조성되고, 상설 다문화 축제가 열리는 등 이국적인 색채를 엿볼 수 있는 재미가 있는 그런 곳 말이다. 하나의 문화상품으로서 이 거리가 조성된다면 수원의 또 다른 명소로 태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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