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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지명, 수원화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많네
정조의 이상 ‘인인화락’ 정신으로 어울려
2024-01-08 13:23:40최종 업데이트 : 2024-01-08 13:23:33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장안문. 장안구는 화성 장안문 이름에서 따왔다. 장안문은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 자랑거리다. 구 이름을 지을 때 고민할 필요가 없었을 듯하다.

장안문. 장안구는 화성 장안문 이름에서 따왔다. 장안문은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 자랑거리다.
구 이름을 지을 때 고민할 필요가 없었을 듯하다.
 

 1794년 1월 7일 수원화성 축성은 숙지산에서 돌 뜨기를 하면서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올해가 2024년 1월이니 꼭 230년이 된다. 정조는 수원 도읍을 옮기고 행궁과 화성을 완공했다. 

 화성이 완공되고 사람들도 모여들었다. 새로운 지역에 사람들이 생활하면서 지역 이름도 필요했다. 지명은 다양한 방법으로 짓는데, 그 지역의 특성과 관련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수원은 화성이 있었다. 따라서 화성에 따라 붙여진 이름이 많다. 

 장안구는 화성 장안문 이름에서 따왔다. 장안문은 당나라 때의 장안성처럼 화성도 융성한 도시가 되라는 정조의 뜻이 담겨 있다. 그래서 한양 숭례문보다도 더 크게 지은 지도 모른다. 장안구는 장안문 앞에 넓은 지역으로 수원시 구제가 처음 생길 때 신설됐다. 장안문은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 자랑거리다. 구 이름을 지을 때 고민할 필요가 없었을 듯하다. 당연히 지역 이름이 되고도 남는다. 

정자동에 있는 장안고등학교. 수원에는 장안이라는 이름을 쓰는 곳이 많다.

정자동에 있는 장안고등학교. 수원에는 장안이라는 이름을 쓰는 곳이 많다.


  이곳에는 장안고등학교, 장안등기소, 장안공원 등 곳곳에 장안이라는 이름을 많이 쓰고 있다. 그런데 이곳을 과거에는 북문이라고 했다. 지금도 북문우체국이 있고, 상가들도 북문점이라고 하는 곳이 많다. 여기는 서울로 가는 교통 요충지였다. 그래서 거북시장이 있는 곳에 서울로 가는 버스가 많았다. 이런 탓에 지금도 이곳을 두고 북문 터미널이라고 하는 어르신들이 있다. 

 장안구에는 연무동이 있다. 창룡문 밖 동네로 화성에 붙어있다. 한때 문헌에는 지소동(紙所洞)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화성 축성에 필요한 종이를 이곳에서 만들어 사용했으므로 붙은 이름이다. 해방 후에 이 지역이 수원시로 승격하면서 연무동으로 바뀌게 됐다. 이 지역에 동장대가 있고, 군사들이 훈련하던 곳이라 이렇게 부르게 됐다. 

연무대. 장안구에는 연무동이 있다. 창룡문 밖 동네로 화성에 붙어있다.

연무대. 장안구에는 연무동이 있다. 창룡문 밖 동네로 화성에 붙어있다.

 
 팔달구는 1993년에 개청했다. 여기는 조선 초에 만들어진 사통팔달을 의미하는 팔달산과 화성의 팔달문에서 이름을 땄다. 팔달구는 수원에서 가운데 있는 지역으로 세계유산 화성을 품고 있다. 

 팔달구 안에는 화성 행궁이 있듯, 행궁동 지명이 있다. 화성 성곽 품에 안긴 동네로 역사문화와 자연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이곳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오래된 주택이 많았다. 최근에 노후화된 건물을 고쳐 카페나 음식점이 많이 생긴다. 화려하지 않지만 좁은 골목길에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다. 고풍스러운 성곽 풍경과 어울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 분위기가 서울 경리단길과 비슷하다고 행리단길이라고 부르며 수원의 명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팔달구청. 조선 초에 만들어진 사통팔달을 의미하는 팔달산과 화성의 팔달문에서 이름을 땄다(사진은 수원시 포토뱅크에서 가져옴).

팔달구청. 조선 초에 만들어진 사통팔달을 의미하는 팔달산과 화성의 팔달문에서 이름을 땄다(사진 수원시 포토뱅크).


 행궁동 안에는 법정동으로 장안동, 신풍동, 팔달로1가, 팔달로2가, 팔달로3가가 있다. 장안과 팔달은 화성의 문에서 신풍은 행궁의 문루에서 왔다. 신풍루 옆에는 신풍초등학교가 있었다. 1896년에 개교한 학교로 수원 교육의 상징 같은 곳이다. 지금은 화성행궁 보존을 위해 광교로 이전했다. 

행궁동 행정복지센터 앞에 표지석. 팔달구 안에는 화성 행궁이 있듯, 행궁동 지명이 있다. 화성 성곽 품에 안긴 동네로 역사문화와 자연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행궁동 행정복지센터 앞에 표지석. 팔달구 안에는 화성 행궁이 있듯, 행궁동 지명이 있다. 화성 성곽 품에 안긴 동네로 역사 문화와 자연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화서동도 팔달구 내에 있다. 동 이름은 화성의 서쪽 문인 화서문에서 따온 것이다. 화서동은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살던 동네로 수원역으로 가는 길목이다. 수도권 전철이 통과하는 화서역도 있다. 화서공원, 화서초등학교, 화서시장, 화서동 성당 등 화서라는 이름이 많다. 

 화성에는 사대문 외에 화홍문이 있다. 방화수류정과 용연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곳이다. 화홍문 앞에는 화홍사랑채가 있다. 천변 풍경에 버금가는 한옥 건물이다. 작은 공연도 즐기고,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화홍고등학교는 여기서 좀 먼 권선동에 있는 학교인데, 화홍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에 끌려 교명을 지은 것이다. 

화서문. 화서동은 화성의 서쪽 문인 화서문에서 따온 것이다.

화서문. 화서동은 화성의 서쪽 문인 화서문에서 따온 것이다.


 정조는 1797년 1월 말에 신하들과 성을 순행하고 행궁에 돌아와 "성첩이 완성되었으므로 지금 제일 급한 것은 '집마다 부유하게 하고 사람마다 화락하게 하는 것[호호부실 인인화락(戶戶富實 人人和樂)]'의 여덟 글자다."라고 말했다(정조 21년, 정조실록 46권). 

화홍문 앞에 화홍사랑채. 지명뿐만 아니라 수원 곳곳에는 화성 시설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 많다.

화홍문 앞에 화홍사랑채. 지명뿐만 아니라 수원 곳곳에는 화성 시설 이름을 따서 지은 것이 많다.

 
 사람들이 이름을 지을 때 큰 뜻을 담는다. 지역 이름도 마찬가지다. 수원에 화성이 있다고 맹목적으로 짓지 않았을 것이다. 수원 지명은 정조의 '인인화락' 이상이 축적된 이름이다. 그러고 보니 수원 지명은 문화유산이 남긴 또 하나의 유물이다. 지명 속에는 문화유산을 보존하고자 하는 조상의 생각과 의지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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