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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 따라 겨울에도 걷기 좋은 광교 순환 산책로
홍재도서관 옆 규장교부터 광교카페거리까지 1시간 코스
2024-12-05 11:29:09최종 업데이트 : 2024-12-05 11:29:08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선영
광교홍재도서관 2층 자료실에서 바라본 풍경, 의자가 있어 자연을 벗삼아 책 읽기 좋은 장소다.

홍재도서관 2층 자료실에서 바라본 풍경, 의자가 있어 자연을 벗삼아 책 읽기 좋은 장소다.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일이지만 '한 번 해볼까?'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다. 그날이 그랬다. 광교홍재도서관에서 책을 읽다 문득, 매일 보는 풍경 속으로 한 번 걸어가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창밖을 보니 가을과 겨울이 나란히 있는 모습이… 어느 시의 한 구절처럼 자세히 보니까 참 예뻐 보였던 까닭이다. 그렇게 계획 없이 수원천 산책길에 나섰다. 오후 2시가 지난 시간이라 춥기보다는 햇살이 좋았다. 다리 아래를 지날 때면 겨울바람이 쌩쌩 불긴했다. 장갑과 모자는 필수로 챙기고 난 다음, 걷기 시작하는 편이 좋겠다.

규장교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여천 산책로가 나온다.

규장교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여천 산책로가 나온다.


광교홍재도서관의 '홍재(弘齋)'는 정조대왕의 호에서 따왔다고. 그래서 도서관 옆에 있는 다리의 이름은 '규장교(奎章橋)'가 됐다. 책을 읽다가 산책을 나서기에 더없이 좋은 코스였달까?

규장교의 정확한 위치는 도서관 주차장 입구 왼쪽이다. 도서관 정문이 아닌 후문 계단으로 내려가면 산책로까지 곧장 이어지는 길도 있다. 여천에 들어서면 표지판이 하나 나오는데 여러 길 중에서 광교호수공원 방향으로 걸었다. 

출발할 때만 해도 처음 가보는 길이라서 목적지를 정해놓지는 않았다. 광교호수공원까지 4.1㎞라길래 여차하면 버스를 타고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걷다 보니 뜻밖에도 수원광교박물관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박물관이자 대형 마트가 있는 곳인데 버스가 자주 다니지는 않는 곳이라서 기다릴 때가 종종 있었다. 이 정도 거리라면 앞으로는 걸어 다녀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길이란 가보지 않고는 모를 일이다. 

다리마다 곤충 이름이 붙어 있는 것이 특색이었다.

여천에서 만난 다리마다 곤충 이름이 붙어 있는 것이 특색이었다.


광교호수공원으로 향하는 길, 아까 도서관에서 내려다본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한걸음에 들어오게 된 셈이다. 가까이서 보니 눈이 녹아 더 많은 물이 흐르는 것이 마치 봄에 가까운 모습이다. 여기서 또 갈림길이 나오는데 동그란 아치형 다리를 건너 '여천 물방개 BOX' 방향으로 걷는다. 걷다 보면 '여천 날도래 BOX'도 나온다. 아하! 이 천의 이름이 바로 여천인 것을 그제야 알 수 있었다. 현재 수원은 지방하천이 7개(수원천, 서호천, 원천리천, 황구지천, 영화천, 광교천, 여천) 있는데 그중 하나인 것이다.

물방개, 날도래, 다슬기 등 다리 이름이 예쁘기도 하다. 그러다 문득 한글과 영어를 섞어서 만든 이유가 궁금해졌다. 자료를 찾아보니까 딱 하나로 된 설명글은 없다. <광교 물 홍보관>에 가면 자세한 자료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따로 메모를 해두었다. 수원에 있는 여러 천과 다리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로 엮어놓은 안내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는데 다른 공원에는 있는 모양이다. 수원의 첫 지명이 '모수국(牟水國)'이기에, 천에 대한 역사와 유래를 좀 더 공부해 봐야겠다.

여천을 따라 가니 차를 타는 것보다 더 빠르게 도착했던 광교역사공원

차를 타는 것보다 더 빠르게 도착했던 광교역사공원 내 혜령군 묘역의 모습.


여천 물방개 BOX 안에는 커다란 돌로 된 징검다리가 있다. 재미 삼아 건너봤더니 더 빠르게 광교역사공원 순환로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갑자기 혜령군 묘와 수원광교박물관 안내 표지판이 나와서 놀라긴 했다. 차를 타고 가는 것보다 어쩌면 더 빠를 수도 있겠다 싶을 만큼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 그러고 보니까 이곳은 수원팔색길의 '여우길'이기도 하다. 

역사 공원 내에는 혜령군 묘와 심온선생 묘, 2곳이 가까이에 자리하고 있다. 세종대왕의 동생인 혜령군(惠寧君)과 장인인 심온(沈溫)의 묘가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세종대왕과 관련 있는 인물의 묘가 한자리에 있는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올라가봤더니 안내문이 있다. 

향년 33세에 세상을 떠난 혜령군이다. 본래 혜령군 묘는 수원화성 안에 있었는데 세종대왕의 왕명으로 천장(遷葬) 했다고 한다. 참고로 혜령군 묘는 누구나 출입 수 있으며, 심온 묘는 사유지이기에 허가를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다. 심온 선생의 묘는 1979년에 경기도 기념물로 지정됐다. 

심온 선생묘 아래 400년이 더 된 느티나무가 있다.

아직은 가을과 겨울의 모습을 모두 품고 있는 광교역사공원의 풍경.


오늘 갑작스러웠던 걷기 여행의 끝은 광교역사공원이 되었다. 좀 더 걷고 싶다면 차가 다니는 도로가 아니라, 광교카페거리로 이어지는 지하보도를 찾아야 한다. 공원 지도에서 8번 심온선생 묘로 가는 길 앞에 공중화장실이 있는데, 바로 왼쪽으로 광교카페거리 자율방범대가 보인다. 광교호수공원까지 트레킹을 즐기고 싶다면? 카페거리 방향으로 가서 중앙공원 산책로를 따라가면 된다. 8차선이나 되는 큰 도로를 건너 가느라고 길이 좀 어렵게 됐지만, 중앙공원부터는 걷기 좋은 '여우길'을 다시 만나게 된다. 

우연히 떠난 오늘의 걷기 여행은 광교카페거리에서 다시 돌아오는 것까지 1시간 정도 걸렸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지난주는 아예 움직이질 못했는데 덕분에 즐거운 운동 시간이 되었다. 앞으로 광교홍재도서관에 갈 때면 규장교 아래 여천을 따라 종종 산책을 즐겨봐야겠다. 자연을 벗삼아 걷다 보면 수원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박물관까지! 실내와 실외 코스를 모두 즐길 수 있어 겨울철에 딱이다.

[겨울에도 걷기 좋은 산책 코스 추천]
수원시립 광교홍재도서관(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대학로 88) - 규장교 - 여천 물방개 BOX - 여천 날도래 BOX - 혜령군 묘 - 수원광교박물관 - 심온선생 묘 - 광교역사공원 - 광교카페거리 - 광교중앙공원 - 광교호수공원(약 4.1㎞, 2시간 이상 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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