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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이 즐겨 드셨다는 '제호탕'을 아시나요?
2015-08-19 23:25:49최종 업데이트 : 2015-08-19 23:25:4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행궁동 공방길에 몇 번 가보았던 전통찻집이 있다. 아직까지 서울의 인사동처럼 전통찻집이 활성화되지 않은 점이 못내 아쉽다. 화성행궁과 인근의 행궁동 공방길을 들르면서 정조대왕의 스토리나 화성의 이야기가 담긴 카페가 있다면 특화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어쨌든 공방길의 전통찻집에서 일반적인 음료 대신 눈길을 끄는 메뉴가 있었다. 바로 정조대왕이 즐겨 드셨다던 '제호탕' 이다.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음료이기에 한 번 마셔보고 싶었다. 

정조대왕이 즐겨 드셨다는 '제호탕'을 아시나요?_1
정조대왕이 즐겨 드셨다는 '제호탕'을 아시나요?_1
 
여름에 기력을 보충해 주고, 갈증을 해소하는 제호탕은 궁중에서 오랫동안 즐겨 마신 여름 음료다. 정성스럽게 좋은 약재로 만든 제호탕을 안 먹어 볼 수가 없다. 
사장님께 제호탕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드렸더니, "사도세자가 뒤주에 갇혔을 때 궁녀가 몰래 뒤주의 옹이 사이로 제호탕을 가져다 드렸다는 기록이 한중록에 있습니다. 그리고 정조임금이 수원 화성 축성 당시 무더운 여름날 힘들어하는 인부와 관리에게 척서단을 직접 제조하여 내렸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바로 척서단이 제호탕입니다. 배탈과 설사를 멎게 하고, 더위먹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답니다. 음료로 마실 때는 차지만, 속을 따뜻하게 하는 성분이라고나 할까요." 

정조대왕이 즐겨 드셨다는 '제호탕'을 아시나요?_2
정조대왕이 즐겨 드셨다는 '제호탕'을 아시나요?_2
 
제호탕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매육·사인·백단향·초과 등을 곱게 가루로 만들어 꿀에 버무려 중탕으로 걸죽하게 끓인다. 12시간 이상 정성을 다해서 젤 상태로 만드는데 이를 냉수에 타서 먹는 음료가 바로 제호탕이다. 들어가는 재료도 특별하고, 만드는 과정도 정성스럽다. 

특히 제호탕에 들어가는 오매육은 매실을 짚불연기에 그슬려서 만든 것인데, 소화기에 좋다고 한다. 설사나 배탈 등 소화기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건강 식품이다. 여름이 시작될 무렵이면 궁중 약국인 내의원에서 제호탕을 만들어 신하들에게 돌렸다. 얼마나 귀한 음료였는지 제호탕 한 사발 얻어 마신 신하들은 벼슬의 높고 낮음을 떠나 하나같이 임금님의 바다와 같은 은혜에 감격했다고 한다. 

제호탕은 마시면 '정신이 상쾌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는 뜻의 이름으로 매실을 주요 원료로 만든다. 고품격의 매실차로 생각하면 된다. 임금이 고위급 신하에게만 하사했다고 하니 얼마나 귀한 차였는지 알 수 있다. 
과연 제호탕의 맛은 어떠할까? 새콤달콤하면서도 한약의 쓴 맛은 나지 않는다. 수정과나 식혜 등의 음료보다 훨씬 고급스러운 맛이다. 매실향과 맛이 나는 듯하지만, 조금 다르다. 아이가 먹어도 좋을 정도로 맛도 좋다. 기력을 보충해 주는 음료라고 하니 여름에 자주 마시면 면역력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렇게 좋은 전통 음료를 왜 진작 몰랐을까? 특히 정조가 즐겨 마셨다고 할 정도로 문헌에서도 이야기하는데 상품으로 개발되지 않았다는 점이 아쉽다. 

정조대왕이 즐겨 드셨다는 '제호탕'을 아시나요?_3
정조대왕이 즐겨 드셨다는 '제호탕'을 아시나요?_3
 
"일요일에 화성행궁 내에서 제호탕 시음회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모르기 때문에 알리는 목적이죠. 수원을 대표하는 음료로 많이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저희 가게에서는 '사도세자의 눈물' 이라는 이름을 지어 메뉴를 내놓았는데 사람들에게 반응이 좋습니다." 

전통찻집 사장님은 제호탕이 생각보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과거 제약회사에서 제품으로 상용화하려고 하였는데, 유통기한도 길지 않은 데다가 타산이 맞지 않아 무산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사도세자, 정조대왕이 먹었다는 스토리가 가미된 수원을 대표하는 상품이 된다면 좋겠다고 전한다. 살얼음이 띄워진 커다란 사발에 담겨진 제호탕을 마시니 더위가 가시는 듯하다.
김소라님의 네임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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