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천변에서 만난 화성의 밤 풍경, 황홀하다!
2015-05-28 11:08:36최종 업데이트 : 2015-05-28 11:08:36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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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이다. 목가적이다. 이맘때의 자연이 가장 그렇다. 언제 연초록 여름이 여기까지 왔을까. 한여름 한적한 시골 풍경같은 푸근함과 정겨움을 폴폴 내뿜는 수원천변 이야기다. 수원천변에서 만난 화성의 밤 풍경, 황홀하다!_1 수원천변에서 만난 화성의 밤 풍경, 황홀하다!_2 광교산에서 발원한 물이 수원시내 중심가를 관통하여 황구지천으로 흘러가는 수원천(水原川). 그 물줄기 가운데 화성축성과 함께 백성들의 희노애락을 지켜봤던 화홍문과 남수문은 220여년이 흐른 지금에도 여전히 수원시민들의 중심 생활공간이다. 시간을 거슬러 정조 시대를 생각하며 물길을 본다. 지난 봄 가뭄으로 바짝 말라있던 물줄기가 제법 거세게 흐른다. 어스름 속에서 끊임없이 물고기들이 튀어 오르고 유영을 반복한다. 문예 르네상스를 펼치며 백성이 부유하고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정조대왕의 꿈이 그곳, 수원천에 투영되었음이리라. 여민동락(與民同樂), 정조의 마음이 담긴 곳답게 자연하천 수원천변은 아무 때나 들러도 좋을 탁월한 공간이다. 착한 백성이 되어 가다 쉬다를 반복하며 수원화성 관광의 백미로 통하는 화홍문(북수문)으로 향한다. 다년간 시민들이 공동으로 단장한 천변 설치미술과 자연 풍경을 감상하다보니 어느새 방화수류정과 화홍문이 보인다. 붉고 노란 불빛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자태를 뽐낸다. 화홍문 앞에선 노랑꽃창포가 객을 맞아들인다. 그 단아함 앞에서 중년의 남성이 달콤한 백일몽에 빠진 것일까. 한참동안 바위에 앉아있다. 수원화성의 미학을 그는 알고 있었던 것일까. 수원천이 성곽을 관통하는 화홍문과 전망 좋은 자리에 위치한 방화수류정과 성곽의 미려함까지 두루 관망할 수 있는 그곳의 참 풍광을 어찌 알았을까. 수원천변에서 만난 화성의 밤 풍경, 황홀하다!_3 수문(水門)을 통해 용연으로 향한다. 성 밖을 먼저 관람하고 다시 암문(暗門)으로 들어가 성안으로 돌기 위함이다.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북수문을 끼고 징검다리를 건너기 전 바라본 성벽에서 서광이 비친다.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있는 오래된 성돌 하나하나가 아름다움을 넘어 외경(畏敬)스럽다. 묵직한 무게는 듬직하고, 단단히 꽉 아문 교차 돌은 정교하고 안정감이 넘친다. 방금 성벽의 미에 반했건만 용연에 비친 방화수류정의 야경은 요즘말로 '미친 존재감'을 보인다. 세 그루의 소나무와 동북각루라 불리는 방화수류정이 반달과 함께 연못에 푹 잠겼다. 당나라 시인 이백의 장진주(將進酒)가 생각날 정도로, 못의 그림자는 인상적이다. 다만 구름 때문에 오렌지 빛 노을이 일순 회색으로 변해있는 것이 불만이라면 불만이다. 수원천변에서 만난 화성의 밤 풍경, 황홀하다!_4 내친김에 정교하게 빛나는 방화수류정 각루에 오르기로 한다. 조형미는 물론이요 최고의 위치에서 성곽을 탐미하기에 최상인 걸작품이 맞다. 신발을 가지런히 벗고 올라가니 사람들이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앉아있다. 한쪽 귀퉁이를 찾아가 사방을 조망하는데, 시원한 솔바람이 손등과 얼굴을 만진다. 기분 좋은 밤이라고 속삭이듯! 많은 사람들이 '수원화성은 낮보다 밤이 더 아름답다'라고 말하는데 오늘 새삼 그 찬란함에 감동한다. 분명 모든 것이 사람들의 손에 의해, 계획아래 만들어졌지만 달빛아래 성곽을 걸어본 이라면 '수원화성은 분명 신의 손길이 닿았을 것이야'라고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움이 넘친다. '수원화성에 사는 행복이다'라며 새삼 감사하며 다시 성곽을 따라 장안문으로 향한다. 적대를 따라가는 성곽의 곡선미를 보기 위함이다. 아, 그런데 조선시대 화성을 지키던 장용영 무사의 후예들을 꿈결인듯 만났다. 그것도 아주 친한 이들을... 그래 오늘은 여기까지다! 그들과 한잔 또 한잔하다 다시 취했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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