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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서호'에 가면 오늘도 힘이 솟는다
2015-05-28 14:50:11최종 업데이트 : 2015-05-28 14:50:11 작성자 : 시민기자   공석남

'생명의 서호'에 가면 오늘도 힘이 솟는다_1
'생명의 서호'에 가면 오늘도 힘이 솟는다_1

아침 시간 서호를 걸어보면 유쾌한 음악소리로 발걸음이 가볍다. 이슬 머금고 고개 내민 풀잎들도 더욱 영롱한 빛이다. 
사람만 음악을 듣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시커먼 날개를 펴며 나는 가마우지도 깃을 펼치고, 작은 참새도 질세라 가지 사이를 들고 난다. 물속에서 올라오는 팔뚝만한 잉어는 기세도 좋게 얼굴을 내밀고 물위 세상을 본다. 하늘 아래 물이 있고 우거진 숲이 주는 자연의 힘이다. 저마다 건강함을 드러내는 모습이 보기 좋다. 

서호 광장에는 부지런한 사람들이 아침마다 음악과 함께 활발한 몸짓으로 보는 이들의 기운을 돋운다. 보는 눈도 몸도 즐거운데 하는 몸짓은 얼마나 신이 날까. 쿵쾅쿵쾅 울리는 장단만큼 신바람과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 모습이다. 
힘 오른 팔에서, 땀 흐른 얼굴과 목덜미에서 젊음이 묻어난다. 그리고 열정과 희망을 담은 발길이 힘차다. 두 날개를 쫙 펴고 물길을 가르는 가마우지의 날개만큼 기상하는 서호의 또 하나의 에어로빅 팀이다. 활력이 넘치는 곳이고 건강을 선물 받는 곳이다.

걷는 것만으로도 건강할 수 있다는 의사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걸어보면 안다. 얼마나 걷는 것이 좋은 운동이며 자신에게 좋은지를. 온몸 운동이며 제일 쉽게 접할 수 있는 평상의 법칙이다. 조금만 시간을 내어 이 좋은 서호의 둘레길을 걸어보면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든다. 물은 낯선 곳을 돌고 돌면서 관계의 숲과 인연을 맺는다. 나는 새들을 보면 내 깃을 펼쳐보고 싶은 충동도 느낀다. 자연이 내게 주는 은덕이다. 

울타리를 기어오르며 피어올린 장미와 찔레에서 생명의 기운을 받고 걷는다. 있는 힘을 다해 한 송이의 꽃으로 피어나기 위한 장미의 붉은 입술을 본다.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를 생각하는 시간이다. 제 몸의 색을 내기 위한 끝없는 투쟁은 온몸을 던져서 얻은 보람일 게다. 하나를 얻기 위해서 한 길만을 걸은 장미의 삶이다. 왔던 길을 문득 돌아보게 한다. 

식물도 저토록 자기 길을 마다하지 않고 열정으로 계절을 맞고 보내는 일에 주저함이 없다. 그 안에는 고통도 아픔도 있었다. 모진 추위도 이겨야 하고 벌레와의 전쟁도 견디며 오늘에 이른 장미다. 활짝 핀 마음처럼 화사한 얼굴을 내밀었다. 뭔가를 위해서 도전한 장미의 정신이 아침 햇살을 받아 빛나고 있다. 생명이 주는 메시지다.

서호엔  달리기를 하는 시민이 많다. 젊고 건강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일 게다.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언제나 서호는 만원이다. 뛰고 달리고 걸으며 나를 단련하는 사람들이다. 개중엔 자전거도 타고 씽씽 달리는가 하면 강아지와 달리는 이도 있다. 
그런데 짧은 다리를 가진 말티즈는  사력을 다해 주인을 따라가지만 쉬지 않는다. 주인은 그보다 몇 배 긴 다리지만 쫓아가지 못한다. 오히려 가다 돌아보는 것이 강아지다. 주객이 전도된 이 모습에서 주인이 헉헉거리며 웃는다. 하지만 그 짧은 다리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강아지도 다리로 걷고, 사람도 다리로 걷는다. 강아지는 저만큼 걷지 않은 주인을 걱정하는 모습이다. 꼭 맞는 쪼끼를 입고 눈을 찡긋하던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생명의 서호'에 가면 오늘도 힘이 솟는다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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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서호'에 가면 오늘도 힘이 솟는다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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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지 않고 움직이는 것만큼 날렵한 것은 없다. 서호에 날아드는 각종 새들도 자는 시간 외엔  언제나 움직일 게다. 날고 걷고 어느 땐 저희끼리 물장구를 친다. 
가만히 수면을 바라보면 새들의 물장난 사이로 튀어오르는 겁 없는 잉어도 만난다. 그곳에는 항상 셔터를 작동하고 있는 카메라맨이 숨어 지켜본다. 어느 순간을 잡느냐에 따라 사진의 격이 높아지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지켜보는 사람들도 즐거운 순간이다. 건강한 새들과 물고기의 몸놀림 또한 사람들의 시름을 잊는다. 

지난 봄 유치원 아이들의 달리기 모습이 참 예뻐서 담아봤다. 선생님을 따라 두 주먹을 쥐고 달리는 아이들은 병아리 떼와 같았다. 어미닭이 품고 있다가 일어서면 졸졸 따라가 울타리 가에나 혹은 냇가에 옹기종기 먹이를 좇던 모습처럼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언제 그런 때가 있었던가할 만큼 아득한 것 같은 세월의 뒤안길을 생각했다. 풀들이 그렇게 봄을 거쳐 겨울이란 숙면의 계절로 몸을 감추며 순환의 바퀴를 돌리는 순간, 사람들도 그런 순리의 변화에 따라 세월에 몸 맡기고 삶을 지고 왔다. 그래서일까 항상 봄이란 계절은 참으로 신비하게 맞는다. 아기의 탄생이 그렇듯이.

서호에 나오면 힘이 생긴다. 일상에서 막혀있던 생각도 술술 풀린다. 감춰두었던 비밀스런 이야기도 궁시랑 거리며 나오는 곳이다. 발상의 장소이며 각종 생명이 숨 쉬는 곳이다. 조금만 마음을 돌리고 일찍 일어나 보면 세상이 달리 보인다. 나만의 세계를 쉽게 만날 수 있고, 수원에서 손꼽히는 쾌적한 시민생활의 활력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생명의 서호'에 가면 오늘도 힘이 솟는다_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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