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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오성지, 과연 제 기능을 할 수 있을까
미복원 시설 안내판 세우자
2015-06-04 14:10:34최종 업데이트 : 2015-06-04 14:10:34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답사하다보면 건축물의 아름다움에 탄성을 지를 때도 있고, 지형지물을 절묘하게 이용해 세운 시설물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질 때도 있다. 북동포루(北東砲樓), 북서포루(北西砲樓)는 성 밖은 우진각, 성 안은 맞배지붕으로 독특한 지붕양식을 볼 수 있고, 방화수류정에 올라보면 사방으로 탁 트인 장쾌한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서북공심돈(西北空心墩), 동북공심돈(東北空心墩)이라는 특이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만날 수도 있고, 팔달산 남쪽의 중요한 시설물인 용도(甬道)를 통해 한적한 길을 걸을 수도 있다. 

그런데 수원화성을 구성하고 있는 건축물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약간 이상해 보이는 것도 있고, 설계의 오류나 구조상 잘못돼 보이는 것도 있다. '화성성역의궤'를 통해 확인해 봐도 의심이 풀리지는 않는다. 

수원화성 오성지, 과연 제 기능을 할 수 있을까_1
장안문 옹성에 있는 오성지

수원화성 오성지, 과연 제 기능을 할 수 있을까_2
옹성 홍예문

장안문의 북옹성 홍예문 상부에는 오성지(五星池)라고 불리는 구멍이 5개 뚫린 시설을 설치하였다. 이것은 적이 성문에 불을 질러 파괴하는 공격에 대비하여 이 구멍으로 물을 쏟아 부어 성문을 보호하고 적의 공격을 저지시킬 목적으로 설치된 것이며, 다른 성에서는 볼 수 없는 독창적인 것이지만 오성지가 화공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옹성 밖에서 봤을 때 약 두께 1미터의 홍예 안쪽에 문이 있고, 문은 철엽으로 덮여있다. 오성지는 홍예위에 설치되어 있어 물을 부어도 홍예문이 아닌 옹성 밖으로 떨어지는 구조다. 

물이 옹성 벽을 타고 내린다고 해도 오차는 1미터에 이른다. 팔달문, 동암문, 북암문, 서남암문 홍예 위에도 오성지가 설치되어 있지만 장안문과 같은 구조로 되어있다. 화성축성 이후에 정약용이 오성지를 보고는 설계대로 시공하지 않아 실효성이 없게 되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당시 공사를 담담했던 사람들이 오성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잘못 시공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수원화성 오성지, 과연 제 기능을 할 수 있을까_3
옹성 안에서 본 모습

수원화성 오성지, 과연 제 기능을 할 수 있을까_4
옹성의 안쪽 모습

수원화성 4대문에는 성문을 방어하는 중요한 시설로 옹성을 갖추고 있다. 옹성 바깥쪽에는 현안을 뚫었고, 옹성 위 여장에는 원총안과 근총안을 설치했다. 그런데 모든 방향이 성 밖을 향하고 있어 적이 일단 옹성 안으로 들어오면, 독안에 든 쥐가 아니라 아예 공격을 할 수 없는 구조이다. 옹성의 위력을 반감시키는 설계상의 오류일까 아니면 강한 자신감일까? 정약용 선생께서 뭐라 하실지 궁금하다.

북쪽 수문인 화홍문 앞 좌우에는 이무기 석조각이 있다. '화성성역의궤'에도 이무기라고는 하는데 마치 해태처럼 생긴 동물 석조각이며, 각각 바라보는 방향도 약간 틀어져 있다. 이무기 석조각에 대한 설명이 없어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 

미복원 시설 안내판 세우자

북은구는 1975년 화성 복원 공사 당시 유구가 확인되었으나 개천이 이미 매립되어 복원 공사에서 제외되었다. '수원성 복원 정화지'의 조사 기록에는 '상북지는 완전히 유실되었고, 하북지 일부가 남아 있어 복원이 가능하였으나 이미 주택가가 들어서 있어 화성 복원 공사 때 제외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런 기록과 '화성성역의궤'의 화성전도를 보면 미복원 시설의 정확한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미복원 시설을 언제 복원할지는 모르겠지만, 그 전에 원래 위치에 시설물에 대한 안내판 설치가 필요하다. 시설물의 용도를 밝히고 복원계획이 있으면 그것도 밝히면 좋을 것이다. 수원시미술전시관 앞에 있는 '영화정터' 안내판이 좋은 예이다.

수원화성 시설물 중에서 복원되지 않은 시설물은 남수문에서 팔달문 사이에 있던 남공심돈(南空心墩), 남암문(南暗門), 남동적대(南東敵臺)가 있고, 팔달문에서 팔달산 방향으로 남서적대(南西敵臺), 그외에 중포사(中鋪舍), 북은구, 남은구, 북지, 남지, 동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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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오성지, 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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