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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수동 청보리밭 사이길 걸어보셨나요?
2015-06-12 17:25:05최종 업데이트 : 2015-06-12 17:25:0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무더위가 계속 이어지다보니 주위에 보이는 나무와 꽃들이 메말라가는 안타까운 모습이 자꾸 눈에 밟힌다. 집 앞 공원에도 가뭄에 애가 타들어 가는 많은 나무들을 위해 물을 뿜어내기 위한 배수 차 두 대가 열심히 나무들을 향해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고 있다. 이 넓은 공원 곳곳에 목말라 있는 나무들의 갈증을 조금이나마 가셔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켜보기도 했다.

그런 모양새를 보다가 갑자기 마음이 바빠졌다. 올해 텃밭을 분양받아 상추, 고구마 치커리 감자 고추, 가지 오이 토마토 등 여러 작물을 심고 가꾸고 있는데 분명 텃밭에 있는 작물들도 애타게 물을 찾고 메말라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에 미치자 부지런히 텃밭이 있는 당수동 시민농장을 찾게 되었다.

바짝 마른 땅에는 땅 밑으로 뿌리를 내리고 알알이 맺혀야 하는 감자가 제 몸을 드러낸 채 푸르스름한 빛을 띠고 있고, 오이와 가지도 열매를 맺어 놓고는 제대로 크지를 못하고 오므라드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
첫 번째 모종을 심고서 다 말라버린 탓에 두 번째 모종을 심어 놓은 고구마도 아직까지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시들시들한 모습이다.

게으른 주인을 만나 고생을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자 미안한 마음이 한 구석을 차지해 버린다.
두 팔 걷어붙이고 나서 조리개를 찾아 물을 듬뿍 담아 맨 앞줄에 있는 옥수수에 물을 뿌리기 시작했고 시들어 가던 고구마가 제대로 뿌리 내려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정성껏 물을 주고 또 주고 만족할 만큼 흠뻑 뿌려주었다. 모든 작물에게 골고루 물을 주기 위해 열 번 넘게 물을 길어다 주다 보니 팔목이 좀 아프기는 했지만 텃밭 작물들의 갈증해소를 시킬 수만 있다면 이정도 수고야 즐거운 마음으로 감당할 수 있다.
물을 주고 난 뒤 바라본 텃밭의 작물들이 생기가 있어 보인다. 괜히 기분이 뿌듯하고 홀가분하다. 마음의 여유가 생기자 주변을 한 번 돌아보기로 했다.

당수동 청보리밭 사이길 걸어보셨나요?_1
청보리밭 사이길을 거닐어볼 수 있다.

당수동 청보리밭 사이길 걸어보셨나요?_2
연못에는 연꽃잎이 조성되어 있고 둘레에는 나무그네 의자가 있다.

입구를 들어서면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는 아름드리나무가 고맙게도 넓은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고, 그 아래 벤치에 앉아 살랑대는 바람에 몸을 맡긴 수많은 나뭇잎들의 몸짓이 흡사 화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도 해보며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느껴진다.
멀리서 바라보는 원두막은 여름날 가장 운치 있는 멋진 장소임에 틀림없다. 차가운 계곡물에 담가 놓은 수박 한 통을 잘라 원두막에 앉아 쓱쓱 싹싹 먹는 생각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잠시 더위가 가시는 듯하다.
이제 넓은 당수동 시민농장을 돌아보려면 운동화 끈부터 질끈 동여매고 둘러볼 마음의 준비를 갖추고 난 다음 발길을 옮겨보면 된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은 청보리밭이 어느새 누런 황금물결로 바뀌고 있는 풍경이다. 6월 말쯤에 보리 수확을 한다고 하니 이제 서서히 누렇게 변해가는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것은 없는 모양이다. 결실을 맺어 수확의 기쁨이 가까이 왔다는 생각만 했을 뿐인데 보리밭을 보면서 뿌듯함도 생긴다.
구경하는 사람들의 편의를 생각해서 보리 밭 사이 길을 만들어 놓았다. 보리를 밟을까 마음 졸이지 않고 편하게 사이 길로 걸어보며 쭉 둘러볼 수 있게 해 놓은 것이다. 도심에서 이렇게 보리밭을 배경삼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음이 정말 반갑기 그지없다.

보리밭 구경이 끝나면 연꽃잎이 무성한 연못을 만날 수 있다. 아직 연꽃은 피지 않았지만 초록의 넓은 연잎으로 인해 보는 눈이 시원해지고 연못 주위에 마련된 나무그네 의자는 인기 만점의 장소가 되었다. 가장 가까이서 연못의 연잎들을 보면서 다정한 대화를 나누기에는 더없이 좋은 곳이기도 하다.

당수동 청보리밭 사이길 걸어보셨나요?_3
유채꽃밭도 만날 수 있다.

당수동 청보리밭 사이길 걸어보셨나요?_4
포토존과 함께 메밀밭도 볼 수 있어요.

이곳을 지나치면 또다시 만나는 꽃밭이 있다. 샛노란 유채 꽃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유채 꽃밭 앞에 아치다리를 연상시키듯 꾸며 놓은 유채 꽃밭 포토 존이다. 사진을 찍기 위해 아무 곳에나 들어가서 꽃들을 밟고 으깨어 놓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포토 존을 예쁘게 꾸며 놓으니 그런 걱정은 줄어들 듯하다.
엄마 아빠와 함께 온 여자아이는 꽃밭마다 예쁜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느라 연신 이곳저곳 바쁘게 움직이며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곳을 지나자 또다시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있다. 소금을 뿌려놓았다는 표현에 맞게 하얀 메밀밭이 펼쳐져있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멋지게 사진 한 장 남겨봐야지, 어떻게 포즈를 취할까?'였다. 눈앞에 펼쳐진 멋진 배경 앞에서 당연히 든 생각인지도 모르겠다.
이곳 또한 액자 모양을 갖춘 포토 존이 형성되어 있어 사진을 찍으면 제대로 된 작품사진 하나 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6월25일까지 청 보리밭 사이 길을 개방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수원시 농업기술센터에서 정성을 들여 만들고 관리한 만큼 도심 속 가까운 곳에서 마음의 여유를 느끼며 추억을 공유하는 장소로 이용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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