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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광교산 정상 '시루봉'에 오르다
10월은 단풍의 계절, 매력 넘치는 광교산
2023-10-05 10:32:41최종 업데이트 : 2023-10-05 17:32:49 작성자 : 시민기자   진성숙

노루목에서 시루봉 가는 길

광교산 내 노루목에서 시루봉 가는 길


가을을 맞아 수원에 위치한 광교산으로 향했다. 큰 산은 늘 너른 품을 벌려 어서 오라는 듯이 반갑게 맞아준다. 이날은 여러 코스 중 13번 버스 종점에서 올랐다. 단골로 주차하는 곳에 안전하게 주차하고 뭐 잊은 것은 없나 배낭을 챙겨 걸음을 나섰다. 
 

평소 절터 약수터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이날은 컨디션이 좋아 새밭까지 가기로 마음 먹었다. 등산 안내소를 지나 널찍한 도로를 걷는데 오른쪽으로 콸콸콸 흐르는 물소리가 반갑다. 이쪽 등산길은 계곡이 너무 좋고 아름다워 자주 찾는 곳이다. 사실 그 전날까지도 가을답지 않은 굵은 비가 꽤 많이 왔었다. 그래서 계곡 물 흐르는 정경이 시원스럽다.

비가 온 다음날 숲 정경은 얼마나 신비로운가. 풀잎마다 영롱한 이슬방울을 매달고 싱그러움과 청량감을 한껏 뿜어낸다.
 

광교산 초입 맨발걷기 자갈밭

광교산 초입 맨발걷기 자갈밭을 걷는다


이내 왼편으로 맨발로 걷기 좋은 예쁜 자갈길이 나타났다. 신발과 양말을 벗어 배낭주머니에 넣은 뒤 맨발로 따사로운 햇볕을 쬐며 걸음을 재촉했다. 처음 맨발걷기를 행한 곳도 지난 5월 광교산이었으니 이곳이 각별하게 느껴진다. 하늘은 그림같이 파란 도화지를 보여주고 어느새 나무들은 잎을 떨굴 준비가 되어있는 것 같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형기의 시 '낙화'에서처럼  가야 할 때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정녕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뭇잎 또한 그러한 것이다. 그래서 그토록 단풍은 아름다운가 보다.
 

절터약수터 가는 길 사방댐

절터약수터 가는 길 사방댐


조금 더 걸으니 사방댐이 나타났다. 사진으로 보면 '반영'을 찍을 만치 주위 풍경이 물에 반사되어 그럴듯하게 멋이 있다. 조금 더 걸으니 왼편으로 다리가 나타났다. 다리를 건너면 절터 약수터 가는 길이고 오른 편으로 가면 토끼재로 가는 길이다. 저만치 아담한 팔각정을 바라보며 다리를 건넜다. 

산림치유 때 여럿이 어울려 저기서 게임도 하고 가방장식용 고리도 만든 기억이 났다. 


광교산에서 만났던 등산객들이 불현듯 생각났다. 지난해 봄, 광교산에 처음 왔을 때 경기대입구에서 호수 풍경에 반해 정처없이 약 2km를 걸었다. 그제야 '아! 내가 산에 오르려고 왔지' 정신이 들어 등산로를 찾았다. 그때 배낭을 메고 앞서가는 두 명의 여성들을 발견했고, 이들을 따라갔다. 
 

나중에 그곳이 문암골 입구란 것을 알았다. 이들과 한 두마디 이야기를 나누며 백년수로 오르는 길을 걸었다. 산을 씩씩하게 오르는 이들의 나이는 80세, 82세였다. 나이를 듣고 놀라자 "새댁도 열심히 다니면 우리처럼 돼"라고 말했던 그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필자는 산에 기운차게 잘 오른다기보다는, 지구력 있게 쉬엄쉬엄 가는 편이다. 그래서 벤치에 자주 앉아 쉬는 편이다. 그래야 산의 생김새도 자세히 볼 수 있고 청량한 새소리도 주의 깊게 들을 수 있다. 산사랑에 빠진 나만큼이나 남편도 산을 무척 좋아해서 다행이다.
 

시민들의 사랑받는 절터약수터

시민들의 사랑받는 절터약수터


절터 약수터에는 긴 벤치와 운동기구가 있다. 무엇보다 시원스레 약수가 쏟아지니 청량감이 느껴졌다.
이곳을 방문한 시민들도 한결 여유 있는 모습이다. 한참 쉰 다음 억새밭까지 올랐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힘들 땐 자꾸 옛 시조구절이 생각난다. 억새밭까지 길이는 400미터지만 매우 가파른 길이다. 길 위엔 어느덧 도토리가 많았다. 
 

산을 무척 좋아하는 필자부부

추석 이튿날 30일에도  산을 찾은 필자부부. 청계산


억새밭에 드디어 다다랐다. 벤치에 앉아 산 중턱에서 쉬다 보니 조금 더 올라가고 싶어졌다. 가다 보니 노루목을 거쳐 시루봉 정상(582m)을 올랐다. 그것도 맨발로 말이다.
맨발로 산에 오른다는 것은 참 매력 있는 일이다. 그래서 지금 온 나라가 맨발 열풍인가 보다. 몸의 신진대사가 원활해지고, 무엇보다 매일 숙면을 취하다 보니 직접적으로 그 효과를 느낀다.  

 

광교산(光敎山)은 경기도 수원시와 용인시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최고봉인 시루봉(582m)을 중심으로 백운산(566m), 바라산(428m), 우담산(425m), 청계산(618m)으로 연결된다.

 

박재삼 시인의 시비

박재삼 시인의 시


한편, 광교산은 수원천의 발원지이자 용인 탄천의 발원지 중에 한 곳이기도 하다. 수원에서는 북쪽, 용인에서는 서북쪽에 위치하면서 북쪽에서 불어오는 겨울의 찬 바람을 막아주고 있다. 풍수지리에서 바람을 가두고 물을 얻게 한다는 장풍득수(藏風得水)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광교산은 시가지를 안고 있는 수원의 주산으로 원래 이름은 광악산이었으나 고려 태조 왕건이 광교산으로 명명했다고 전해진다.
 

광교산은 코스가 10여 개에 이르고 능선이 완만하며 바위가 많이 없고 흙으로 된 산이면서 계단이 많은 편이다. 면적이 12,179ha이니 무려 3,684만평에 달하는 것이다.
 

필자가 '수원의 명산, 덕성산을 아시나요?'를 쓰면서 면적을 조사할 때 덕성산을 크게는 광교산으로 속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팔달산은 수원행궁이 속해 있어서 산이 아니고 공원으로 분류된다고 한다.
 

광교산은 초보 등산가부터 청계산을 이어 나가는 12~18시간 코스의 장거리 등산코스도 있어 베테랑 산악인한테도 인기가 좋은 산이다. 필자는 내려올 땐 등산화를 신고 내려왔다.

작년 임진왜란을 다룬 영화 '한산'에 보면 일본장수들끼리 하는 대사중 "용인의 광교산" 대사가 들렸다. 아마 그 이후 수원으로 편입되었나보다. 지금도 일부는 용인에 걸쳐있기도 하다.

광교산 정상

광교산 정상


이날 등산로에서 만난 수원시민, 정옥연 씨는 "전에는 덕성산을 거쳐 통신대까지 가봤다면서 산은 여러번 찾아도 질리지 않고 산을 찾는 기쁨을 만끽하게 해준다"라고 예찬했다. 또 다른 시민은 "바쁘고 답답한 일상을 살다가도 산에 오면 스트레스가 해소되면서 호연지기가 생긴다면서 평소에도 자주 산을 찾는다."라고 전했다. 

 

10월은 단풍의 계절, 이제 이번 주말부터 설악산 한계령 쪽부터 울긋불긋 단풍이 시작될 것이다.
산을 천천히 오르다 보면 광교산 정상 '시루봉'까지 수월하게 다다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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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산, 단풍, 수원 가볼만 한곳, 진성숙, 시루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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