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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행은 수원 호매실동 칠보산의 '매실길'로
농촌 풍경속에서 여행온 듯 호젓한 기분
2023-10-17 15:33:21최종 업데이트 : 2023-10-17 15:33:18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가을의 풍경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금곡동 일대

가을의 풍경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금곡동 일대


수원에서 가장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어딜까. 도심 속 농촌 풍경이 살아있는 호매실동과 금곡동 및 당수동 일대는 아직까지 시골같다. 하지만 매년 아파트가 새롭게 지어지고, 도시화되면서 옛 모습이 사라지려고 한다. 그럼에도 가을 여행지로, 농촌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칠보산 일대만한 곳은 없다. 가을을 느끼기 좋은 칠보산 매실길을 걸으며 누렇게 익어가는 가을 들녘의 벼를 바라보았다.

칠보산은 산세가 험하지 않고 유연하여 여성스러운 산처럼 여겨지고, 노인부터 어린이까지 저당히 산행하기 적합한 산이다. 아직까지 농사를 짓는 토박이들이 마을을 지키고 있다. 

매실길을 걷는 가을날

매실길을 걷는 가을날


칠보산은 수원의 서쪽에 위치한 해발고도 239m의 야트막한 산이다. 안산시·화성시와 경계를 이룬다. 『수원지명총람』에 원래 칠보산은 산삼·맷돌·잣나무·황금 수탉·호랑이·절·장사·금 등 8가지 보물이 있다고 해서 팔보산(八寶山)이라 불렸고, 한 장사꾼이 황금 수탉을 가져가 버려 '칠보산 '으로 되었다는 유래가 수록되어 있다. 마을 어귀의 평화로운 농촌의 풍경을 보면 대도시라고 생각하지 못할 것 같다. 

맨발걷기해도 좋은 곳, 칠보산 매실길을 맨발로 걷다

맨발걷기해도 좋은 곳, 칠보산 매실길을 맨발로 걷다


구조화되고 정형화된 인공적인 공간보다 자연 속에서 인간은 더 많은 것을 느끼고 편안해한다.
아무리 좋은 현대적 시설물이 들어선다고 할지라도 자연만큼 위대한 스승은 없다. 일부러 무언가를 가르치지 않아도 오감으로 경험하는 모든 것이 배움이 된다. 돌을 만지고, 흙을 만지며 나무와 바람을 느끼는 시간 속에서 건강해진다. 최근 칠보산 입구에 있는 '산울림공원'에서 맨발걷기를 자주 하는데 가을 산책을 길게 떠나고 싶어 매실길을 걸어 보기로 한다. 

시골 풍경, 가을의 들녘

시골 풍경, 가을의 들녘


수원의 팔색길 중 '매실길'의 코스에 해당하는 구간을 일부 걸었다. 산울림공원에서 매실길 이정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흙길을 걸으면서 기분이 편안해지고, 젖소 농장이나 농가들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추수를 하기 전의 황금빛 고개 숙인 벼를 보면서 가을을 만끽했다. 멀리 아파트가 보이지 않으면 어느 한적한 시골의 풍경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걸을 수 있었다. 칠보산 여가녹지 구간으로 이어지는데 간이화장실과 칠보산 약수터를 만날 수 있었다. 칠보약수 한 모금 빼놓을 수 없었다. 원래 칠보산은 수량이 풍부하고 물을 머금은 습지 땅이어서 일대는 자연적으로 농사가 잘 되는 곳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점점 도시화 되고, 칠보산 코앞까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계곡물은 거의 말라버렸다. 그나마 약수를 마실 수 있는 것이 다행이다. 

칠보산 '무학사' 에는 동굴절이 있다

칠보산 '무학사' 에는 동굴절이 있다


다시금 칠보산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서 산책하듯이 산길을 걸었다. 내려오는 길 칠보산 동굴절로 유명한 '무학사'도 들러보았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 채굴을 하던 광산이었는데 후에 혜성 스님이 기도하기 위해 기도처로 만들었다고 한다. 20마리 넘는 고양이가 무학사에서 기거하고 있었다. 1969년 출가한 혜성스님이 창건한 무학사는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한 멋이 있었다. 

매실길을 걷는 동안 오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없을 정도로 한적했다. 앞으로 당수지구 아파트가 들어서면 풍경이 달라질 것이다. 도시와 농촌, 숲과 산과 평지를 함께 만나는 호젓한 구간의 길이 인상적이었다. 심신이 편안하고, 호흡이 자연스러워지면서 자연과 하나되는 시간이었다. 

일제시대 광산으로 이용되었던 '동굴절'

일제시대 광산으로 이용되었던 '동굴절'


'갈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라는 말이 있다. 어딘지 알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직접 걸어 보고, 내 눈으로 바라볼 때 그곳이 내 안으로 들어온다. 걷는 것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닌 쉼이다. 가만히 걸으면서 평온함과 휴식을 느낀다. 일부러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길을 따라 걷는 시간적인 여유가 일상에서 필요하다. 칠보산 일대의 매실길을 걸으며 과거의 향수를 느끼게 되며, 머나먼 시간 여행을 떠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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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길, 호매실동, 칠보산, 김소라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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