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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열차’타고 시간여행 떠나 보실까요?
2014-11-21 10:59:15최종 업데이트 : 2014-11-21 10:59:15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낡고 볼품없던 콘크리드 건물과 벽면에 채색이 더해지고, 음산하던 골목길엔 시와 사진이 걸리면서 정겹고 환하게 변모했다. 풍상(風霜)의 흔적이 드러나지만 저마다 새로운 옷을 걸치곤 개성이 있는 자태를 드러낸다. 더불어 쓰레기를 끌어 안고 살던 자투리 공간엔 꽃과 나무가 심어졌다. 수원화성 원도심의 풍경이야기다.

오늘은 특별한 경로를 따라 수원화성투어에 나선다. 성곽을 따라 걷는 화성 길 투어에서 주말은 물론이요 평일에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있는 화성열차를 타고 시간여행을 떠난다. 
수원시민이지만 객관적 관광객의 입장에서 바로 보기로 한다. 세계문화유산이란 자만심에 겉만 반지르르 닦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수원화성 투어길이 진정 자랑할 만한지, 혹 개선될 부분은 없는지 민낯을 대하듯 솔직하게 대면하기로 한다. 

'수원화성열차'타고 시간여행 떠나 보실까요?_1
'수원화성열차'타고 시간여행 떠나 보실까요?_1

백성의 풍요로운 살림, 천하의 기본

먼저 오늘날 120만 인구로 광역급 도시로 우뚝 서기까지 수원의 위상을 조망할 수 있는 토대의 전시를 만난다. 그 위상, 경제적 토대가 되었던 조선후기 정조의 '농업정책'이 한자리에 모아졌다. 
지난 10월 말부터 정조 시대 농업개혁의 전반사와 함께 우리나라 농업의 역사를 꿰뚫는 전시회가 '정조시대 농업개혁의 산실' 이란 주제로 화성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올해는 화성축성이 시작된 지 220년이 되는 해이다. 정조는 신도시 건설을 통해 그의 꿈을 실현하고자 했다. 기존의 한양과는 별도로 수원화성을 축성해 양경체제로서 힘의 균형을 잡고 나라를 다스리고자 했다. 힘은 결국 경제에서 나오는 법, 수원에 국영농장인 둔전이 만들어지고, 그에 따른 수리시설이 조성된 이유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농업개혁 및 연구 중심지로서 농촌진흥청, 권업모범장, 농림학교가 세워진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려주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사료들이 즐비하다. 
기획전엔 이외도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만난 적이 있는 조선의 농서(農書)들도 다수 나와 있어 교육적인 효과를 톡톡히 전한다.

창룡대로 골목길, 매화꽃이 지천으로 피었네!

화성열차타기에 앞서 만나본 수원의 농업정책, 타(他)지역민들에게 당당히 어깨를 펴고 나설 수 있겠다. 정조를 왜 세종대왕과 함께 '대왕'의 반열에 내세웠는지 알겠다. 새로운 나라를 위해 국정운영방침으로 '민산(民産), 인재, 융정(戎政), 재용(財用)'  4대 정책을 천명했다. 이 모든 것을 실현하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정조는 수원화성을 건설해 정책에 투영하고자 했다.

정조대왕의 이상향(理想鄕) 수원화성, 그 중심지였던 화성의 동쪽 문 창룡문을 향해 몸을 돌린다. 축만제, 만석거, 둔전 등 농업개혁을 위해 설치된 화성의 시설물들을 생각하며 화성열차 정류장으로 향하는데, 창룡대로 73-1~18이라 쓴 팻말과 함께 골목마다 새겨진 벽화를 만나며 눈이 번쩍 뜨인다. 

'수원화성열차'타고 시간여행 떠나 보실까요?_2
'수원화성열차'타고 시간여행 떠나 보실까요?_2

본디 이곳은 원도심으로 개발이 제한된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꼼꼼히 살펴보니 2~3년 전부터 최근까지 새겨진 그림들이 하나같이 사랑스럽고 품위도 있다. 동심을 불러오는 동화의 주인공이, 사군자중 하나인 매화의 고고함이, 자투리 땅 화단까지 어울리며 골목길에 대한 어릴 적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화성열차타고, 시간여행을

1천500원을 지불하고 화성열차표를 끊는다. 걸으며 관찰하는 재미와는 천양지차일 게다. 역시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성곽의 크고 작은 성돌, 시간을 머금은 역사가 맞물려 서로가 부둥켜 안고 있다. 200여년의 숨결이 느껴진다.  어느 코스에선 농염한 여인의 관능미를 풍긴다.

며칠 전 센바람에 아름다움을 자랑했던 화서문 억새군락이 거의 초토화 직전이다. 그럼에도 화려했던 어제를 보지 못한 관광객들은 환호하며 카메라와 스마트 폰에 저장한다. 아마도 최절정의 풍광을 봤다면 놀았을 것이 틀림없다. 
서장대로 오르는 회주도로마다 운동을 위해 나선 이들과 함께 출사한 사진사들과 조우한다.  수원화성의 사계절, 저마다의 매력을 뿜어내어 '아무 때, 아무 방향'으로 찍어대던지 모두 예술이다. 

행궁공방길, 유리도시 프로젝트

수원화성을 보호하는 신령을 모신 '성신사(城神祠)'로 들어선다. 올 한해 마지막까지 무탈하게 해 주시옵고, 내년에도 집집마다 풍요롭고, 건강하고, 화목하게 해 주십사 두 손 모아 기원한다. 
행궁 쪽 회주도로가 아닌 공방거리로 발길을 옮긴다. 언제 세워졌는지 모를,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정자가 아늑하니 왼편에 서있다. 가을 끝임을 알리는 노란 은행잎이 오솔길에 흩뿌려져 하산하는 이들을 안내하는 듯하다. 

'수원화성열차'타고 시간여행 떠나 보실까요?_4
'수원화성열차'타고 시간여행 떠나 보실까요?_4

행궁동 공방거리, 떡카페 단오에서 맞은편에 조성된 좁다란 골목길에 새로운 미술프로젝트가 전시 중이다. 한동안 물고기가 그려진 야간 등불 골목길로 인기를 끌었던 곳이다. '유리도시 프로젝트 2014'라고 이곳을 비롯해 종로청과물시장 외벽, 파시야, 사이다 윈도 갤러리, 림 아트갤러리, 로데오 갤러리 별관 등에 동시 진행 중이다. 
과거 낡은 건축물에 예술이 덧입혀지고 있다.

'수원화성열차'타고 시간여행 떠나 보실까요?_3
'수원화성열차'타고 시간여행 떠나 보실까요?_3

수원화성박물관~ 창룡대로 골목길 투어~ 화성열차 시승~ 행궁동 공방거리 투어를 끝낸 시각 오후 5시, 반나절이 훌쩍 흘러갔다. 
투어 전, 개선해야할 점이 무엇인지 등등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던 당초의 생각은 모두 사라지고 그저 즐거울 따름이었다. 아무렴, 수원화성은 보아도보아도 질리지 않고, 때마다 색다름으로 다가오는 문화유산이지 않은가. 
수원화성 시간여행에 하루가 저문다. 내일 또 다른 모습으로 다가올 화성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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