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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지천 허수아비 아련한 추억 떠올라
2014-11-22 23:22:05최종 업데이트 : 2014-11-22 23:22:05 작성자 : 시민기자   박종일

절기상 오늘은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小雪)'엔 눈 대신 비가 축적추적 내렸다. 
주말아침 즐기는 운동을 비로 인해 취소할 수 없다. 차량을 이용해 수원의 4대 하천중의 한곳인 황구지천을 찾았다.
황구지천은 상류인 의왕시의 왕송저수지부터 시작되어 수원시 권선구 당수동, 금곡동 등을 거쳐 화성시 태안읍과 정남면 등으로 이어지며 흐르는 하천이다.

이른 아침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요란하게 기자를 맞이해 주었다. 그 사람들은 다름 아닌 '허수아비'다.
이 허수아비들은 지난 11월 14일 전통문화발전 및 녹색환경 조성을 위한 '제5회 평동 허수아비 축제 한마당'에서 설치된 것이다.

황구지천 허수아비 아련한 추억 떠올라_1
황구지천 허수아비 아련한 추억 떠올라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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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지천 허수아비 아련한 추억 떠올라_2
황구지천 허수아비 아련한 추억 떠올라_2

황구지천 다양한 허수아비가 즐비

황구지천 오목천교부터 설치되어 있는 허수아비를 보는 순간 웃음부터 나온다. 가장 먼저 만난 허수아비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두 자녀가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서로의 손을 꼭 잡고 활짝 웃고 있는 '세배가기'다. 다음은 책상 앞에서 앉은 두 학생이 공부에는 별관심이 없어 보이며 서로 잡담에 푹 빠져있는 '공부하기'다.

그 외 '굴렁쇠 굴리기, 공기놀이, 강강술레'를 거쳐 수십 명이 함께 즐긴 대보름 민속한마당 코잡이놀이 앞에서 발걸음이 멈추며 나도 모르게 "와 대단해..."며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코잡이놀이는 정조18년 수원화성축성 이후 양반계층과 평민계층이 모두 모여 정월대보름을 맞이하여 한해 농사 풍작을 기원하고 동네의 평안을 기리는 줄다리기로 일제강점기에 한때 명맥이 끊겼다가 90년대에 부활하였으며 지름 1m 길이 50m의 대형줄 2개를 가지고 남성과 여성 편으로 나뉘어 줄다리기를 하는데 결과는 항상 풍요와 출산을 상징하는 여성편의 승리로 끝난다고 한다. 또한 코잡이놀이는 수원시 향토유적 제9호로 지정되어 있다.

황구지천의 중심으로 오른편에 위치한 허수아비들을 구경하고 반대편으로 이동하자 또 다른 허수아비가 반갑게 맞이해 준다.
황구지천을 친환경하천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황구지천 지킴이'를 비롯해 황구지천에서 잡은 고기를 맛있게 먹고 있는 '철렵', 그 외 '물지게 질, 태극기 휘날리며, 가족 나들이, 선녀와 나무꾼' 등 저마다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들이 쉽게 이해가 되고, 공감도 갔다.

황구지천 허수아비 아련한 추억 떠올라_3
황구지천 허수아비 아련한 추억 떠올라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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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지천 허수아비 아련한 추억 떠올라_4
황구지천 허수아비 아련한 추억 떠올라_4

아련한 추억 속에 빠져들어

비 내리는 황구지천을 거닐며 허수아비를 보고 있으면 아련한 어린 시절 추억 속으로 푹 빠져든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의 허수아비는 새나 짐승으로부터 받는 농작물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막대기와 짚 등으로 사람의 형상을 만들고 헌 삿갓 또는 모자를 씌워서 만들었다.

허수아비는 주로 논이나 밭에 세웠다. 벼이삭이 나와 수확할 때까지 새떼들이 날아와서 벼이삭을 쪼아 먹으므로 그 피해를 막기 위하여 짚으로 묶어 만든 허수아비에 옷을 입히고 모자를 씌워 놓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새떼를 쫓기 위해 깡통 여러 개를 긴 줄에 메달아 소리 나게 했다.
허수아비의 모습은 농부의 모습을 가장 많이 꾸민다. 새들이 가장 익숙해 하는 사람은 농부들이기 때문에 농부가 제일 무서운 존재이다.

허수아비에 얽힌 추억 중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어두운 저녁시간 귀신으로 착각하는 경우다. 전기가 없던 시절 깜깜한 밤거리 곳곳에서 마주치는 허수아비들, 그때마다 혼비백산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어린 시절 허수아비에 얽힌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며 황구지천을 걷다보면 한주의 스트레스가 풀리고 마음도 함께 풍성해졌다. 

이번 주말 허수아비에 얽힌 아련한 추억을 더듬어 보고 싶다면 황구지천을 찾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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