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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색중보들 공원이 사람과 음악으로 들썩인 날
2014 수원 화성 국제음악제 프린지 콘서트가 중보들 공원에서 열리다.
2014-06-21 16:14:43최종 업데이트 : 2014-06-21 16:14:4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아파트 들어오는 입구에 현수막이 걸렸었다. 살펴보니 수원화성국제음악제가 우리 동네에서 열린다는 것이다. 이게 사실일까?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얼떨떨하다는 표현이 딱 맞는 말일 것이다. 음악회하면 멋진 공연장이나 화려한 조명시설이 빛나는 음악당을 연상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것이 며칠 전의 일이었다.

드디어 20일, 그 날이 다가왔다. 주위에 입소문을 내기 시작했다. 우리 동네에 평상시 쉽게 접하지 못한 오케스트라 공연과 러시아에서 온 사람들의 공연을 무료로 즐길 수 있고 그것도 답답한 실내가 아닌 탁 트인 공원에서 여름밤을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왔다고 말이다.

고색중보들 공원이 사람과 음악으로 들썩인 날_1
식전행사로 고색풍물두레단의 길놀이

고색중보들 공원이 사람과 음악으로 들썩인 날_2
러시아의 전통악기 공연이 펼쳐지는 모습

공연시간인 오후 7시보다 좀 더 이른 시간에 나가보았다. 6시 조금 넘어서 공연이 열리는 고색중보들 공원에 나가보니 공연장 세팅이 다 되어 있고 이른 시간임에도 자리를 잡고 앉은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한쪽 천막에서는 안내를 맡아서 준비하는 모습과 또 다른 천막에서는 대기자들이 준비를 하고 있는 대기자석도 보인다.

음악제 시간보다 조금 일찍 고색전통풍물 두레단의 흥겨운 식전 공연이 오늘의 음악회의 흥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북 장구 꽹과리 등이 신명나는 소리를 내며 등장하는 풍물단의 몸놀림으로 인해 자리에 앉아 계시던 어르신이 그냥 앉아 있을 수가 없었던지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며 놀이마당에 합류를 하며 자리에 앉아 있던 주민들은 박수로 장단을 맞추며 흥겨움을 표현한다.

드디어 사회자가 2014 수원화성국제 음악제 권선 구민화합 프린지 콘서트의 시작을 알린다.
러시아 공연팀인 크빈쩨트-체띄료흐가 러시아 전통악기로 4명의 사람이 연주를 시작한다. 처음 본 악기와 먼 곳에서 온 외국예술인의 신명나면서 애잔한 음색이 사람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호기심어린 눈으로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잘들 하네. 그려" 여기저기서 옆 사람과 이런 소리를 주거니 받거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몇 곡의 연주가 끝나고 이곳에 모인 사람들이 박수를 아끼지 않으며 열렬히 호응을 한다. 

고색중보들 공원이 사람과 음악으로 들썩인 날_3
테너 강정우,소프라노 이영숙,성정필 챔버오케스트라의 공연모습

고색중보들 공원이 사람과 음악으로 들썩인 날_4
주부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문화공연이 즐거웠다는 관람객

뒤를 돌아보니 어느새 그 많던 의자에는 사람들로 꽉 차버렸고 뒤쪽에는 서서 구경하는 사람들과 공원 곳곳에 놓인 벤치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보인다.
뒤를 이어 성정 필챔버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이어졌다. 관현악의 은은한 선율과 감미로움이 여름밤 공원 전체를 부드럽게 휘돌아 감싸며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마음속에 음악의 향기를 심어준다.
사람들의 표정 또한 부드럽고 편안해 보인다. 이 순간 행복이 뭐 별것인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해하든 못하든 그저 들려오는 음색이 바람결을 따라 시원함마저 선사해주는 것 같다.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주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 펼쳐지는 음악회인 만큼 가까이 있는 주민들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즐기는 것이다.
한 관람객은 주부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클래식공연이 동네 가까이에서 펼쳐진 것에 대해 문화적 갈증해소에 도움을 줄뿐아니라 참으로 반갑고 고마운 일이라는 말을 남긴다.
함께한 분께 공연 소감을 물으니 정말 좋다고 한다. 탁 트인 공원에서 좋은 사람들과 이런 호사스러운 공연을 그것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이번뿐 아니라 자주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든다고 한다.

안익태 선생님의 '한국 환상곡'을 연주하면서 애국가가 연주되는 부분에서는 이곳에 모인 주민들 모두 일어서서 함께 애국가를 목청껏 부르는 감동의 순간도 있었다. 무대와 주민이 하나가 된 순간이기도 하다.
함께 출연한 소프라노 이영숙의 '동심초'도 테너 강정우의 '바람이 되어'도 한여름 밤에 듣기 좋은 음색과 열창이었다.

음악이 울리는 공원을 둘러보았다. 여기저기 울려 퍼지는 음악과 연주소리에 공원의 모습이 웅장하고 또 다른 신비로움까지 느껴진다. 야외조명의 화사한 불빛으로 인해 공연장을 찾은 사람들의 마음이 더 들썩이는 모양이다.
분수대에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서 아이들은 물놀이에 공놀이까지 즐거움에 흠뻑 빠졌고 어른들은 음악 세계에 흠뻑 빠진, 오랜만에 중보들 공원이 사람으로 음악으로 들썩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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