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수원8경 '북지상련' 북지는 어디일까요?
역사기록으로 본 북지의 위치
2015-05-14 11:17:01최종 업데이트 : 2015-05-14 11:17:01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만석공원은 시민들이 즐겨찾는 공원이다. 공원 한가운데 만석거란 호수가 있어 경치가 시원하고, 약 1.3km에 이르는 만석거 회주도로를 뛰면서 운동을 하거나 산책하는 시민들로 붐빈다. 
봄에는 벚꽃이 아름답게 펴 '봄꽃이 아름다운 거리 명소'로 지정되어 있고, 여름에는 만석거에 피는 연꽃이 장관이다. 가을에는 단풍이 곱게 들어 '단풍이 아름다운 거리 명소'로 지정되어 있을 정도로 만석공원은 사철 아름다운 풍광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공원이다.

수원8경 '북지상련' 북지는 어디일까요?_1
만석거 연꽃

수원8경 제5경이 북지상련(北池賞蓮, 북지에 핀 아름다운 연꽃)인데, 현재는 북지가 만석거로 알려져 있지만 북지가 어디인지 오랜기간 논란이 되어 왔다. 화성성역의궤에 북지(北池)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데, "북은구 안에 있고 성 밖 도랑의 물을 끌어 대었기 때문에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았고, 사방 30보, 깊이 5척이다." 
북지의 정확한 위치는 장안문과 화서문 사이 북서포루와 북포루 사이에 있었다. 사방 30보면 약 36미터, 깊이 5척이면 약 1.5미터 정도로 작은 연못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근거로 북지상련의 북지가 성안의 경관으로 자리잡았다고 볼 수 있다. 

수원8경 '북지상련' 북지는 어디일까요?_2
만석거의 시원하고 맑은 물

수원시와 수원문화원에서 1999년에 발간한 '수원 지명총람'이란 책에서 북지상련에 대한 서술을 보면, "소담스런 봉우리의 연꽃이 만발한 북지의 경관이다. 북지는 화성 성곽의 북은구 안에 있는 연못으로 연꽃과 여러 화목을 심어 '화성성역의궤' '은구도'에 실려 있는 남지와 같이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하였다. 그런데 수원 춘팔경과 훗날 수원 팔경으로 정리되는 과정에서 만석거가 북쪽에 있다하여 만석거를 북지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하곤 하였다. 만석거 주변은 이미 춘팔경의 '대유농가'와 추팔경의 '석거황운'이라는 명승지가 있었던 만큼 북지가 유실되면서 일제 시기에 만석거와 북지를 동일시 한 결과이다."

수원8경 '북지상련' 북지는 어디일까요?_3
화성성역의궤 화성전도에 보이는 북지

북지에 대한 다른 기록을 보겠다. 1923년 일본인이 펴낸 '수원'이란 책 제 2편 '역사상으로 본 수원'에서 '천도의 계획'편을 보면, "장안문, 팔달문, 화서문, 창룡문, 화홍문, 남수문, 방화수류정, 동장대, 서장대, 행궁 화령전, 축만제, 만석거, 북지, 용연 기타의 건물은 대부분 당시의 건축물이다." 여기서 만석거와 북지는 다른 곳으로 구분했으며 성안의 북지가 당시에도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같은 책 제 3편 '승지로서의 수원'에서 '북지'편을 보면, "경성 가도를 걸어서 이제 막 지지대에 가까이 가려고 할 즈음 여름이면 온몸을 씻어내는 듯한 서늘한 바람이 산뜻하게 못 위를 미끄러지고, 못을 가득 메운 맑고 품위 있으면서 아리따운 붉은 연꽃이 미소지우면 나그네는 제방에 걸터앉아... 이것이야말로 북지의 풍경이다. 이곳의 제언을 이름짓기를 만석거라 했다." 같은 책에서 일관성이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1923년 당시에 성안의 북지와는 별도로 만석거를 북지로 불렀음을 알 수 있다.  

북지에 대한 다른 기록을 더 보자. 1865년 수원부 유수였던 이유원(1814-1888)의 시 '暮投水原北門外(모투수원북문외-밤에 수원 북문 밖에서 투숙하며)'에 '挾路蒼松護北池(협로창송호북지)'라는 구절이 나온다. "협로(挾路)의 푸른 솔은 북지(北池)를 지키고 있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북문 밖의 북지인 만석거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1860년대에 이미 만석거를 북지로 불렀음을 유추할 수 있다. 

수원8경 '북지상련' 북지는 어디일까요?_4
화성성역의궤 영화정도에 보이는 만석거의 배 두척

1832년 화성을 중수하는 감동이 되었던 박윤묵(1771-1849)의 '존재집'에는 수원화성과 성곽건축물을 노래한 시가 많이 실려있다. 그중에 '迎華亭賞蓮(영화정상련)'이란 두편의 시가 있는데, 영화정(迎華亭)에서 연꽃을 감상하며 노래한 것으로 그당시 영화정에서 만석거의 연꽃을 감상하는게 아름답고 운치있는 풍광이었던 것 같다.

1912년 4월 7일 매일신보에 실린 이원규의 수원팔경가는 수원8경 제 5경 북지상련을 '북지 연꽃을 구경하니 푸른 연꽃 연잎 사이로 꽃 붉고, 신선 타는 배 바람이 살랑대니 이슬이 살짝 내린 강남 여인의 뺨이로다' 라고 노래했다. 
성안에 있던 북지에는 배가 없지만, 화성성역의궤 '영화정도'를 보면 만석거에 떠있는 배 두척이 보인다. 북지상련의 공간적 배경을 만석거로 본 것이다. 이는 한글본 '뎡니의궤'에 나오는 화성 춘8경 중 제8경인 하정범일(荷汀泛鷁)의 내용과도 일치한다. 
"연꽃 물가에 채일(채색배)을 띄움이니, 이는 영화정의 못을 이른다. 못물이 큰 호수가 되어 연꽃이 호수에 절로 입혀지니 십리의 맑은 향이 호수를 부러워할 것이 아니다. 물 위에 두 배를 띄우고 배 위에 채각(彩閣)이 있으니 목련 돛대로 위와 아래를 빙 돌며 따뜻한 봄의 넉넉한 풍경과 맑게 갠 가을의 밝은 달빛에 노니는 호탕한 풍광이 족히 산천의 아름다움에 대적할 것이다."
여름이 되면 만석거에 연꽃이 장관을 이룰 것이다. 북지상련을 마음껏 즐겨보자.
'수원', '수원 지명총람', '수원역사문화연구', '한국학 그림과 만나다' '화성성역의궤' 내용을 참고했음을 밝힌다.

한정규님의 네임카드

수원8경, 북지상련, 북지, 만석거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