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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궁동 골목길 '자전거 투어' 최고예요!
행궁마을 브랜드 ‘생태교통 자전거’로 수원마음 찾기
2015-04-17 10:18:31최종 업데이트 : 2015-04-17 10:18:31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내가 살고 있는 수원의 매력을 누군가 묻는다면? 두말하면 잔소리, 단연코 세계인이 인정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수원화성일 터이다. 그런데 사실 이렇게 답한다는 건 참이나 식상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인문정신에 입각해, 생활 속 문화향유자의 입장에서 세부적으로 말해줘야 하지 않을까. 적어도 수원사람, 수원사랑에 빠진 이라면 더욱더!

행궁동 골목길 '자전거 투어' 최고예요!_1
행궁동 골목길 '자전거 투어' 최고예요!_1

늘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수불석권(手不釋卷)'의 왕, 정조대왕의 도시 수원은 이런 점에서 본다면 행운이 깃든 도시임에 틀림없다. 도심을 둘러싸고 있는 5.74Km 화성 성곽의 역사와 마을마다 인문 콘텐츠가 가득 들어차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브랜드와 콘텐츠의 힘이 좌지우지하는 21세기 세상, 수원화성에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효율적일까.

공간과 도심을 가르는 자전거 여행

수원화성의 노른자 땅에 속하는 화성행궁을 중심으로 남쪽으론 행궁동 공방거리· 로데오 거리가, 북쪽으론 생태교통 마을이, 동쪽 종로방향엔 수원천과 행궁동 벽화마을, 천주교 수원성지 북수동성당 등으로 동선은 거미줄처럼 이어진다.
사실 이렇게 말하면 작은 공간 같지만 실제론 광범위해서 골목골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제대로 다 보기 힘들다.

가장 좋은 투어는 두발로 걷는 탐방이겠지만, 다소 지칠 수 있다. 그래서 제안한다. '자전거로 수원의 속살 돌아보기' 다. 
지난해에 이어 행궁동 주민들이 운영하는 생태교통자전거 대여소가 광장에 차려져 있고 이밖도 장안문 안내소와 연무대, 화성박물관, 방화수류정 등 곳곳에서 간단한 절차만 마치면 바로 자전거를 끌고 탐방에 나설 수 있다. 내 맘대로 투어라고, 수원 팔색길로 선정된 화성성곽길로 들어서도 좋고, 역사마을 골목 투어나 수원천 나들이도 참 좋다. 

아름답게 변신한 생태교통마을

2013년 9월, 화서문로와 신풍로를 통칭하는 행궁동은 세계 최초로 한 달 동안 '자동차 없이 살아가기'를 실험했다. 
결과는 대성공, 이후 이곳은 '생태교통마을' 이란 수식어가 붙으면서 전 세계에 그 이름을 알렸다. 한정된 자원과 환경파괴라는 굴레를 벗어나기 위한 실천적 모범을 몸소 시행해 봄으로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함을 알린 사건으로 기록됐다.

행궁동 골목길 '자전거 투어' 최고예요!_2
행궁동 골목길 '자전거 투어' 최고예요!_2
행궁동 골목길 '자전거 투어' 최고예요!_3
행궁동 골목길 '자전거 투어' 최고예요!_3

생태교통 축제를 열기 전 이곳은 문화재보호정책에 따른 원도심으로서 낙후된 마을이었다. 그랬던 그곳이 '생태'와 접목되면서 활기가 넘치는 마을로 확 탈바꿈했다. 한집 건너 이어진 무속인의 점집들이 하나 둘 나가더니 아기자기 차별화된 공방과 도자, 작은 카페가 그곳을 속속 메웠다. 이젠 토요일마다 '차 없는 거리'축제가 열리고 골목마다 들썩거린다.

시간도 멈춘, 북수동 팔부자 거리

진정한 도심 투어는 골목길 탐방이 으뜸이다. 그중 이곳, 북수동 팔부자 거리는 시간도 멈춰버린 80년대 풍경이 곳곳에 공존하고 있어 남다르다. 골목길은 도시의 허파로 불리지만 이곳은 마치 오래전 맥이 끊어진 듯 적막하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소리가 들려오는 곳이다. 220여 년 전 한양을 비롯해 전국각지의 부호들을 끌어들여 상업과 무역의 독점권을 주고 수원을 자생적 도시로 세우려 했던 정조의 꿈이 담긴 곳이다. 그러나 옛 명성은 사라진지 오래지만 여전히 터전을 지키고 살아가는 민초들이 있다.

지금이야 여민각이 세워진 큰길이 있다지만 이 길이 본디 효행길에 속하는 옛길이다. 경제적 가치에 따라 길도 틀어진 것일 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이 상업부흥을 꾀한 역사적 장소였다는 것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골격만 남아있는 옛 청과물 시장, 지근거리엔 아직까지도 영업 중인 식당들이 존재한다. 입구에 발을 내린 슬라브 구조의 식당 안에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오래전부터 돈 없고 빽없는 서민들이 사랑한 근거지, 골목의 민얼굴이 오롯하다.

행궁동 골목길 '자전거 투어' 최고예요!_4
시간도 멈춰버린 팔부자거리 작은 식당
 
지금 즐겨라, 역사의 한가운데서

행궁마을 브랜드로 자리한 '생태교통 자전거 투어' 괜찮지 않나? 두 발로 페달을 밟으며 도심과 골목 구석구석을 돌며 역사의 바람을 맞는 거다. 역사의 이면(裏面)속에서 수원화성을 제대로 보고 느끼면서 마음으로 읽는 거다. 이름하야 '수원마음 찾기' 관광이다. 

오래전 그 공간을 살았던 선인들의 체취도 맡으면서 오늘을 되돌아보는 쉼 같은 여행이다. 이것이야 말로 이야기가 있는 최고의 콘텐츠이지 않은가. 그대가 가보지 않는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정조의 백성들과 조우하게 될 것이고 거기, 그곳에서 거대한 역사의 흔적도 눈감으면 보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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