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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함께 만석공원 영화정 마루 청소 해볼까요?”
2015-03-06 16:02:23최종 업데이트 : 2015-03-06 16:02:2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경복궁의 대표적인 건축물이자 국내 최대 누각으로 유명한 경회루(국보 제224호)는 고종 4년(1867년)에 중건됐다. 외국 사신을 접대했던 곳으로서 그야말로 보기만 해도 절로 감탄사가 터져 나올 정도로 운치가 있는데 오랜 기간 문화재 보호라는 명분에 막혀 일반인의 접근을 막아왔었다. 

그런데 10여 년 전 봄, 일반인들도 누각에 오를 수 있게 허용되면서 시민단체와 사회봉사단이 공개를 앞두고 대대적인 때 벗기기 작업을 했다. 당시, 온· 오프라인을 통해 바닥을 청소하는 모습이 전해졌고 국민들은 특별한 곳을 갈 수 있다는 기대에 매우 기뻐했다. 현재 이곳은 인터넷으로 미리 신청(4월~10월)하는 특별관람 형식으로 진행된다. 

'정조의 도시'라 할 수 있는 수원은 화성 신도시 건설(1794. 1~1796. 9)을 시작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자연조건에 맞는 환경도시로 개발한다는 것이었다. 성을 세 번 구부렸다 폈다 해서라도 민가에 피해를 주지 말 것과 동시에 지형적 특성에 맞게 그대로 쌓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신도시의 충족조건으로서 농업과 상업을 키워 자급자족해 집집마다 부유하고 사람마다 즐거워야한다는 것이었다.
수원이 농업의 메카로서 서호의 축만제, 만석공원의 만석거 등 수리사업 시설이 곳곳에 자리한 연유가 여기에 있겠다.

"우리 함께 만석공원 영화정 마루 청소 해볼까요?"_3
"우리 함께 만석공원 영화정 마루 청소 해볼까요?"_4

만석공원의 전신 만석거(1795. 5)는 현재 북수원 인근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휴식처로서 일 년 내내 사람들이 모여드는 공원으로 인기가 높다. 
만석거(萬石渠)가 축조되던 같은 해 9월, 남서쪽 언덕에 '영화정'이 건립(1996년 복원되면서 현재 위치로 바뀜)되었는데 이곳은 구· 신관이 교대의식을 할 때 거북 모양의 관인을 인수· 인계하는 교구(交龜)의식을 했다하여 '교구정'이라 불리었다. 교구정이 조기정으로, 후에 조개정으로 불리면서 수원 토박이들에겐 조개정 방죽으로 불렸다.

영화정은 'ㄱ'자 형태의 겹처마 팔작지붕집으로 8칸 규모이며, 온돌 칸과 마루 칸으로 구성되어 있고 측면과 배면에는 난간을 두른 툇마루가 설치되어 있다.(두산백과)
 
영화정은 수원화성으로 들어서는 상징적 공간으로 경회루 못지않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며칠 전 봄비가 내려서인지 해와 바람과 호수가 한없이 밝게 빛나던 6일 오후, 청춘의 봄빛을 온몸으로 맞으면서 만석거 산책로를 걷고 있었다. 
강아지의 보폭에 맞춰 나들이에 나선 젊은 여자, 아장아장 걸음걸이의 5세쯤 돼 보이는 여아와 햇살아래 숨쉬기위해 집을 나선 젊은 엄마, 운동기구가 요구하는 대로 몸을 맡기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 호수 나무 데크를 끼고 해바라기에 나선 중년의 남성들.... 모두가 한 공간에서 한때의 고요를 즐기고 있었다.

나 역시 잔물결이 이는 호수의 수면을 따라 한가함을 만끽하고 있었다. 이리저리 오가는 사람들이 바람처럼 소리 없이 사라지는 가운데 쭉 이대로 저녁노을과 마주한다 해도 괜찮다 싶을 정도로 기분 좋은 오후의 외출이었다. 그런데 영화정을 지날 무렵 모처럼 가까이 다가갔다가 깜짝 놀랐다. 마룻바닥에 켜켜이 쌓인 뿌연 먼지가 수북했다.

"우리 함께 만석공원 영화정 마루 청소 해볼까요?"_1
"우리 함께 만석공원 영화정 마루 청소 해볼까요?"_2

경복궁 경회루 청소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래 우리도 해보자. 나와 뜻이 맞는 동지들과 힘을 합해 한 날 한 시 걸레를 들고 빡빡 밀어보자. 그런데 여긴 개방을 하지 않잖아!" 
그러나 곧 문제될게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상시 개방을 요구하는 게 아니니 수원시 화성사업소문화유산관리과에 문의해 순수한 우리들의 마음을 전하면 될 터이니(물론 '항미정' 처럼 개방하면 좋겠지만).
솔숲 자연 속에 자리한 영화정, 함께 청소해볼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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