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서쪽문인 화서문 옆 팔달산쪽 언덕에 서북각루가 있다. 서북각루는 성 밖 화서공원에서 바라보면 언덕 위에 우뚝 솟은 모습이 장쾌하게 아름답고, 가을이 되면 억새와 어울려 환상적인 모습으로 보인다. 서북각루, 원래 판문이 있었다 동남각루, 판문이 설치된 모습 각루는 성곽 주변을 감시하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설치한 시설물로 수원화성에는 요충지 네 곳에 세워졌는데, 서북각루(西北角樓), 동북각루(東北角樓, 방화수류정), 동남각루(東南角樓), 서남각루(西南角樓, 화양루)이다. 포루는 적이 볼 수 없게 치성 위에 군사들이 몸을 숨길 수 있도록 설치한 시설물로 수원화성에는 다섯 곳에 세워졌는데, 서포루(西鋪樓), 북포루(北鋪樓), 동북포루(東北鋪樓, 각건대), 동1포루(東1鋪樓), 동2포루(東2鋪樓)이다. 답사를 해보면 알겠지만, 네 곳의 각루 중 세 곳은 사방이 뚫려있어 성안과 밖을 조망할 수 있게 되어있어 시선이 시원한데 동남각루만 판문이 설치되어 있다. 다섯 곳의 포루 중 세 곳은 판문이 설치되어있고 두 곳은 판문이 설치되어있지 않다. 이렇다보니 구조와 기능이 비슷해 보여 답사객을 헷갈리게 만든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화성성역의궤'다. 동북포루, 판문이 설치되어 있다 동이포루, 원래 판문이 설치되지 않았다 도서관으로 달려가 '화성성역의궤'를 펼쳐보니 바로 해답이 나왔다. 각루를 지을 때는 네 곳에 모두 판문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동남각루를 제외한 나머지 세 곳은 후에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라진 것이다. 덕분에 답사객들은 서북각루에서는 멋진 억새밭을 볼 수 있고, 방화수류정에서는 용연과 화홍문의 아름다운 모습과, 동북공심돈 위로 떠오르는 달을 볼 수 있고, 서남각루에서는 팔달산 남쪽을 조망할 수 있게 되었다. 포루는 지을 당시부터 세 곳은 판문이 설치되어 있었고 두 곳은 판문이 설치되지 않은 것이다. 각루와 포루를 설명하는 간판에 이런 내용이 없으니 답사객은 원래 이렇게 만들어진 것으로 알 수도 있을 것이다. 방화수류정을 제외한 대부분의 각루와 포루는 부서진 것을 복원한 것이다. 왜 이렇게 복원을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유물 설명 안내판을 교체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야할 것이다. 그대로 방치하면 앞으로도 수원화성의 건축물들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이어질 것이다. 문화재에 관심이 많아 문화재 공부도 꽤 하고 있으며, 수원화성을 수십 번 답사하면서 나름대로 수원화성을 잘 안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번 일로 자존심이 확 상해버렸다. 문화재를 보이는 그대로 답사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지만, 속속들이 그 내면의 모습도 볼 수 있으려면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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