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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초들의 역사를 지켜본 그길 노송지대
‘수원 七色 효행길’에서
2014-07-22 16:48:12최종 업데이트 : 2014-07-22 16:48:1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연수

경수산업도로 하행선 지지대고개를 넘어서면 파장동 입구에 영동고속도로가 고가위로 지나간다. 그 아래 횡단보도에 수원 칠색(七色) 효행길 7-014번 길 표지가 있다. 표지를 따라 수원 방면 오른쪽에 노송길이 있다. 

노송길에 들어서면 노송지대라는 안내문이 길 위에 설치되어 있다. 이곳 역시 정조대왕이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행차를 위해 걸었던 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길 양쪽에 구부러지고 넘어질듯 늘어선 소나무는 만고 풍상을 견디어온 노송지대만이 가지는 정취가 길을 걷는 필자에게 별천지에 들어선 느낌을 준다. 

노송지대 도로는 500여 미터구간에 소나무 가로수가 늘어서 소나무 그늘을 걸을 수 있다. 정조대왕이 하사한 소나무 500그루 중 대부분 죽고 일부만 보존되어 있다. 특히 노송지대라 불리는 이곳 소나무들은 당시에 심어졌던 나무들로 크기를 자랑한다. 

민초들의 역사를 지켜본 그길 노송지대 _1
노송지대

경기도 기념물 19호로 지정된 소나무 노송은 적송으로 껍질이 붉고 가지 끝에 있는 눈의 색깔도 붉다. 내륙지방에서 많이 자란다고 해서 육송이라고 부른다. 바닷가에서 자라는 해송보다 잎이 연하여 여송(女松)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적송은 잎 두 개가 모여 한 쌍을 이루고 있어 잎이 세 개가 모여 나는 외래종 리기다 소나무와는 구별이 쉽다. 리기다 소나무는 껍질도 붉은 색을 띠지 않고 목질이 단단하지 못해 목재로 쓰이지 못하고 화목 땔나무로 주로 쓰인다. 수명도 적송보다는 짧다. 

솔잎이 광합성 작용으로 신선한 공기를 만들어낸다. 겨울이면 차가운 바람을 막아주고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로 피로에 지친 나그네의 발걸음을 가볍게 해준다. 요즘 각광 받고 있는 삼림욕의 효능을 우리 선조들은 200년 전인 당시에 발견한 선견지명을 가졌던 모양이다. 

적송은 붉은 색으로 단장한 몸통은 곧게 뻗어 하늘을 찌르듯 기상을 펼쳐 보인다. 잔가지를 남기지 않고 스스로 제거하는 힘을 갖고 있다. 혹독한 겨울에도 지치지 않고 푸름을 선사한 곧은 기상은 우리 민족의 상징이기도 하다. 

노송길 입구 오른쪽에는 삼풍가든이 있다. 삼풍가든은 고급 식당이면서 수영장과 웨딩홀이 있다. 가든 안쪽으로 들어가니 숲이 우거져 있고 대지는 넓어 한적한 교외에 들어온 느낌이다. 개인 소유이기는 하지만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가든 중앙으로 수원의 4대 하천의 하나인 서호천 상류가 가로 질러 흐르고 있다. 

민초들의 역사를 지켜본 그길 노송지대 _2
용두산, 삼풍가든
 
삼풍가든 건너 언덕을 용머리(일명 용두산(龍頭山)이라고 부른다. 용두산 용머리라고 불리게 된 유래는 이 일대 지형이 용의 머리 부분과 닮아 붙여졌다고 전해지는데 지금은 도시화로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민초들의 역사를 지켜본 그길 노송지대 _3
선정비. 사진출처: 수원역사박물관 사진캡쳐

노송지대는 또 하나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선정기념비가 줄지어 있던 곳이었다. 기념비는 옛날 수원지역을 다스렸던 수원부사, 수원유수, 관찰사, 판관, 중군 등이 수원에서 행한 업적을 기리기 위해 백성들이 만들어 세웠던 것이다. 총 37기의 비석들이 있었다. 

기념비는 훼손과 관리의 어려움으로 현재 수원역사 박물관과 수원화성 박물관에 옮겨졌다. 
37기의 비석 중 화성유수부 승격 이전에 만들어진 27기는 2008년 이의동 소재 수원역사 박물관으로 옮겨졌다. 나머지 10기는 수원 화성유수부 승격 이후 만들어진 것으로 매향동에 소재한 수원화성박물관으로 옮겨졌다. 수원화성박물관은 2009년도 개관했지만 비석은 2008년 미리 옮겨 놓았다. 

선정비는 송덕비, 불망비, 선정비로 불린다. 조선시대 수원지역을 다스리는 벼슬아치로서 백성을 위해 선정을 베푼 은덕으로 임기를 마친 기념으로 백성이 보답으로 세웠다. 그렇지만 백성의 안위보다 자신의 출세에 혼신의 정열을 쏟은 벼슬아치의 선정비는 그가 떠났거나 권세에서 밀려나면 훼손되고 뿌리째 뽑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예도 부지기수다. 

민초들의 역사를 지켜본 그길 노송지대 _4
수원 칠색 효행길 안내도
 
여러 곳에 흩어져있던 수원유수 선정비를 한 곳으로 모아놓았던 것도 역사다. 역사는 오랜 세월 전해져야 할 문화의 가치다. 길에는 역사와 문화가 숨 쉬고 있다. 세월의 변화로 유물은 떠났지만 기록마저 떠나고 없는 무상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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