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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공원이야, 사찰이야?
용인 와우정사, 쉬어가기 딱이네
2014-07-17 10:16:01최종 업데이트 : 2014-07-17 10:16:01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근래에 만나 사촌 언니동생보다도 더 친하게 지내는 지인들과 함께 맛집을 찾아 용인시 처인구로 들어갈 무렵 '와우정사(臥牛精舍)'라는 이정표를 발견했다. 오래전에 와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여 돌아오는 길에 들러보자고 의견을 제시했다. 역시나 한마음, 오케이 사인을 받아내고 본래의 목적 오리고기 집으로 찾아 들어갔다.

여기가 공원이야, 사찰이야?_4
여기가 공원이야, 사찰이야?_4

주변에서 '용인 외곽 주변엔 맛집들이 즐비해'라고 하더니만 역시나 우리가 찾아간 사암리 오리고기 집은 단언컨대 최고의 맛을 보여줬다. 품질 좋은 재료들과 생오리를 두꺼운 돌판에 올려놓고 구어 먹는 것이었는데 담백한 것이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았다. 요즘 젊은이들은 맛이 없다고 할 수 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아무런 조미를 하지 않고 오직 채소들과 생오리 만을 섞어 익혀낸 것이었다.

건강에는 최고이니 50대 아줌마들은 '어머, 진짜 일품이네, 전화번호 가져가야겠다. 주말에 가족들과 다시 와야겠는 걸'이라며 손과 입이 바빴다. 이집이 더욱 신뢰가 간 것은 돌아갈 때 2인분을 포장해 달라고 했더니만 '생오리는 변질이 심해서 안됀다. 와서 드셔라!'고 하지 않는가. 우리 같으면 팔 요량이 앞서 '네에 네에~'했을 터인데.

아무튼 배가 터지도록 먹어댔으니 걷기는 필수가 된 셈이다. 자연스레 와우정사로 핸들은 돌아가고, 10여 분 만에 목적지에 다다랐다.  입구로 들어서던 일행은 일제히 '와!' 탄성을 질러댔다.

"언니 여기 절 맞아? 요즘 너나나나 힐링할 곳을 찾는데 이곳이 딱이구먼."
속세와 불가의 경계를 나누는 영역인 다리(교량)를 지나면서 만나게 되는 풍경이 그림 그 자체가 아닌가. 우리에겐 다소 생소한 대한불교 열반종의 총본산이라는 것을 알고 왔지만, 종교라는 개념을 잊게 만드는 파라다이스를 연출하고 있었다. 
입구에서 만나게 되는 거대한 불두상이 있었지만, 자연친화적으로 조성된 경관이 흡사 옛 지방 세력가의 정원분위기를 자아냈다. 그저 편안한 정원 길이었다.

여기가 공원이야, 사찰이야?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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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공원이야, 사찰이야?_2
여기가 공원이야, 사찰이야?_2

와우정사는 세계 각국 불교단체들과 활발한 교류가 이뤄지는 절이었다. 크고 작은 돌탑들, 이른바 통일의 탑이라는 것도 그렇고, 입구 왼편에 불사 기와들에 쓰인 다국적 발원문도 또한 그랬다. 다문화 언어는 바람을 타고 곳곳에서 들려왔다. 

일주문도 천왕문도 없는, 일반 사찰과는 완전 다른 생경함 속에서도 '열반의 길'로 들어섰다. '와우정사'가는 계단길이다. 1970년대부터 조성됐다고 하기에는 꽤 공력이 들어간 불사임을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 일일이 말해 주었다. 불교는 '성불(成佛)' 즉 깨달음을 얻고 부처가 되는 것이 최종 목적인데, 이 길에서 열반에 든 붓다를 만난다면 나도 성불할 수 있을까. 
그러나 마음을 비어야 했다. 이곳 와우정사 부처님은 그보다도 더 큰 열망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길이 12m 높이 3m'의 세계 최대 목불상이시다니 더 큰 발원을 해야 할 터였다. 

다소 두툼한 양감이 흐르지만 평온히 누워 열반에 든 싯타르타의 형상을 마주하니 경외심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순간 어떤 기운이 머리 위로 휘감고 이내 손아래까지 적시더니만 유유히 빠져나갔다. '오호라, 부처님의 기가 느껴지는구나' 순간 생각하면서 고개를 드니 40대쯤 보이는 단정한 남성 한명이 연단에 올라 성심을 다해 절을 올리는 것이 아닌가. 이것이 불심이다 싶었다.

여기가 공원이야, 사찰이야?_3
여기가 공원이야, 사찰이야?_3

극락세계를 형상화한 갖은 꽃들이 지천으로 널려있는 가운데, 푸름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돌탑들과 형언할 수 없는 부처들이 오가는 이들을 보호했다. 
용인시 해곡동 43번지에 위치한 와우정사는 '부처님 박물관'이라 불리는 명성답게  방문객들의 평안 또한 기원해 주고 있었다.

심신이 지친 이들은 이곳으로 가보라. 편안히 산책하듯 걷다보면 절이 아닌 잘 꾸며진 공원으로 느껴져 굳이 불자가 아니어도 참 좋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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