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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8경 홍저소련과 수원 8경 화홍관창
수원천 걸으며 마음도 씻어보자
2023-07-25 10:13:52최종 업데이트 : 2023-07-25 07:00:51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수원 8경인 화홍관창(화홍문 7개 홍예에서 쏟아지는 물보라)

수원 8경인 화홍관창(화홍문 7개 홍예에서 쏟아지는 물보라)


수원에 비가 내리면 화홍문으로 달려가는 사람이 많다. 7개 수문에서 장쾌하게 쏟아지는 폭포수 같은 광경을 보기 위해서이다. 수원 8경인 화홍관창(화홍문 7개 홍예에서 쏟아지는 물보라)은 비가 내릴 때가 아니면 보기 힘든 광경이다. 평상시에는 7개 수문 중 가운데 3곳 정도만 물이 졸졸졸 흐르는 정도인데 비가 어느 정도 내리면 금방 물이 불어나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광교산에서 발원한 수원천은 수원 시내를 관통한다. 해마다 여름 장마가 질 때마다 넘쳐흐르는 물난리를 겪었기 때문에 수원화성 축성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물길을 파고 넓히는 작업을 했다. 화홍문 밖 500~600보(약 586m~ 703m)에서부터 준설작업을 했다. 화홍문을 지나 남수문 밖까지 수원천의 폭은 20보(23.4m), 깊이는 반장(1.6m)에서 1장(약 3.1m)으로 준설을 한 후에 화홍문과 남수문을 세웠다.

수원화성 축성 이후에도 해마다 여름 장마가 걷히면 반드시 내를 쳐내는 것을 연중행사로 삼았다. 치수에 민감했던 당시 사람들은 벽사의 의미로 화홍문 안 양쪽에 이무기돌을 세우기도 했다. 수원화성 축성 당대부터 수원천의 물관리에 신경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1846년 홍수로 화홍문, 남수문, 매향교가 파괴되었다. 2년 후에 중수되었지만 1922년 홍수로 화홍문, 남수문, 매향교가 또다시 파괴되었다. 화홍문은 10여 년 후에 복원되었지만 남수문은 2012년이 되어서야 복원되었다.

수원 8경인 화홍관창(화홍문 7개 홍예에서 쏟아지는 물보라)

수원 8경인 화홍관창(화홍문 7개 홍예에서 쏟아지는 물보라)



화홍문은 수원천 위에 홍예 석교를 걸쳐 놓았고 석교 위에 누각을 지은 것이라 당대부터 아름다운 명소로 유명했다. 수원화성을 축성하고 화성 춘 8경과 추 8경을 정했는데, 추 8경 첫 번째가 바로 '홍저소련(虹渚素練)'이다. 홍저소련은 '화홍문 물가에 흰 깁을 편 듯함이니 이는 광교의 큰 내가 성안으로 지나감을 이른다. 다리의 일곱 무지개가 베틀을 괴었으니 한 필 깁이 넓고 길어 가을 태양에 흰빛이 바래고 미풍에 가는 문이 닫히니 한 가닥의 은하수가 직녀의 구름 문양 비단을 씻음과 같아서 금성탕지의 웅장한 형세로 천하를 다스리는 문채를 띠었으니 빼어나게 깨끗하고 유구한 기상을 이 물가에서 더욱 볼 만하더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1922년 홍수 후에 일제는 화홍문 안쪽에 수영장을 만들기 위해 홍예 앞부분의 구조를 바꾸었다. 원래는 홍예를 통과한 물줄기가 직선으로 길게 뻗은 다음에 아래 단으로 내려갔었는데, 구조를 바꿔 현재의 모습대로 홍예를 통과한 물줄기가 바로 아래 단으로 떨어지게 했다.

구조가 바뀌기 전의 화홍문 모습

구조가 바뀌기 전의 화홍문 모습(엽서, 수원화성박물관)



홍저소련은 옛 화홍문에서나 볼 수 있는 풍광이다. 홍예를 통과한 물줄기가 계속 이어져 흰 비단을 펼친듯한 모습이었다. 구조가 현재처럼 바뀐 이후에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없다. 20세기 초에 와서 홍저소련이 수원 8경인 화홍관창으로 변했다. 공간적인 배경과 홍예를 통해 쏟아지는 물줄기는 같지만, 의미가 약간 변한 느낌이다.

최근에 수원에도 비가 많이 내렸다. 수원천의 수위가 높아졌고 화홍문 홍예에서 쏟아지는 물보라가 제법 장관을 이루고 있다. 멀리서 봐도 폭포수가 하얗게 쏟아지는 모습은 아름답게 보인다. 누각에 앉아 있으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소리와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식힐 수 있다. 옛사람들도 이렇게 피서를 즐겼다.

평소에도 화홍문과 그 옆에 있는 방화수류정, 용연은 찾는 사람들이 많은 수원화성의 제1 명승지이다. 화홍문 누각은 물 위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이라면 방화수류정은 눈 아래 펼쳐진 용연과 멀리 광교산의 능선을 볼 수 있어 풍광이 시원하다.

평상시의 수원천 모습

평상시의 수원천 모습



현재 방화수류정은 출입할 수 없어 아쉽지만 용연 주변에서 방화수류정을 바라보는 풍광을 즐길 수 있다. 용연 속 작은 섬의 소나무 뒤로 보이는 방화수류정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단원 김홍도는 이런 풍광을 '방화수류도'라는 그림으로 그렸는데 그림이 남아있지 않아 안타깝다.

장마 후에는 수원천에 고여있던 이물질이 말끔하게 씻겨 내려가기 때문에 냄새도 나지 않아 수원천을 산책할 때 기분도 상쾌해진다. 수원천을 걸으면서 칙칙 늘어진 수양버들을 보는 것도 운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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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8경 홍저소련과, 수원 8경 화홍관창, 수원천,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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