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창룡대로 골목길 걷기, 고즈넉한 옛 정취
팔달구청에서 연무대까지 창룡대로 골목길
2023-05-11 10:11:09최종 업데이트 : 2023-06-21 15:24:55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하늘 맑게 개인 날 창룡대로 골목을 산책하듯 걸었다

하늘 맑게 개인 날, 창룡대로 골목을 산책하듯 걸었다


창룡대로는 북수동에서 이의동을 잇는 4.9km 구간의 길을 말한다. 팔달구청에서부터 연무대까지 이르는 창룡대로 골목길은 고즈넉한 옛 모습을 담고 있다. 창룡대로는 수원화성의 '창룡문'에서 이름을 따 왔다. 팔달구청에서부터 창룡문까지 이어지는 창룡대로 길을 걷다 보면 새로운 풍경을 마주할 수가 있다. 동 이름은 '매향동'이다. 매향교 북동쪽에 있는 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붙여진 지명이고 옛 지명으로는 '녹두밭머리'가 있다. 모래밭이 많았던 매향동에는 비가 내려야 곡식을 심을 수 있었기에 가뭄에 잘 겯니는 녹두를 심었다고 한다. 

연무초등학교 앞의 문구점

연무초등학교 앞의 문구점


창룡대로 중 팔달구청과 수원박물관 주차장에서부터 시작하여 연무대까지 이르는 사잇길이다. 몇 년 동안 행리단길이 관광지화되면서 사람들이 넘쳐나고 비슷한 카페와 음식점 등으로 피로감을 느낀다면 창룡대로 골목길을 추천한다. 팔달구청을 등지고 바라보면 오래된 가게가 하나 있다. 팔달슈퍼 건물이 있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다양한 벽화 골목을 마주하게 된다. 언덕이 아니라 대부분 평지이기 때문에 걷기도 좋다. 성곽 안에 위치한 오래된 마을은 시간이 멈춘 듯 과거로의 여행을 하게 만든다. 

집 앞에 심어 놓은 화분 텃밭

집 앞에 심어 놓은 화분 텃밭

도담어린이 작은 도서관이 있는 창룡대로 (매향동)

도담어린이 작은 도서관이 있는 창룡대로 (매향동)


2014년 무렵부터 이어진 행궁동 벽화 조성이 이곳에도 진행되어 골목길에는 다양한 스타일의 벽화가 있다. 보도블럭이나 가로등, 간판, 담장 등이 깨끗하게 정비된 이곳은 일본의 소도시처럼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아직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조금씩 카페나 공방도 생겨나는 것 같다. 상점가보다는 옛날 집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서 80년대 살았던 정서를 느끼게 한다.

길을 걷다 보니 '가향산방'이라는 전통찻집이 있다. 아마 예약제로 다회(茶會)를 하는 곳 같다. '백년서점'이라는 이름의 독립서점도 찾을 수 있었다. 귀여운 디자인의 소품들이 있고, 일반 서점에서 찾아보기 힘든 에술적인 독립출판물도 구경할 수 있다. 동화같은 분위기를 주는 공간이어서 이색적인 볼 거리가 될 것이다. 이곳은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큐레이션하여 소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좀더 걷다 보니 '책방토월'이라는 헌책방을 볼 수 있었다. 시집이나 문학책이 주를 이루는 감성적인 책이 많았다.

오래된 책, 헌책방을 구경할 수도 있는 골목

오래된 책, 헌책방을 구경할 수도 있는 골목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골목에 책방이 두 곳이나 있어서 신기하기도 했다. 어차피 책을 읽는 사람들은 소수이기에 찾아오는 손님만 만나겠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그 다음 눈에 띈 곳은 '도담어린이작은도서관'이다. 책 읽는 레고 인형 조형물과 벤치가 놓인 입구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장소 같다. 2021년 7월 문을 연 이곳은 연무초등학교 앞에 위치하여 아이들이나 주민들이 애용할 만한 사랑방 역할을 한다. 도시재생사업 구역이었던 동네의 단독주택을 수원시가 매입하여 리모델링한 후 어린이작은도서관으로 꾸민 곳이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니 내 집처럼 편안하고 자유롭게 뒹굴 수도 있는 방이 있어서 좋았다. 
 
다양한 스타일의 벽화를 감상할 수 있는 벽화마을

다양한 스타일의 벽화를 감상할 수 있는 벽화마을


연무초등학교 정문에는 아직도 영업하고 있는 문구점을 볼 수 있었다. 동심이 느껴지는 문구점 앞에는 뽑기 기계가 4대나 놓여 있고, 할머니 두 분이 정겹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문구점 안을 기웃거렸더니 보물 찾기를 해야 할 것처럼 잔뜩 문구류가 쌓여있었다. 학교를 마치고 교문을 나서는 아이들은 자연스레 문구점에서 아이스크림이나 간식을 사기도 했다. 연무초등학교는 2021년 MBC 다큐플렉스 '오은영 리포트'에 소개된 학교이기도 하다. 연무초 4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서지능과 집중력의 상관관계를 실험한 적이 있다. 혁신학교로 이름난 곳이며 1인 1악기를 배우는 등 체험 학습이 많은 학교라고 한다. 

무사 백동수 벽화 그림

무사 백동수 벽화 그림


길 양옆으로 작은 골목길이 계속 이어지는데 어느 곳을 들어가 보아도 재미있다. 작은 안마당에 감나무, 장미, 라일락 등의 나무를 심어진 집들이 있고 장독대, 옥상 등을 볼 수도 있었다. 무사 백동수 및 무예24기를 테마로 벽화를 그려놓은 곳도 이색적이었다. 백동수는 조선후기  정조대의 전설적인 무신으로 '무예도보통지'의 편찬에 참여하기도 했으며 재물과 권력에 굴복하지 않은 당당한 무인이었다. 수원에서 태어났고 '수원 백씨'이라고 한다. 벽화로 보는 백동수의 무예 그림을 통해 역사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작은 안내판이나 설명을 적은 표지판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골목길의 정취

골목길의 정취


아파트에서만 생활하는 아이들이 이곳을 와본다면 골목을 뛰어노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연무대에서 활쏘기 체험을 해보거나 화성어차를 탈 수도 있다. 플라잉수원을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가 화성 전체를 내려다볼 수도 있겠다. 골목길 탐방을 마치고 연무대에 이르면서 큰 길이 나오고 창룡문 너머 연무동과 이의동으로 넘어갈 수 있다. 
 

새롭고 이색적인 상점들이 하나 둘 들어오고 있다새롭고 이색적인 상점들이 하나 둘 들어오고 있다

창룡대로 골목길을 따라 걸으면서 '수원에서 이토록 한적하고 조용하고 정겨운 길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도 사람도 덜 북적이는 이곳에서 조금 천천히 가는 법을 배운 듯하다. 
김소라님의 네임카드

창룡대로, 김소라시민기자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