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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 수변공원에 펼쳐진 '수국정원'
수원의 여름 풍경, 수국정원 속 야간 산책
2023-06-08 15:53:25최종 업데이트 : 2023-07-07 13:46:56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수량이 풍부한 원천천

수량이 풍부한 원천천


빽빽한 빌딩과 높다란 아파트, 쉴 사이 없이 오고 가는 차들이 도로에 꽉 차 있다. 쨍쨍 내리쬐는 열기 안에서 도심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하루를 정리하고 쉴 수 있는 휴식의 장소가 필요하다. 수원은 공원이 많은 도시다. 수원 어디든 집에서 5분 거리 안에 공원이 있다. 신축 아파트는 단지 안에 정원이 잘 조성되어 공원 갈 필요도 없다. 마음만 먹으면 휴식을 가질 수 있는 공원이 있는데 나가는 것 보다 마음먹기가 더 힘들다.

필자가 사는 동네에는 곡반초등학교에서 매탄권선역까지 '시가 있는 거리'로 메타세쿼이아가 서 있는 약 800m의 차 없는 골목길이 있다. 걷기 좋은 명품 산책 코스이다. 상수리나무가 장관인 권선중앙공원이 있고 반대쪽으로는 원천천과 연결되는 신동 수변공원이 있다. 그뿐 아니다. 한 여름밤의 음악회를 비롯하여 공연이 자주 열리는 예술공원이 있고 현대아이파크를 관통하는 우시장천을 따라 걷다 보면 마중공원이 있다. 장다리천을 따라 걷는 것도 힐링이 된다.

그중에 6월이 되면서 지역주민들에게 더 사랑받는 곳이 신동 수변공원이다. 이른 봄 명자나무 꽃이 보석같이 빨갛게 봉우리가 올라오고 벚꽃이 피면 온 동네가 환해진다. 격자무늬의 조형에 덩굴장미가 올라가고 붉게 뒤덮을 때는 감미로운 향기에 코를 뗄 수가 없다. 황금조팝나무가 금가루를 뿌려놓은 듯하고 산딸나무꽃이 하얗게 흩날린다. 자연은 한꺼번에 왔다가 순식간에 떨어지는 꽃잎인가 싶다가도 순서대로 피고 지는 것을 보면 경이롭기 그지없다.

신동수변공원 수국 구경오세요

신동수변공원 수국 구경오세요


신동 수변공원에는 작년에 다양한 수국이 식재되어 주민들의 휴식 장소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탐스럽게 수국이 피기 시작했다. 파랑, 보라, 분홍, 붉은색, 토양의 산도에 따라 꽃 색깔을 달리 피운다는데 매우 신기롭고 인상적이다. 꽃의 모양이 부처의 머리처럼 곱슬곱슬하고 부처가 태어난 4월 초파일을 전후해 꽃이 만발하는 불두화는 그야말로 꽃숭어리 크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야간에도 수국정원을 산책하는 주민들이 많다

야간에도 수국정원을 산책하는 주민들이 많다


지난 6일 밤 8시쯤 신동 수변공원의 모습을 취재하고자 나섰다. 저녁을 먹고 산책 나온 주민들이 많았다. 평소에도 산책하거나 달리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다. 유모차를 밀고 나온 젊은 부부의 모습도, 반려견과 산책하는 주민들도 많았다.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모습은 언제나 넘어질 듯 위태위태하게 한 발자국씩 걸어가는 아기의 모습이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시선을 거둘 줄 몰랐다.

신동 수변공원 광장, 운동하는 주민들이 많다

신동 수변공원 광장, 운동하는 주민들이 많다


여름이면 물놀이터로 변하는 중앙에는 어린 아이들이 킥보드를 타거나 세발자전거를 탔다. 아이들이 발을 구르며 달릴 때마다 킥보드의 바퀴가 돌아가면서 붉은빛 푸른빛으로 반짝거렸다. 광장 가장자리에 기둥 조명이 우뚝 서 따듯하고 부드러운 조명으로 비추고 있다. 주황 불빛 아래 가족들은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는다. 아름답고 행복한 표정들이다. 

수국정원은 무릎 높이의 조명으로 수국의 꽃 색깔만큼 다양한 색깔로 비추고 있다. 부처님 꼬불 머리를 닮은 불두화가 활짝 피었다. 파랑, 보라의 꽃 피기 시작하는 것과 아직 조금 시일이 필요한 것들도 있었다. 한꺼번에 왔다가 다 같이 떨어져 썰렁한 느낌을 주지는 않겠다. 개화 시기와 낙화 시기를 고려하여 잘 조성되었다. 

대리석으로 만든 벤치는 수국 사이에 숨어 있다. 둥글게 곡선으로 만들어져 돌고래의 부드러움이 이같이 않았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 넓지 않은 공원이지만 걷다가 편안하게 앉아 쉴 수 있는 곳이 많다. 곳곳에 있는 벤치와 비가 오는 날에도 쉴 수 있는 정자가 여럿 있다. 

수국정원이 끝나는 지점, 정자에서 와글와글 이야기가 들린다. 아주머니들이 이야기꽃을 피웠다. 건강검진 다녀왔던 이야기, 새로운 식구들 맞이하면서 집수리한 이야기, 막 뒤집기를 시작한 손주 이야기... 밤새 이야기가 끝날 것 같지 않다. 어머니들의 일상이 둥근 가로등 밑에서 온화하게 정리되고 있었다. 

살랑살랑 바람이 불었다, 나뭇잎이 부딪히는 소리가 사각사각 들렸다. 구구구 하는 새 소리도 들린다. 원천천 옆을 걸을 때는 졸졸졸 시냇물 흐르는 소리가 정답다. 벌써 여름 한가운데 와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투둑 무언가 어깨 위로 떨어졌다. 자세히 살펴보니 매실이었다. 매실도 푸르게 영글고 있었다. 흑진주를 매달아 놓은 듯 버찌도 검게 익어가고 있다. 밤이 조용히 깊어지고 있었지만 발길이 도무지 줄어들지 않았다.

벤치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음료를 마셨다. 하루 동안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쌓였던 피곤이 싹 가시는 기분이 되었다. 수국정원 옆으로 카페거리의 점포마다 어항처럼 빛나고 있었다. 점포 안에서나 야외에서나 따뜻한 차나 시원한 음료를 마시기에도 안성맞춤인 계절이다. 
 
권선중앙공원의 수국조명이 아름답다

권선중앙공원의 수국조명이 아름답다


인근에 또 다른 수국정원으로 권선 중앙공원 특색은 주간과 야간으로 볼거리가 다르다는 점이다. 낮에는 생화를 즐기고 야간에는 색색으로 변하는 조명 수국꽃을 감상할 수 있다. 에코매트를 깔아서 맨발로 걸을 수 있는 코스도 신설했다. 주민들의 건강까지 챙기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 수변공원에서 만난 한 주민은 "수국정원이 조성되고 수변공원을 찾는 주민들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집안에서 쉬었는데 실시간으로 다르게 수국꽃이 피는 것을 보기 위해 하루에도 몇 번씩 나온다. 꽃을 보고 있으면 근심 걱정이 없어지고 마음이 참 좋다."라고 말했다.   

어린아이들과 함께 공원에 나갈 때는 벌레나 모기에게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얇고 긴 옷을 입어서 모기가 물지 못하도록 하거나 모기퇴치밴드를 옷에 붙이거나 간편하게 소지할 수 있는 뿌리는 약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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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수변공원, 수국정원, 야간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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