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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거 북지상련 풍광은 어디 갔을까
2023-07-19 13:20:58최종 업데이트 : 2023-07-20 11:30:52 작성자 : 시민기자   한정규
만석거, 며칠만에 파란 하늘이 보인다

만석거, 며칠만에 파란 하늘이 보인다


정조대왕은 1789년 아버지의 묘를 서울의 배봉산에서 수원의 화산(현재 융릉)으로 이전하면서 화산 아래에 있던 관아를 팔달산 동쪽으로 옮겼다. 그곳에 살던 백성들도 이주시켰고 향교도 이전했다. 1793년 수원을 화성으로 개명하고 화성유수부로 승격시켰고 1794년 1월부터 1796년 9월까지 수원화성을 축성했다.

정조대왕은 수원화성을 축성한 이후 화성의 아름다운 풍광을 춘 8경, 추 8경으로 정하고 단원 김홍도에게 병풍으로 그리게 했다. 8폭 병풍 2좌 총 16곳의 풍광 중 현재 가을 풍경인 '서성우렵(서성 밖에서 화살을 꽂고 사냥하는 경치)', '한정품국(미로한정에서 국화를 품평함)' 등 2개의 풍경을 그린 것만 남아있다.

영화정 앞 남수문 형태의 다리 주변

영화정 앞 남수문 형태의 다리 주변



화성 16경 중 춘 8경인 '대유농가(대유평의 농사하는 노래)', '하정범일(연꽃 물가에 채색 배를 띄움이니 이는 영화정의 못을 이른다. 못물이 큰 호수가 되어 연꽃이 호수에 절로 입혀지니 십 리의 맑은 향이...)', 추 8경인 '석거황운(만석거의 누른 구름, 벼가 누렇게 들에 가득하니 누런 구름 일색이 사방 들판에 겹겹이 쌓여 가을바람과 이슬에 알알이 구슬 같은 열매를 드리우니 일천 곳집과 일만 수레에 나날이 거두어도 오히려 넉넉하다)' 등 3개 풍광의 공간적인 배경이 만석거와 영화정이다.

만석거에 빽빽하게 들어찬 연

만석거에 빽빽하게 들어찬 연



만석거는 수원화성이 축성되던 1795년 봄 3월부터 5월까지 축조되어 국영농장인 대유평에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했다. 만석거는 둘레가 1,022보(약 1,198m), 얕은 곳이 7척(약 2.6m), 깊은 곳이 11척(약 4.1m), 둑 길이가 725척(약 269.3m), 제방의 밑변 두께가 52척(약 19.3m), 제방 위 너비가 17척(약 6.3m)이었다. 만석거 제방은 왕의 행차로인 필로였고 당시 왕의 행차로 너비가 약 6.3m 정도였음을 알 수 있다.

만석거를 축조하고 10월에는 만석거 남쪽 언덕 위에 영화정을 세웠다. 정조대왕 당시부터 이곳의 풍광은 아름다웠던 것 같다. 영화정에서 맑고 깨끗한 만석거와 평평한 기름진 들판인 대유평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영화정에 올라가 바라다보는 경치는 경기와 호남을 제 마음대로 할 만한 경치였다.

드물게 연꽃이 보인다.

드물게 연꽃이 보인다.



당대에 만석거와 영화정을 노래한 시는 채제공의 '영화정에서 화성부를 바라보고', '낙성연 관련 시 3편'과 정조대왕이 채제공의 시에 화운한 시 여러 편이 전한다. 이후에도 박윤묵, 이유원 등의 시가 전하는데 영화정에서 연꽃을 감상하는 모습을 아름답게 그렸고 수많은 조선의 시인 묵객들은 영화정에서 바라본 만석거와 그 주변의 풍광을 노래했다.

데크 주변의 연

데크 주변의 연



영화정에서 만석거의 아름다운 연꽃을 바라보는 풍광이 오늘날 수원 8경인 북지상련이다. 북지상련의 공간적인 배경은 만석거인데, 수원화성 안 북포루 옆에 있던 북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렇지만 화성 16경이 수원 8경으로 정리되면서 화성 춘 8경인 '하정범일'이 수원 8경인 '북지상련'으로 된 것이다.

우리에게 큰 상처를 안겨준 며칠간의 폭우가 잠시 멈춘 날 만석거 둘레길을 걸었다. 수원시민들도 모처럼의 햇살을 받으며 둘레길을 걷고 있었다. 구름 사이로 약간의 하늘만 드러날 뿐 둘레길 주변의 숲과 나무는 물을 잔뜩 머금고 있었다. 날씨가 습해 바람이 불어도 시원하지 않고 땀이 줄줄 흘렀다.

만석공원의 무궁화꽃

만석공원의 무궁화꽃



만석거의 연은 영화정 앞에서 X게임장 앞까지 빽빽하게 자라고 있다. 섬 주변에도 자라고 있어 전체적으로 만석거 면적의 20%가 넘어 보인다. 야외음악당 앞 광장 쪽에는 만석거 안으로 나무 데크가 놓여있다. 데크 좌우에도 연이 자라고 있다.

데크를 걸으면 연꽃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그 넓은 연밭에서 연꽃은 몇 송이 안 보인다. 북지상련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였다. 탑동시민농장 연꽃단지와는 확연한 차이가 난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인지 궁금하다.

만석거 옆 영화정

만석거 옆 영화정



연꽃을 보지 못해 아쉽지만 무성한 연잎만 봐도 마음이 시원해진다. 21일부터는 무궁화 축제가 열리니 만석거 둘레길도 걷고 아름다운 무궁화 꽃도 감상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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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거, 영화정, 만석공원, 북지상련, 한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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