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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가 필요할 때는 일월 공원을 걷는다
일월수목원 개장으로 공원 전체가 지역 명소로
2023-04-19 10:41:07최종 업데이트 : 2023-07-07 13:43:56 작성자 : 시민기자   윤재열
일월 공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저수지 둘레길. 한 바퀴 돌고 나면 헝클어진 마음도 가라앉는다.

일월 공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저수지 둘레길. 한 바퀴 돌고 나면 헝클어진 마음도 가라앉는다.


 도심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저마다 직업도 다르고 삶의 방식도 다르다. 구운동 일월지구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쉼을 즐기는 방식은 모두 비슷하다. 아파트 뒤에 있는 일월 공원을 걷는다. 밤이나 낮이나 일월저수지 둘레길에 나선다. 저수지 둘레를 느리게 걷기도 하고, 힘차게 걷기도 한다. 운동 삼아 걷지만, 한 바퀴 돌고 나면 헝클어진 마음도 가라앉는다. 

흙길을 느리게 걷다 보면 깊은 숲속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모두 잘 생겼다.

흙길을 느리게 걷다 보면 깊은 숲속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모두 잘 생겼다.


 공원에는 여러 곳의 시설이 있는데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일월저수지다. 이 지역은 예전에 광주군 일왕면과 수원군 반월면의 경계 지점이었다. 저수지는 두 지역의 농업용수로 사용되었다. 일월저수지라는 이름도 두 지역에서 한자씩 따와서 지은 것이다. 물이 맑고, 나무들이 푸르고, 그리고 철새가 1년 내내 찾아온다. 이곳에 사는 친구와 자주 만나는데 그때마다 저수지 둘레길을 걷는다. 그러면서 "집 앞에 넓고 아름다운 공원이 있고, 저수지까지 있어 고향 같은 느낌이 있다. 자연 친화적 마을에 살고 있어 이사하기 싫다."라고 자랑한다.

 어제도 한참 걸었는데 날씨까지 좋았다. 둘레길에 벚나무는 벌써 푸른 잎이 무성하다.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은 모두 잘 생겼는데 모습도 서로 닮았다. 안내판에 보니 둘레길은 약 2㎞에 달한다. 서두를 일도 없다. 흙길을 쉬엄쉬엄 걷는다. 느리게 걷다 보면 깊은 숲속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몸과 마음도 어느새 녹색으로 물드는 기분이다. 

저수지로 물길에 나무다리가 있다. 여기서는 잉어 떼들을 가까이 볼 수 있다.

저수지로 물길에 나무다리가 있다. 여기서는 잉어 떼들을 가까이 볼 수 있다.


 중간마다 있는 쉼터에 앉으면 눈은 저절로 탁 트인 저수지로 향한다. 물에서 노니는 청둥오리와 백로들이 한가롭게 보인다. 마냥 보고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 물 위에 새들이 다시 하늘로 오른다. 나무들은 그 광경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맑은 하늘 아래 풍경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저수지 속 어류 생태 이야기 안내판. 외래어종을 제어할 수 있는 토속 어종인 가물치가 살고 있어 저수지 생태계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저수지 속 어류 생태 이야기 안내판. 외래어종을 제어할 수 있는 토속 어종인 가물치가 살고 있어 저수지 생태계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성균관대학교 쪽에서 저수지로 흐르는 물길에 나무다리가 있다. 여기서는 물에서 노니는 잉어 떼들을 가까이 볼 수 있다. 잉어가 물속에서 커다란 몸집을 자유자재로 돌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신기하다. 가끔 잉어들은 새들과 거친 싸움을 한다. 순간 평화롭던 물속이 한바탕 요동친다. 먹이 싸움을 하는 것일까. 다행히 싸움은 바로 수그러든다. 이내 물속이 조용해진다. 

 작은 공연장이 있는 곳은 잔디가 곱다. 정자 주변은 소나무가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정자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무엇인가 나눠 먹고 있다. 세상 이야기에 즐거워 보인다. 중간마다 있는 운동기구를 타는 사람들도 있다. 평온한 모습이다. 

저수지 한 가운데까지 들어가 볼 수 있는 다리.

저수지 한 가운데까지 들어가 볼 수 있는 다리.


 일월저수지 속 어류 생태 이야기 안내판이 있다. 외래어종을 제어할 수 있는 토속 어종인 가물치가 살고 있어 저수지 생태계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양서류, 파충류, 조류 등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어 도심 속 생물 보호 서식지다. 실제로 산책 중에 토끼를 봤다. 주변에서 보기 드문 동물이다. 그만큼 생태환경이 좋다는 뜻이다. 저수지 한 가운데까지 들어가 볼 수 있는 다리도 있다. 물 가운데로 들어가니 붕어가 발끝에 모여든다. 주둥이를 뻐금거리는 모습에 한참 머물렀다. 

정자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세상 이야기를 나누며 쉬고 있다. 아름다운 정원상을 받은 만큼 풍경도 그곳에 있는 사람들도 아름답다.

정자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세상 이야기를 나누며 쉬고 있다. 아름다운 정원상을 받은 만큼 풍경도 그곳에 있는 사람들도 아름답다.


 공원에 도서관이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일월도서관은 지역 문화 공간이다. 지하 1층에는 강당과 강의실, 커뮤니티 공간이 있다. 1층에는 아늑하고 따뜻한 어린이 자료실과 유아실이 함께 있다. 2층 종합자료실에서는 도서 열람과 대출을 할 수 있다. 주민들의 문화 소통과 배움터 역할을 한다. 빌 게이츠가 "나는 매일 도서관에 다녔고 그곳에서 지식과 지혜와 꿈을 얻었다."라고 말한 것처럼, 동네 도서관은 세상을 바꾸는 출발점이다. 

공원에 지역 문화 공간인 도서관이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공원에 지역 문화 공간인 도서관이 있는 것도 매력적이다.


 도서관 옆에 자연 바람 놀이터가 있다.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 봤다.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도서관의 '꿈꾸는 놀이터 학교 프로그램'에서 만들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꿈꾸는 놀이터를 상상하고 만들었다. 어린이들은 자연환경에서 뛰어놀며, 자연과 친밀성을 가질 때 정서적 발달에 도움이 된다. 그 마음을 알고 어른들이 노력했을 것이다. 놀이터 옆에는 어른들도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도서관 옆에 자연 바람 놀이터. 도서관 놀이터 학교 프로그램에서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의 상상으로 만들었다.

도서관 옆에 자연 바람 놀이터. 도서관 놀이터 학교 프로그램에서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의 상상으로 만들었다.


 일월 공원은 2020년 아름다운 정원 콘테스트에서 아름다운 정원상을 받았다. 이런 곳에 수목원이 조성됐다. 일대가 지역 명소가 되는 길을 연 것이다. 수목원은 도심에서 멀리 나가야 한다. 그런데 여기는 도심 한가운데 있다. 걸어서 갈 수 있다는 사실이 즐겁다. 아니 가지 않아도 오다가다 수목원 옆을 지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뿌듯하다. 도심에 있어도 제법 넓다. 축구장 14배 크기라니 누구든 찾아와도 넉넉하다. 

일월 공원에 수목원이 조성됐다. 도심 한가운데 수목원이 조성되면서 일대가 지역 명소가 되는 길을 열었다.

일월 공원에 수목원이 조성됐다. 도심 한가운데 수목원이 조성되면서 일대가 지역 명소가 되는 길을 열었다.


 아파트 지하에서 차를 타고 출근하고, 직장에 가서도 지하에 차를 세운다. 일상은 늘 바쁘고 힘들다. 계절이 변화는 세상을 볼 공간과 시간도 없다. 흙을 밟을 기회조차도 없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얻고자 하는 것을 충분히 얻었을까. 빈 주먹으로 돌아오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다행히 집 주변에 공원이 있고, 저수지가 있다. 도서관에 수목원까지 그야말로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삶의 위로를 받고 다시 일어서는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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